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J 달달 옛글 조림 1
유준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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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았을 때 ❛크리스마스 그림책이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다시, 표지를 보았을 때는 잠깐 멈칫했다. 

은퇴하게 된 루돌프의 이야기인가보다!❜


아마도 10년 전에 이 그림책을 만났다면 감흥이 적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표현하기 어려운 뭉클함이 올라오는 것만 같다.

그림책의 첫 면지에 루돌프J의 모습이 그림으로 보여지는데 어린 루돌프가 청년이 되었다 어느덧 노년에 가깝게 변한 모습이 인간의 일생을 한눈에 보이는데 어찌된건지 내 모습이 비쳐 보인다.

나도 한때는 젊고 의욕에 넘치는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을 정도로 나이든 내 모습이 마치 루돌프J와 비슷하다.


어색한 은퇴 생활에 조금씩 적응할 즈음 젊은 루돌프K가 가르침을 받기 위해 찾아온다. 몇번의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는 루키에게 루돌프J는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도록 특훈을 한다. 능숙한 멘토와 패기 넘치는 멘티의 모습은 우리 기성 세대와 새로운 세대간의 이상적인 모습처럼 보여 부러웠다. 급변하는 시대에 조금은 뒤떨어지는 기성 세대의 모습도 그려져 웃음도 나왔다.


루키를 산타마을로 보낸 후 갑작스런 눈보라에 산사태가 난 산타마을로 향하는 루돌프J. 마지막 불빛을 염원하며 혹한 속을 걸어가는 모습은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세대의 이동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젊은 시기를 지나 은퇴를 앞둔 중년이 읽기에 이 그림책이 주는 여운이 너무 크다. 루돌프J가 느꼈을 두려움, 아쉬움, 허무함 등의 감정은 바로 나조차 대면하기 쉽지 않은 일이기에... 하지만, 왠지 괜찮을 것도 같다. 어른인 이들에게도 더 지혜로운 어른이 필요한 것 같다. 받아들이기와 내려놓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 의미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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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목욕탕 파란 이야기 24
정유소영 지음, 모루토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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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꽤나 뼈아프다.

누구나 시간을 되돌려 당시의 선택을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을까?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때❜를 밀 수 있는 ❛그때목욕탕❜ 초대권을 얻은 은하가 시간을 되돌려 돌아간다.

하지만, 돌아간 이유를 잊게 되어 시간을 되돌렸어도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또 다시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그때목욕탕❜ 으로 다시 찾아간 은하. 하지만 기회는 총 3번. 


사람은 동물로 변하고, 동물은 사람의 모습을 한 특별한 목욕탕.

이곳에서 은하는 반려묘인 밀키에게 후회에 대한 조언을 들으며 조금씩 달라지고, 민지, 소별이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며 각자 의 입장에서 사건이 일어나게 된 진실과 함께 서로를 인정하게 된다. 


후회를 통해 잘못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점점 더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마음가짐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피하려하기 보다 실수를 통해 지혜로워지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따뜻한 동화이다. 또한,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도 담고 있어 동물들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소양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 주는 것 같아 더욱 좋은 것 같다. 

판타지 동화를 통해 마음의 온기를 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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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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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강렬하다.

뭔가 주술적인 내용이나 흥미를 끄는 내용이 있나 싶어 책표지를 아이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표지부터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 듯한 그림이 왠지 경건한 마음으로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처음 펼쳐 보는 면지에는 죽음을 의미하는 단어나 관용어들이 가득 쓰인 걸 보며 이렇게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는게 놀라웠다.

죽음을 아이들에게 얘기하는 건 조심스러운 것 같고,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이 책을 보며 오히려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도와주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고 마음이 바뀌었다.


❛궁금하지만 묻지 못했던 죽음에 대한 모듯 것❜이라는 부제처럼 삶이 끝나는 순간, 죽음, 장례, 애도 등 죽음에 관련된 사소한 정보부터 직접적인 내용까지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특히 죽음에 대해 말하기 부분에서는 죽음과 가까이 있는 직업을 가진 분들과 인터뷰가 실려있어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들어볼 수 있다.


진지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씌인 내용들과 익살스러운 일러스트가 읽는 부담을 훨씬 줄여주고 있어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적다. 작가가 미리 조언한 중간에 언제든 그만 읽고 나중에 다시 읽어도 된다는 문구가 읽는 이들을 배려해주는 점도 좋다. 

태어나면 죽는 게 자연의 이치듯 죽음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은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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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자기소개
박성우 지음, 홍그림 그림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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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박성우 작가님의 작품들은 정말 두루두루 오랫동안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올해 초에 나온 '아홉 살 환경 사전'도 내용과 그림들이 너무 좋아 주위에도 추천해드렸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역시나 엄지척 할 수 있는 책이 한권 더 나온것 같다. 작가님의 책 중에 '아홉 살' 시리즈가 유명하고 익숙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열두 살 장래희망' 편도 읽어보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박성우 작가님의 글은 항상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게 안내를 해주는 부분이 특별하고 좋다고 느끼는데 '장래 희망 편'에서도 직업보다 '꿈'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써 주셨던 게 기억에 남았다. 과연 '자기 소개' 편은 어떨까 기대되었는데 역시 다르구나 싶었다.

초등학교 새 학년 첫날 늘상 하던 '자기 소개'를 떠올리면 재미도 특별함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에 소개된 주제들에 대해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한다면 나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즐기는 운동이나 좋아하는 동물, 나만의 특기 같은 것은 익숙한 소재이지만 개인에 따라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다 다를 거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의 글을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점을 찾아 친근함을 느끼면서 자연스레 연습이 될 것 같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은 사랑스러운 그림들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주제별 4개의 예시글들이 다양하고 너무 잘 씌여져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매 주제별 응원글은 따뜻하고 용기를 붇돋워주다보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만 같다. '특별한 자기표현 안내서'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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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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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소녀의 얼굴을 가득 채운 표지를 보며 왜 제목이 ❛구석❜일까 궁금했다.

그림책 출판사의 안내글을 보고서 ❛구석❜이 모퉁이의 안쪽, 마음의 한 부분을 나타내는 2가지 뜻으로 사용이 되었다는 걸 읽고 작가님의 멋진 감각에 놀랐다.

❛해수❜에게는 사실 호감을 가득 담아 바라보는 아이 ❛찬이❜가 있다.

찬이의 곁을 맴돌며 보게 되는 아이는 참 여러가지 ❛구석❜을 가지고 있는데 콜ㄹ 찡긋하며 웃을 때의 귀여운 구석과 내 장난에 넘어가는 순진한 구석, 그리고 장래 희망이 늑대라는 엉뚱한 구석 등 다양하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여러 ❛구석❜을 해수는 참 많이 알고 있다.

 

그러다 문득 보게 된 찬이의 다른 ❛구석❜. ❛구석❜에 숨을 때도 있고, 몰래 구석을 숨기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까지 해수의 눈에는 보인다.

하지만, 해수는 조건 없이 찬이를 인정하고 항상 곁에 머물며 찬이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지켜 나간다.

이렇게 예쁜 그림과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났것만 같다. 해수의 따뜻하고 배려 넘치는 모습처럼 주위의 소중한 이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들의 관계도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게다가 해수와 찬이 사이의 경계를 파고들어 함께하는 모습들이 알록달록 색종이 세상으로 가득 차게 되는 과정도 너무 아름답다.

나와 친구들만의 특별한 ❛구석❜을 찾아보며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면 이 그림책이 딱 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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