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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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권유도 8

 

나의 관점으로는 작가인 양귀자씨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랑의 유형 중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3가지 종류의 사랑을 제시하여 각각의 사랑이 담고 있는 뜻

,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추구되는 것인지, 주어지는 것인지, 만들어가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 작품이었다고 판단되는데,

 

작품이 시작되는 시간적 배경을 '만우절'로 삼은 이유는 진실과 거짓, 모두가 진실처럼

공존하는 만우절은 거짓이 거짓으로 평가되지 않고 거짓이 진실과 동일한 수준의 의미성을

갖는 날이 주는 상징도 있지만, 인간들은 저마다 '행복이라는 포장'속에 숨겨진 각자의

불행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는 번화가 쇼윈도에 진열된 상품처럼, 행복으로

위장한 채 살아가는 삶은 그 자체가 '작은 모순'이며, 그러한 모순된 삶이 펼쳐지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사회는 '큰 모순'이라는 의미성을 부여키 위해 만우절로 시간적 배경을

선택하였다고 판단한다.

 

먼저 쌍둥이로 태어나 완전히 대비되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와 이모의 삶을

제시하면서 두 사람의 삶 속에 숨겨진 사랑의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찾고, 찾은 해답을

부모들의 삶의 축소판인 성격의 두 남자와의 사랑을 통해 주인공이 찾고자 하는 진정한

사랑을, 자신의 동생이 펼치는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을 서술해 가면서 - 여성 보호본능을

이야기하는 참사랑과 행복에 대한 답을 구하려한 작품이 아니었나 평가하고 싶다.

 

잦은 아버지의 가출과 철없이 일을 저지르고 끝내는 감옥에 갇히고 마는 아들(안진모)

위해, 몸 보신용 뼈국과 닭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피곤한 삶과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과

평범한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각종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이모, 누가 보아도 진정

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모였으나 이모는 자살로 자신의 삶을 마치며, 누가 보아도

피곤하고 지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어머니는 어려운 일을 당할 적마다 책과 씨름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주인공은 어머니와 같은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며 이모와 같은 삶을 동경한다.

그러나 자신의 애정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아버지와 이모부의 축소판 같은 남자 가운데에

아버지의 삶과 같은 남자에게 마음을 주나, 결혼이라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의 시기에

분명, 이모의 자살을 보면서 진정한 삶이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을 주인공은 이모부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남자를 선택한다.

이모의 삶 속에 내재된 모순과 어머니의 삶 속에 내재된 현실적인 모순점을 알면서

주인공은 이모와 같은 화려한 모순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동생 역시 비둘기 같은 애인 - 시작은 비록 부잣집 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사랑

같기는 하지만 - 을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모순된 이별을 추진하지만 비둘기(여자)는 떠나지 못하고 남자 주위를 맴돈다.

 

작품은 일견 굉장히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나,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주제성이나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 추구한 인생관내지 강조점은 작가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작품과 작가에게 갖는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주인공의 결혼 생활까지를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전개시키면서 진정한 모순이 무엇인지, 또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

한다는 결혼생활을 통해 접하게 되는 모순에 대해 좀 더 전개시켰으면 어떨까 하는 크나큰 아쉬움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양귀자씨와 한 번 차라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기분이 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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