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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올라온 4월의 신간 추천 도서를 보니 잘만 하면 고맙게도 폴 오스터의 신간을 받아 볼 수도 있겠다. 지지난 달의 신간평가단 선정 도서였던 『프라하의 묘지』의 출판사가 <열린책들>이었다. 기우인 걸까? 신간평가단 추천 도서로 선정되어서 폴 오스터에 대한 좋은 리뷰들이 많이 쓰여지기를(나 또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국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지도에서 손가락으로 집어내라면 나는 얼굴이 붉어질 것이다. 신문지면과 뉴스를 통해 아무리 많은 뉴스를 접한다 해도 내게 그 소식이 비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나의 무지와 빈곤한 상상력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무심함의 삼박자가 빗어낸 비극이려니. 이럴 때 소설이 필요하다. 비극을 비극으로 실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심한 사막에 단 한 송이의 꽃이라도 싹 틔우기 위해서. 나는 뉴스로는 안 되는 인간이니까.

 

 

 

 

학부생 시절 수업용 텍스트로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를 읽으면서, 또 「내 정원의 붉은 열매」를 읽으면서 참 글 맛깔나게 잘 쓴다하며 애증의 심정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 사이의 히트는 권여선 소설 속 안동소주와 제육과 해물 반반 안주였으니 낭만으로 지갑 삼던 학부생 시절이라 입으로 다 해 처먹었던 기억도 난다. 아, 아닌 밤 중에 술 생각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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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지만 특별한 감회가 없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무기력함의 방증일까. 시간을 보다 성숙하게 이해하기 시작한 것일까. 나의 생활이 일상의 시간으로부터 비켜 서 있다는 의미일까. 일기는 일기장에. 해가 몇 번이 바뀐데도 여전히 책을 손에 붙들고 있기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어떠한 목자가 될 지도 알지 못하는 채로.




2차 세계대전의 영향력 안에 놓여 있는 책들과 영상들을 읽고 보는 중이었다. 이토록 끔찍한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잘도 망각하고 있었구나 싶은 나날이다. 검은 피의 세계는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그에 걸맞는 짝인 지나친 궁핍, 맹목적 적대와 맹신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다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리라고 섣불리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비극의 조건들은 여전히 망령처럼 떠돌아다니는 중이다.


우연처럼 작년 12월에 발행된 신간 소설 중엔 2차 세계대전의 자장 안에서 쓰여진 소설이 몇 권 눈에 띄었다. 그저 읽어봐야겠다는 마음뿐이다. 우연이 인연이 되기를 바란다.







일본 정부의 우경화가 우리에게 우려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정치적 사상의 근본인 민족주의의 극단이 잔인했던 과거사의 옹호나 선택지가 없었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과 따위로 변색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전쟁으로부터의 진심 어린 반성은 외부를 향해서만은 곤란하다. 그것은 마찬가지로 내부를 향해 이루어져야 한다. 전쟁으로 인해 입은 상처는 일본의 외부는 물론이거니와 그 내부로도 짙게 드리워졌다. 원폭 투하 이후의 일본은 불구대천의 원수이자 자승자박이라는 운명론적 속죄의 대상으로만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또 다른 비극의 불씨를 살려두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참혹함 속에선 모두가 패배자일 수밖에 없음을. 그 진심어린 반성의 출발점을 이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각종 신춘문예와 문예지의 당선작들을 챙겨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읽었던 소설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소설이 바로 이영훈 씨의 소설이었다. 그 뒤로 독자는 소설가를 잊고 살아도 소설가는 여전히 어디에선가 글을 쓰면서 살아나가 다시 독자의 마음에 노크를 하는 법이다.


알라딘에서 발췌한 소설 속 문장들에서 즉물적인 공감을 느낀다. 아버지도, 중심도, 믿고 따를 진실도, 철학도 신도, 아무 것도 없는 위대한 과거의 지루한 모방인 세대. 비참한 소재의 처참한 패러디의 세대.

아무리 벨 에포크를 탐닉하는 독자라고 하더라도 끈덕지게 밀착된 동시대의 작가에게서 받는 수혜와 위로를 기대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기대를 해본다.





사실 읽고 싶은 소설이 정말 많은 달이었다. 목록을 간추리며 다섯 권을 꼽기에는 너무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읽고 싶은 소설보다 언제나 적은 법이다. 책의 강물을 따라 흘러 간 소설들은 그렇게 돌고 돌아 또 어딘가에서 만나게 되는 그 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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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재미있을 것 같아 신청한 알라딘 신간평가단(소설 부문)에 선발이 되었다. 그 첫 활동으로 11월 출간 소설 중 기대되는 소설을 추려내는 작업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실 나는 굳이 신간 소설을 찾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검증 된 구간의 소설들도 충분히 많다. 그렇게까지 엄격한 것은 아니지만 『상실의 시대』의 나가사와의 의견에 수긍이 간다고 할까(나가사와는 사후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소설은 읽지 않는 주의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낯설고, 높은 비율로 추리물 소설이 신간을 차지하고있다는데 놀랐다. 누군가에겐 서울 복판에 떨어진 한양의 촌놈 같은 소리로 들릴 것 같다. 처음이라 잡설이 길었다. 책소개를 살펴보며 12월의 기대되는 신간 소설을 추려 봤다.

 

 

 

 

 

 여성 소설가의 소설은 언제나 기대만큼 조심스러움이 뒤섞인다. 무엇보다 그것은 (보통 남성 소설가 이상의)섬세함에 대한 기대와 우려이다. 섬세함이 소설에 꼭 맞는 외투가 된다면 나는 거기에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섬세함이 소설을 온통 뒤덮는다면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현기증을 느낀다.

육 년 동안 아홉 편의 단편 소설을 썼다는 사실에 나는 똑같은 기대와 우려를 갖는다. 일 년에 한 편 꼴로 장편소설을 써내는 소설가들도 얼마나 많은가. 소설가는 소설을 쓰는 것이 일이겠지만 그것은 여느 일처럼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결과물을 창출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필요는없다. 흘러가는 시간을 쫓아가기에도 바쁜 시대에 짧은 소설에까지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섬세함이다. 내게 아름다움이 남는지 현기증이 남는지 두고 볼 일이다.

 

 

 

모옌이라는 소설가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돌면서부터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이미 언젠가는 읽게 될 소설가의 명단에 모옌의 이름이 포함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나는 아직 그의 소설을 한 편도 읽어보질 못했으니 11월에 출간 된 소설 중 가장 읽어 보고 싶은 소설로 『열세 걸음』을 꼽는다.

 

 

 

 

 

 

 

 

 

 

책 소개를 보니 황석영의 『강남몽』 이 겹쳐 떠오른다. 한국전쟁 이후 서울의 시대사를 다루었던 그 소설을 바쁘게 읽어치웠던 기억이 난다. 간혹 황석영을 두고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별칭을 붙이곤 하는데 정말 잘 어울린다. 비가 내린 다음 날 도랑의 물 흐르듯 이야기가 거침 없이 흘러나간다. 독자는 신명나게 이야기의 물살을 타면 그만이다. 그러나 급한 물살은 타고 내려오기야 신나지만 엉덩이가 땅에 닿고 보면 어딘가 아쉬운 맛이 남는다. 재미나게 한바탕 놀고 난 뒤 돌아온 일상은 어딘가 낯설다.

19세기 조선말기의 시대사를 압축적으로 다루었다는 소개글에서 나는 그저 한 이야기꾼이 다룬 19세기의 풍경만을 가벼운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전쟁은 언제나 세계(심지어 일상의)의 압축으로 표현되어 왔고, 그러하고, 여전히 그럴 것이다. 전쟁이 파괴하는 것은 약자, 소수자, 이방인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강요된 희생을 조건으로 누군가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악마의 놀이에서 여성은 약자이며 소수자이고 이방인이다. 그런 여성의 세계를 전장에서 관찰하려는 이야기를 어떻게 무관심하게 지나칠 수 있을까. 그것이 러시아의 여성이든 독일의 여성이든, 유대인이든, 혹은 일본인이거나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문학 안에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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