요즘 대학원생의 본업인 연구에 쪼끔 집중해 보겠다는 장한 생각을 해서인지 (실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유도 금메달 이원희선수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동하는데 열심히 해야죠'라고 했다면서? 나도 역시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하는 학생이니 열심히 해야 할 사명과 의무가 있다) 하루에도 여러번 접속하던 알라딘이었는데 낮에는 일부러 접속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다른 분들 글에 코멘트로 말했지만 처음 며칠 동안은 금단 증상에 시달렸고 마약이나 담배 끊으려는 사람의 심정이 이런 것이겠거니 싶었다.

아무튼 저녁에 기숙사에 들어와서 씻고 잠자기 전에 컴을 켜고 알라딘에 들어오는데 피곤해서 얼른 자고 싶은 마음에 글도 많이 읽지 못하고 따라서 코멘트도 잘 못 달고 있다. 요즘에는 특별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지 않아서 페이퍼도 쓸 거리가 별로 없는데다가, 신경을 더 써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리뷰는 더더욱 쓰기가 어렵다. 리뷰를 써볼까 하다가도 요즘엔 리뷰 쓰기가 두려워져서 이내 그만두게 된다.

서재를 시작한 처음보다 내 서재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 조금 늘어난 지금 보잘것없는 내 글솜씨를 드러내기가 두려운 까닭이다. 꼭 긴 글을 쓰는 것만이 좋은 글쓰기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몇 줄 쓰고 나면 그 다음을 어떻게 엮어 나가야 할 지 모르는 이 막막함이란... 페이퍼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알게 되고 새로운 인연도 만들어가며 몰랐던 정보들도 알게 되는 것은 분명히 알라딘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하지만 '서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곳은 일상다반사를 적는 것 보다는 책 읽고 얘기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더 큰 것일텐데 가장 최근에 쓴 리뷰가 7월 13일이니 매우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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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9-0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절대 공감하는 글을 쓰셨네요.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 그 때는 책 읽으면 그런 대로 열심히 리뷰를 올렸는데, 요즘은 리뷰 쓰기가 너무 힘들어져요. 누가 본다는 것이 두려운 건지... 실은 8월 달에도 책을 읽기는 10권을 넘게 읽었지만 리뷰 쓰기는 달랑 2개. 그것도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올려 버렸지요. 실은 책 읽고 나서 리뷰 쓴다고 앞에 몇 줄 써 놓고 마무리 못 지은게 몇 개인지 모른답니다. 저도 이제 조금 바쁜 일에서 벗어났으니(10월이 되기 전까지는) 열심히 책 읽고, 리뷰도 올려야겠어요.

그래도, 님 열심히 공부하시는 것 같아서 보기 참 좋아요. 그리고 님의 서재는 참 편해서 좋아요. 님도 마음이 푸근한 분 같아요. 벌써 내일이 주말이네요. 좋은 날 보내세요.

부리 2004-09-03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본다는 건 많은 자기검열을 불러오죠. 쓰고픈 걸 못쓰게 만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써주세요. 우리 모두 프로가 아닌 아마잖아요. 쓰다보면 친해지는 거죠 뭐. 그리고 지금은 아니라도 나중엔 다시 서재폐인으로 돌아와 주시길.

sweetmagic 2004-09-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해요 반성..... 무릎 꿇고 손들꼐요.

아영엄마 2004-09-0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말씀이 옳습니다. 우린 작가도 아니고 기자도 아닌 아마추어 아닙니까. 저도 리뷰 쓸 때 부담되긴 합니다만 느낌에 충실한 리뷰를 쓰면 되지 않을까요?(근데 제 충고는 너무 귀 기울여 듣지마셔요. 리뷰우수작에 뽑히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머털이 2004-09-0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의 이런 격려가 듣고 싶어서 투정부리는 듯한 말투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
미네르바님, 제 서재와 저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님의 서재도 정말 마음 푸근해 지는 곳이랍니다. 미네르바님도 주말 즐겁게 잘 보내세요.
부리님, 책을 읽으면 리뷰를 써야 그 책을 다 읽은 것이다라고 하신 님의 말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도 노력할게요.
스윗매직님, 반성 안 하셔도 돼요. 쉽지 않은 책들에 대해서 (예를 들면 반야심경이나 칸트에 관한 책들) 좋은 리뷰를 쓰고 계시니까요. 님의 페이퍼도 참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아영엄마님, 아니에요. 아영엄마님은 서재 꾸려가는데 있어서 좋은 본보기가 되시는 분입니다. 예쁜 아영이와 혜영이는 참 좋은 엄마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행복하세요~

Fithele 2004-09-04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원생의 본업인 연구에" 뜨...........끔.............. ^_^;;

반딧불,, 2004-09-0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답니다.
그래도, 그냥 잊어버리기 전에 한 번씩 끄적이곤 합니다.

머털이 2004-09-0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델님, 평생 연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뜨끔해 하지 않으셔도 돼요. ^^
반딧불님, 저도 잊기 전에 써야 할텐데요. 앞으로는 그렇게 하도록 해 봐야죠.

두심이 2004-09-0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 오니 훈훈한 정이 느껴지네요.. 아..좋다. 아참..저도 머털이님과 비슷한 심정이랍니다. 요즘은 생활리듬이 빠르게 움직이다보니 거기에 맞추느라 숨을 헐떡이고 있죠..머털이님의 리뷰건 페이퍼건 전 뭐래도 너무 좋습니다. 아시나요?

머털이 2004-09-0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심이님, 항상 말씀드리지만 건강 주의하시면서 일하세요. 요즘 제 주변에 감기 걸린 사람이 둘이나 되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두심이님 서재에 글 올라올 때 반가운 마음이 이~만큼 든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

두심이 2004-09-10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털이님! 아자아자!! 기운낼꺼죠?


두심이 2004-09-10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번 고친 끝에 올렸네요..휴~ 잘자요..

머털이 2004-09-10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3년전 쯤에 제 아이디가 '송윤아 팬'이었어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