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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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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여가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펜데믹이 바꾸어버린 세상.


번호로 매겨진 확진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세상과 격리되어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 '나리'는 본인이 '잠복결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기억 너머의 딴산 마을과 만조 아줌마를 떠올린다. '나리'의 표현처럼 자기 혐오를 넘어서 가장 아끼는 딸에게 까지 혐오의 행동을 보이던 '수미'의 모습들... 무엇보다 만조 아줌마는 누구보다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가 아닐까? 결핵이라는 고난을 넘어 공동체 속에 녹아든 그녀의 일생은 강렬하다.

다소 낯설었던 딴산 마을로의 동행이 두 여인에게 가져다 준 사유의 시간들과 일련의 감추어져있던 이야기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씩 바꾸어가는 것 같아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본 서평은 창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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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1학년이었다
김성효 지음 / 빅피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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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1학년이 되었다. 

매일 매일 학교 가서 친구들과 노는게 재미있다며 마냥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도 사랑스럽기도 하다. 

교감 선생님이기도 한 김성효 작가님이 1학년 아이들과 함께 했던 여러 추억들을 이 책에 풀어주셔서 읽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술술 읽을 수 있었다. 

그림일기 쓰기를 하고 싶다는 아이들과 열심히 일기쓰기 검사를 해주다보니 힘들게 쓴 아이들의 볼멘소리에 놀란 이야기, 선생님의 물건에 애착을 가지고 엄마 냄새가 난다며 안기는 아이, 옷에 실수를 한 유치원 아이에게 1학년 형이 해결책이라고 알려준 방법에 진땀 흘린 이야기 등등 1학년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들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어른들도 아이들의 과장법처럼 세상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우리도 아이들처럼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할 텐데요. (프롤로그 중에서)

학교와 선생님 모두 행복한 교실에서 생활하길 바라게 되는 요즘, 모두가 이 책을 통해 위안과 힘을 얻게 되었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빅피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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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틴더 유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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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연애소설을 한 권 읽고 싶었다.

너무 예쁜 표지와 제목에 끌려 책을 골랐는데 크기도 작고 얇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기대와 약간 다르게(?) 꽁냥꽁냥 가벼운 연애소설이 아니어서 살짝 당황했다.

이 책에 3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공통적으로 남자주인공의 직업이 영화감독과 관련되어 있어 혹시나 했는데 역시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었던 거였다.

'아이 틴더 유', '바람이 불기 전에', '멍자국' 이 세 이야기에는 세 쌍의 남여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람이 불기 전에'를 제외한 두 이야기에는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남여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목에도 들어간 '틴더' 역시 데이팅앱의 이름이었다.

'아이 틴더 유'에서 앱을 통해 만난 솔과 호, '멍자국'의 서아와 영선은 서로에게 호감은 있지만 선을 넘지 않고 조금씩 멀어진다. '바람이 불기 전에'의 승주는 10년 전 자신이 제작한 영화의 재상영으로 인한 부산행을 통해 자신이 관객으로만 남기로 마음을 정리하며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대개 소설을 읽으며 막연히 해피엔딩이나 새로운 도전의 시작으로 결말이 날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현실적인 마무리들이 쿨하게 느껴졌다.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하지만 인연의 끈을 억지로 이어가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꿈을 접는 길을 담담히 인정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작은 울림으로 남는 것 같다.

※ 본 서평은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짧기 때문에 소중하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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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기차역 북멘토 가치동화 42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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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운동장'을 읽고, '수상한' 시리즈는 과연 어디가 끝일지 궁금했었다. 이번에는 바로 '기차역' 이었다.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5학년 딸아이도 수상한 시리즈 책들은 참 좋아한다. 주인공 여진이가 여학생이기도 하고, 학교 생활이나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다고 한다.

제목을 보고서는 뜬금없이 왠 기차역인가 싶었는데, 작가님은 초등학생들과 교류가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개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마다 민주인권동아리와 역사동아리가 거의 운영되는 걸로 아는데, 여진이는 바로 역사동아리의 회장으로 나온다. 읽다보면 sns와 유튜브에 대한 언급들도 나오는데 초등학생들의 관심사를 꿰뚫어 또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진 것 같다.

역사동아리 견학을 간 단 이틀의 이야기를 으스스하고 걱정스럽게 풀어나간다.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친구의 실종과 하룻밤 새 얼굴이 반쪽이 되어버린 기사님, 역시나 말을 듣지 않고 제각각인 동아리 친구들의 이야기가 웃기기도 어처구니 없기도 했지만, 결국 잘 해결이 되는 과정이 순식간에 읽힌다. 역시 재미있는 수상한 시리즈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느덧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을 잠식시켜 버린지 1년이 훌쩍 넘었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약속'이 중요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님의 글이 앞으로 우리가 함께 노력하며 나아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마음은 절대 먹어서는 안돼요. 저번에 한창 바이러스가 출몰할 때도 그랬어요.

(중략)

얘들아, 제발 하지 말라고 하면 말 좀 들어라, 말 좀!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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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상의 봄 상.하 세트 - 전2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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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3년동안 가장 많이 읽은 책의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미야베 미유키다.

미야베 월드 시리즈는 빼놓지 않고 거의 다 재미있게 읽었다.

(외딴집 상-하, 흔들리는 바위, 메롱, 얼간이, 하루살이 상-하, 미인, 말하는 검, 흑백, 안주, 진상 상-하, 신이 없는 달,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눈물점 까지.)

그래서 작년 이맘때 30주년 기념 장편 소설이라는 문구에 고민없이 구매했다.

그런데 정작 오늘에야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미뤄둔 숙제를 한 느낌...

아무래도 미미여사의 시대물은 잠시 쉬었다 다시 읽어야 할 시기가 되었나보다.

외딴집을 읽을 때만 해도 그 스토리텔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는데 기대가 컸는지 잔잔한 전개에 읽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 조금 힘들었던것 같다. 익숙한 만큼 이야기의 전개도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어 그런듯도 하다.


번의 모두에게 기대와 흠모를 받던 젊은 번주 시게오키가 갑자기 고코인에 연금이 되는데, 그의 병환을 돌보기 위해 다키와 한주로가 그곳에 가게 된다.

시게오키가 병든데는 숨겨진 사연이 있는데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또다른 자아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고자 애쓰는 인물들을 통해 서서히 시게오키는 과거의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졌다. 여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로스케 할아범과 종이가면의 여인의 정체는 두렵고 손에 땀을 쥐게도 했다.

아마도 작가는 제목처럼 시게오키와 다키,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 버려졌던 땅에서의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시게오키의 행동들이 자연스레 이해되어지고 또다른 자아의 모습들도 한번에 해결되는 모습들이 바로 해피엔딩으로 가는듯해서 심심하게 느껴졌다. 난 '외딴집'처럼 어두운 결말을 좋아하는 것인가...

하지만, 아마도 좀더 시간이 흐르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다시 읽으러 돌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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