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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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입소문이 워낙 좋아 골랐는데 2020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한 몫 했다.

어릴적 화재사고로 언니를 잃고 대신 살아남았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여고생 유원이의 이야기다.

초반에 유원이와 가족들이 겪었을 시간들이 담담하게 이어졌지만 해마다 언니의 기일마다 각자 겪었을 마음의 힘듦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특히 아저씨의 존재는 읽는 장면마다 부담스러웠다.

원이가 수현이와 친구가 되어가는 이야기까지는 조금 재미가 덜했는데 수현이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부터는 술술 읽혔다. 원이나 가족들의 모습들이 답답하게 보이는 부분도 많았는데 수현이를 통해 조금씩 달라지는 원이의 모습이 기특하기까지 했다.


"그때, 제가 너무 무거웠죠.  ...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씨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가 힘들어요." (P.246)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원이가 그 오랜 시간동안 아저씨에게 가지고 있었던 감정을 표현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더구나 아저씨가 원이에게 해 준 짧은 답을 들으며 아주 나쁜 마음만 가지고 있지는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원이 스스로도, 가족들도, 아저씨도, 수현이와 정현이도 조금은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걸렸지만 원이는 높은 곳에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것 같아 뭉클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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