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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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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


<http://cafe.naver.com/sicff/924에서> 


 1936년작 영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는 대공황 시기 미국의 어느 공장 노동자와 떠돌이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산업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더불어 노동자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영 당시 공산주의 영화라며 독일, 이탈리아에서는 상영이 금지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진 지 50여년이 지난 1988년이 되어서야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그의 영화는 일부에 의해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결국 찰리 채플린은 1952년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되어 유럽으로  이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시련을 견디고 난 후에, 채플린이 진정 전하고 싶었던 권력에 대한 풍자와 대중을 위로했던 웃음은 1972년 아카데미 공로상을 통해 마침내 인정받았습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간 냉전은 소련의 몰락과 독일의 통일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정치 철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이란 저서를 통해 자유 민주주의의 영원한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자본주의는 다양한 모습으로 전세계에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심화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움직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까지 이런 비판은 잘해야 감성적인 쓴소리로 받아들여지고, 잘못하면 불온한 사상으로 매도당하기 십상이었습니다. 이번에 리뷰하게 될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는 이런 평범한 반응에서 벗어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저자인 필립 코들러가 다름아닌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우는 마케팅 분야의 대가이기 때문입니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과연 그 내용 또한 색다를지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자본주의 14개 단점은 각각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빈곤은 소득 불평등의 일부이고, 이는 다시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높은 실업률 문제가 이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2가지 해결책인 긴축재정과 부양책이 충돌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정치적 로비가 끼어들면서 정치인들이 금융규제와 환경보호 같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한 표를 행사하게 만드는 식이다. 

-p.336 에필로그에서

 저자 필립 코틀러는 자본주의가 그 어떤 경제체제보다 높은 생산성과 혁신을 가져왔다고 인정합니다. 자본주의 체제를 긍정하고 시작한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이 다른 자본주의 비판서와는 가장 차별화된 점입니다. 다만 커다란 장점과 더불어 자본주의는 14개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이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충실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구루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저자는 명쾌한 어조로 풍성한 사례와 통계를 제시하며 자신의 논리를 차분하게 풀어나갑니다. 이 지점에서 바로 책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저자의 쉽고 자세한 설명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뻔한 논리와 얄팍한 이상주의로 치부할 것인지는 독자의 몫입니다.  

 저자가 지적한 14개의 단점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정리한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자 또한 이 단점들이 유기적 관계로 얽혀있음을 인정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본주의의 단점을 특별한 기준 없이 나열한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각각의 문제점들의 인과 관계를 보다 구조화해서 구성했으면 더욱 효과적인 전달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 14개의 단점들 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이기심'과 '금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을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도 용납하는 이기심은 세계화를 가능하게 만든 기술을 통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그 결과 생산을 통하여 가치를 창조하기보다는 투기 자본를 통해 '돈이 돈을 버는 경제'를 급속하게 발전시킨 결과가 바로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미래: 진 로덴베리의 스타트렉


피카드 함장: 지구로 가는 USS 찰스턴과 랑데부할 예정입니다. 당신들을 데려다 줄 겁니다.


오펜하우스: 우리는 어떻게 됩니까? 내 돈은 흔적도 없어요. 직업도 사라졌어요. 앞으로 뭘 하죠? 어떻게 살죠?


피카드 함장: 지금은 24세기입니다. 물질적 결핍은 더 이상 없어요.


오펜하우스: 그러면 뭘 하죠?


피카드 함장: 미스터 오펜하우스,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도록 하세요. 자신을 살찌우고 그것을 즐겨요.


-Star Trek TNG S01E26 "The Neutral Zone"(1987) 중에서 


 앞서 배우 찰리 채플린을 통해 초기 자본주의의 모습을, 저자 필립 코틀러의 책을 통해 현실 자본주의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스타워즈와 더불어 SF의 양대산맥으로 불리우는 '스타트렉'을 통해 미래 경제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영화판이 리부트 되어 많은 인기를 끈 바 있는 스타트렉은 사실 프로듀서 진 로덴베리가 1966년 기획, 제작한 유서 깊은 시리즈입니다. 액션과 모험이 강조된 영화판에서는 잘 표현되지 못한 점이 있는데, 바로 스타트렉의 경제관입니다. 스타트렉의 경제체제는 원자 배열을 재조합하여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Replicator'를 기반으로 합니다. 위 에피소드에서 더 이상 화폐가 존재하지 않고, 물질적 풍요만이 가득한 세상에 (21세기에 불치병으로 냉동수면 되었다가) 깨어난 자본가는 자신의 재산이 휴지조각 된 것에 망연자실합니다. 하지만 우주선의 선장인 피카드 함장은 자기 자신을 마음껏 계발하고 그것을 순순하게 즐기라고 조언합니다. 


 일부 보수주의적 경제관을 가진 사람들은 말합니다. 물질적인 풍요를 평등하게 누리게 된다면, 인간은 나태하고 타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스타트렉은 반대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진취적인 '개척 정신'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만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영화와 같은 세상이 수백 년안에 이루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천, 수만 년이 흘러야 비로소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최선의 자본주의 하에서도 70억 인구 중 50억이 빈곤층인 현실을 직시하고 고쳐나가는 일은 지금 당장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나서야 할 일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자본주의를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개선하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우리는 최근 개봉한 SF영화 '매드맥스' 속 디스토피아를 현실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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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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