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기차역 북멘토 가치동화 42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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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운동장'을 읽고, '수상한' 시리즈는 과연 어디가 끝일지 궁금했었다. 이번에는 바로 '기차역' 이었다.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5학년 딸아이도 수상한 시리즈 책들은 참 좋아한다. 주인공 여진이가 여학생이기도 하고, 학교 생활이나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다고 한다.

제목을 보고서는 뜬금없이 왠 기차역인가 싶었는데, 작가님은 초등학생들과 교류가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개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마다 민주인권동아리와 역사동아리가 거의 운영되는 걸로 아는데, 여진이는 바로 역사동아리의 회장으로 나온다. 읽다보면 sns와 유튜브에 대한 언급들도 나오는데 초등학생들의 관심사를 꿰뚫어 또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진 것 같다.

역사동아리 견학을 간 단 이틀의 이야기를 으스스하고 걱정스럽게 풀어나간다.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친구의 실종과 하룻밤 새 얼굴이 반쪽이 되어버린 기사님, 역시나 말을 듣지 않고 제각각인 동아리 친구들의 이야기가 웃기기도 어처구니 없기도 했지만, 결국 잘 해결이 되는 과정이 순식간에 읽힌다. 역시 재미있는 수상한 시리즈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느덧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을 잠식시켜 버린지 1년이 훌쩍 넘었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약속'이 중요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님의 글이 앞으로 우리가 함께 노력하며 나아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마음은 절대 먹어서는 안돼요. 저번에 한창 바이러스가 출몰할 때도 그랬어요.

(중략)

얘들아, 제발 하지 말라고 하면 말 좀 들어라, 말 좀!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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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상의 봄 상.하 세트 - 전2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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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동안 가장 많이 읽은 책의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미야베 미유키다.

미야베 월드 시리즈는 빼놓지 않고 거의 다 재미있게 읽었다.

(외딴집 상-하, 흔들리는 바위, 메롱, 얼간이, 하루살이 상-하, 미인, 말하는 검, 흑백, 안주, 진상 상-하, 신이 없는 달,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눈물점 까지.)

그래서 작년 이맘때 30주년 기념 장편 소설이라는 문구에 고민없이 구매했다.

그런데 정작 오늘에야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미뤄둔 숙제를 한 느낌...

아무래도 미미여사의 시대물은 잠시 쉬었다 다시 읽어야 할 시기가 되었나보다.

외딴집을 읽을 때만 해도 그 스토리텔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는데 기대가 컸는지 잔잔한 전개에 읽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 조금 힘들었던것 같다. 익숙한 만큼 이야기의 전개도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어 그런듯도 하다.


번의 모두에게 기대와 흠모를 받던 젊은 번주 시게오키가 갑자기 고코인에 연금이 되는데, 그의 병환을 돌보기 위해 다키와 한주로가 그곳에 가게 된다.

시게오키가 병든데는 숨겨진 사연이 있는데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또다른 자아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고자 애쓰는 인물들을 통해 서서히 시게오키는 과거의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졌다. 여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로스케 할아범과 종이가면의 여인의 정체는 두렵고 손에 땀을 쥐게도 했다.

아마도 작가는 제목처럼 시게오키와 다키,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 버려졌던 땅에서의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시게오키의 행동들이 자연스레 이해되어지고 또다른 자아의 모습들도 한번에 해결되는 모습들이 바로 해피엔딩으로 가는듯해서 심심하게 느껴졌다. 난 '외딴집'처럼 어두운 결말을 좋아하는 것인가...

하지만, 아마도 좀더 시간이 흐르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다시 읽으러 돌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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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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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입소문이 워낙 좋아 골랐는데 2020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한 몫 했다.

어릴적 화재사고로 언니를 잃고 대신 살아남았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여고생 유원이의 이야기다.

초반에 유원이와 가족들이 겪었을 시간들이 담담하게 이어졌지만 해마다 언니의 기일마다 각자 겪었을 마음의 힘듦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특히 아저씨의 존재는 읽는 장면마다 부담스러웠다.

원이가 수현이와 친구가 되어가는 이야기까지는 조금 재미가 덜했는데 수현이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부터는 술술 읽혔다. 원이나 가족들의 모습들이 답답하게 보이는 부분도 많았는데 수현이를 통해 조금씩 달라지는 원이의 모습이 기특하기까지 했다.


"그때, 제가 너무 무거웠죠.  ...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씨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가 힘들어요." (P.246)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원이가 그 오랜 시간동안 아저씨에게 가지고 있었던 감정을 표현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더구나 아저씨가 원이에게 해 준 짧은 답을 들으며 아주 나쁜 마음만 가지고 있지는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원이 스스로도, 가족들도, 아저씨도, 수현이와 정현이도 조금은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걸렸지만 원이는 높은 곳에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것 같아 뭉클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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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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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릴리의 소시오패스적인 살인이 다소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고 열린 결말인 부분에서도 궁금증을 남겨주었지만 역시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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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홍시뿐이야 - 제1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김설원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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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는 카페 추천도서로 올라온 것을 보고는 고른 책이지만 역시 창비수상작은 어느 정도 믿고 읽어도 좋은 것 같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책읽기를 시작했는데 쉴 새 없이 순식간에 읽혀서 꽤 놀랐다. 사건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전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몰입감있게 읽혀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려워진 형편에 남의 집에 얹혀 살기 시작한 주인공 아린은 그 집에서마저 나가야 할 상황에 놓이는데 고등학교 자퇴생의 만만치 않은 홀로서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응원하게 되는 나를 발견했다.

 

"당분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자."


딸에게 저렇게 쿨하게 말하고 떠날 엄마가 또 있을까? 홍시를 그리도 좋아하던 엄마, 지인에게 당당하게 아린을 맡기고 떠난 엄마. 아린이 엄마에게 끊임없이 보내는 문자들을 읽으며 담담한 듯한 행동과는 다르게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느껴졌다. 조금씩 사 모아둔 홍시들이 점점 늘어나는 장면에서도 그랬다. 대체아린 어머니는 과연 어디에 계신 걸까? 무슨 일이 생긴걸까?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안전하고 따뜻한 집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보살핌을 준 부모님께 감사함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아린이처럼 극한의 상황까지 몰리는 이들도 있을텐데 나라면 용기있게 생활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에 많은 것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그래도 모두 희망을 담고 있어 책을 덮고도 우울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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