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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 - 영어작문 혼자하기로 명대사 영어회화 공부! ㅣ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시리즈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14년 11월
평점 :
'영어 공부를 하는 법'을 배우려고만 하니까 실력이 늘지 않는다.
자꾸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면 좋겠느냐"는 우문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그는 안타깝기만 하다. "영어로 소설을 쓴다니까
사람들이 저한테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요, 정말 바보같은 질문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게 아니라 '영어
공부를 하는 법'을 배우려고만 하니까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거죠."
- http://me2.do/5LPA3AOr 에서
2014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14년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과 2015년을 맞이하는 설레는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제나처럼 올해도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비단 이런 문제는 저만의 것은 아닙니다. 해마다 직장인들의 새해 소망에는 영어가 항상 상위권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나고자 노력을 게을리 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고, 그만큼 실력도 쌓였습니다. 그런데도 영어는 여전히 우리에게 그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가 온전히 영어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쉽고 빠르게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는 책과 강의의 유혹은 너무나도 달콤합니다. 때론 고개를 끄덕거리며 혹은 반쯤은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결국 굴복하여 책을 읽고, 강의를 듣게 되고 맙니다. 하지만 초반의 신기함이 사라지고 나면, 결국 신통찮은 결과에 실망하고 또다른 책과 강의를 찾아 헤매이게 됩니다. 인용한 소설가 안정효님의 말처럼 우리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영어 공부 방법을 공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차에『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을 우연인 듯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인연이 불행인지 행운인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듣고 읽기만 하고 영작 연습을 하지 않으면 영어 흉내를 낼 수 있어도 제대로 영작할 수 없습니다. 기존(학교 교육 과정의)교육 방법으로 10년, 20년을 해도 말하기ㆍ쓰기는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영어에 노출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의 방식은 문장을 분석하는 법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p.8 "10년을 해도 안 되는 영어'에서
제가 다년간 겪어온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영어학습법에도 일종의 유행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문법 위주의 학습법에서 2000년대 초반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로 시작된 듣기 열풍이 그 시작이라면, 그 이후에는 패턴 학습과 말하기 훈련을 거쳐 통암기와 반복이라는 복고적인 경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한 때의 인기를 뒤로하고 쏟아져 나오는 다른 학습법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은 이제껏 한 번도 주류가 되지 못했던 영작을 그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과연 저자가 남들이 도외시하는 영작이라는 방법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 Mike Hwang은 다년간 영어를 익히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영작이 쉽고 빠르게 영어를 정복하는 왕도임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영작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법 패턴을 익힐 수 있고, 문법 패턴이 익숙해지면 영어에 대한 두려움 대신 자연스레 쓰기와 말하기 실력이 늘어난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는 영작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영작을 통해 순차적으로 문법, 말하기, 듣기 영역까지 단계적이면서도 종합적인 학습법을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작이 저자의 방법론이라면 영화는 그 컨텐츠입니다. 네이버 영화 평점 9.0이상인 230개의 영화에서 2300개의 대사를 뽑고, 문법 패턴을 분류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대사 234개를 엄선하여 책을 알차게 채웠습니다. 마지못해 하는 영작이 아니라 나를 웃고 울렸던 명대사를 내 손으로 하나 하나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북디자이너이자 편집자이자 저자인 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저는 책을 볼 때, 내용보다 앞뒤표지, 서문, 후기 등을 더 꼼꼼하게 살펴보곤 합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독서의 세월이 쌓여서 생긴 나름의 방식입니다. 같은 분야의 책들은 그 내용이 거의 대동소이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책의 개성은 오히려 내용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곤 합니다. 제가 살펴본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은 오래만에 만나는 정성 들인 책이었습니다. 제목처럼 바쁜 현대인을 위한 4시간 안에 책을 살펴볼 수 있는 구성,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판형, 영화 영작책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편집과 디자인, 친절과 서문과 사랑과 감사가 듬뿍 담긴 후기까지... 단순히 영리가 목적이 아닌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더 실력을 향상시키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북디자이너, 편집자, 저자로서 1인 3역이라는 고된 작업을 훌륭하게 이뤄낸 저자의 노고에 마지막으로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