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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공부법 - 성공과 합격에 빠르게 도달하려면 아웃풋을 내는 공부를 하라!
이와세 다이스케 지음, 박정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순식간에 공부를 해치우고 싶다고?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주인공 네오가 각종 무술을 뇌에 직접 '다운로드'해서 한순간에 무술의 고수가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든 생각은 수학이나 영어를 저렇게 배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매트릭스가 나온지 10여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방법은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트릭스와 같은 방법은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를 유혹하는 것은 다양한 학습법 관련 서적, 기기, 강의입니다. 흔히 공부에 왕도가 없다고 하지만, 당장 입시와 각종 시험을 계속 치러야하는 다급한 우리들에게 이들은 놓칠 수 없는 동아줄 같은 존재입니다. 문제는 옥석을 골라 제대로 된 방법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이번 신간평가단에 배정된 '가속 공부법' 또한 제목부터 너무나 매혹적인 존재로 다가옵니다. 저자 또한 도쿄대 입학과 사법고시 합격, 하버드대 MBA 수석 졸업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우리를 만족시킵니다. 과연 제목처럼 골칫덩이 공부를 스피디하게 해치우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먼저 숲을 본 후, 빠르게 나무를 보라!

 

 책의 제목이자 핵심을 이루는 가속공부법의 실체는 ‘슬로 인 패스트 아웃(slow in fast out) 공부법’입니다. 자동차 레이싱 기술에서 따온 이 명칭처럼 시작할 때는 천천히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기초를 닦은 후에는 속도를 높여 세부적인 사항을 학습하는 전략입니다. 이전의 학습법들이 전체나 부분 어느 한 쪽에 치우쳐져 있다면, 저자는 먼저 숲을 본 후 나무 또한 놓치지 말고 살펴보라고 말합니다.

 

 제목과는 달리 이러한 방법은 공부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이 방법을 통해 낯설은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고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최초로 휴대전화로 생명보험을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쯤되면 가속공부법이 아니라, 가속인생을 가능하게 하는 '가속인생관'이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력적인 방법론과는 달리 세부적인 내용은 못내 아쉬움을 남깁니다. 200페이지라는 다소 빈약한 두께 때문인지, 저자는 자신의 성공담을 그저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학습과 업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은 탓에 제목과는 달리 공부법에 관한 내용보다 오히려 업무에 더 치중한 점도 이 책을 산 수험생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식 자기계발서의 한계를 경계하라.

 

 박종현 교수는 '나는 일본 친구가 좋다'라는 책에서 일본이 '매뉴얼의 천국'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절차를 중시하기에 시시콜콜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매뉴얼을 책으로 출판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아직도 자기계발서의 상당수가 일본 번역서임을 감안하면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논리입니다.

 

  이 책과 같은 일본식 자기계발서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느 일본 관련 다큐메터리를 통해서 집에서 기르는 닭에 관한 일지를 대물림하며 기록하고, 이를 통해 품종개량에 활용하는 평범한 일본인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식 자기계발서는 절차와 기록을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기질에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개인적 경험과 절차 지향적인 책의 특징을 무시하고, 짧은 식견으로 마구잡이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하고 개량해서 느리지만 차근차근 발전하는 스타일은 분명 일본식 자기계발의 장점입니다. 이를 우리 것으로 취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사례에서 보편성을 뽑아내는 지혜와 이를 알맞게 변형해서 자신에게 적용하는 기술이 모두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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