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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 경제로 보는 우리 시대의 키워드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11월
평점 :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오늘날 경제체제로서 자본주의의 승리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이는 없습니다. 흔히 공산주의를 경제제도라고 착각하는데 현실에 존재하는 공산주의는 경제제도가 아니라 일종의 정치 이념이자 통치 제도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본주의 국가나 다름없는 중국 공산당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므로 조별 과제의 불합리성은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공산주의가 망한 적절한 예시라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별과제는 노력은 하지 않고 학점만을 좋게 받으려 한다는 점에서 공공재의 무임승차자 문제(free-rider problem)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시장의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시장 경제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이라는 '통제 조직'을 만들어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1991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는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은 경제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의 장점이자 한계입니다. 그런 한계에 도전해서 신선한 시각으로 많은 공감을 얻은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5분 정도 길이의 단편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EBS 지식채널e입니다. 여기서 'e'는
'e'ducation, peopl'e', scienc'e' 등 다양한 주제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2015년 9월 방송 10주년을 맞이해서 경제(Economy)라는 주제의 특별기획 시리즈를 발표했고, 이를 묶어서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바로 2016년 첫 리뷰 도서로 선정된 『경제ⓔ』입니다. 그럼 5분 분량의 방송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해설을 추가하고, KDI 경제정보센터의 감수로 정확성과 신뢰도를 더한 책의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애덤 스미스에서 피케티까지, 숨겨진 반쪽의 진실을 말하다.
부와 영광을 쟁취하기 위한 모든 추악한 소동은 보통 사람들의 복지에 기여할 때 궁극적인 정당성을 갖는다. -p.21에서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중략)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p.199에서
『 경제ⓔ』는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부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3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이러한 책의 구조는 철학자 칸트가 스스로에게 묻고, 자신의 저작을 통해 스스로 답했던 질문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원해도 되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닮아 있습니다. 스스로 고뇌하고 스스로를 구원했던 칸트와는 달리 『 경제ⓔ』는 다양한 경제학자, 사례, 통계를 통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선택하고, 함께 책임지며, 함께 나아가자고 말입니다. 보통의 경제서가 냉혹한 숫자의 논리로 우리를 계몽하려 한다면, 『 경제ⓔ』는 인간적인 경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따뜻한 이야기의 감동을 통해 우리를 감화시킵니다.
개인적으로 겉핥기로 알고 있던 애덤 스미스와 이름만 기억하고 있는 토마 피케티에 알게 된 점이 큰 수확입니다. 저는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 굽는 사람의 선의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이기심 덕분이다."라는 문장만으로 애덤 스미스를 판단하고, 그를 극단적인 시장주의자로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애덤 스미스가 진정 바랐던 경제는 정부의 공정한 감시 속에서 만인이 이기적인 경쟁을 통해서 이타적인 부를 축적해가는 시장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토마 피케티의 경우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한국에 상륙할 즈음 격렬한 찬반논쟁을 일으켰다는 점만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경제ⓔ』 덕분에 『 21세기 자본』읽기를 망설이게 만든 그의 난해한 이론과 복잡한 통계를 건너뛰고, 자본의 증식 속도가 노동과 기술을 상회하고 있는 현실과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016년 대한민국의 선택(choic'e')은?
내 지갑 속의 돈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정부의 예산이 부족하다
거대한 지구도
모든 인류의 욕망을 채워주기엔
부족하다
"누구에게 붉은색 태그를 줄 것인가."
-p.8에서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올 한 해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다음에 리뷰하게 될 『 트렌드 코리아 2016』에 따르면, 선진국의 미약한 경기 회복과 신흥 개발도상국의 경기둔화가 심화된 것을 이유로 국제통화기금 IMF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0.2%p 하향조정했으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0.3%p 내려 3.2%입니다. 들려오는 소식 또한 우울합니다. 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하락 등 불안 요소가 가득하기만 합니다. 암울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떠한 선택을 내려야 할까요? 과연 우리에게 아직 선택이라는 수단이 남아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갑니다. 아니면 영화 매트릭스2에서 등장한 대사처럼 "선택이란 강자와 약자 사이에 만들어진 망상에 불과"한 걸까요?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무조건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의 현실이 불만족스럽다면 분명 과거 우리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으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만을 바라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습니다.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과거와는 다른 선택을 지금 내려야만 합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경제ⓔ』는 새로운 경제적 선택을 위한 신선한 마중물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