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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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또한 가난한 교회,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라는 개혁 코드가 아주 중요합니다. 니체가 말했듯 "어떤 사람이 개혁가라면 그 사람을 더욱 좋은 사람으로 포장해놓고, 그러나 그 개혁적 성향은 죽이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교황도 개인적인 성품을 부각해 그분의 개혁 이미지를 가리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것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pp.40~41 교황과 미래의 지도자

김종대-군사전문가로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과연 저 군대가 전쟁할 수 있는가, 제대로 저 군대가 싸움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저는 회의적입니다. 한국 징병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전방에 근무하는 일선 전투원들의 생명 가치가 총체적으로 경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먹고, 입고, 자는 문제부터 개인 장구류까지 보면 제가 군대 생활을 하던 25년 전하고 거의 변한 게 없습니다. 그 사이에 사회는 바뀌었어요. 1가구 1자녀 시대이고요. 이제 한 자녀는 집안의 전 재산이기 때문에, 자식 하나가 죽으면 대여섯 식구가 애통해합니다. 옛날과 생명의 가치가 달라요.
-p.52 구시대적 안보의 한계

진중권-그러니까 귀족인 거예요. 사고 방식이 전근대적이잖아요. 자본주의적 계약은 자본이 있는 사람과 노동력이 있는 사람이 인격적으로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아니라, 노동력을 샀다는 이유로 상대의 인격까지 산 것처럼 모독을 했어요. 그런 의식은 전근대적이고 헌법 이전의 현상이죠.
-p.89 땅콩과 실세

노회찬-수면 위에 드러난 걸 보면 서로 다른 빙산의 봉우리처럼 보이나, 이 두 사건은 물 밑에서는 연결돼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대접 못 받고 차별받거나 인간 이하의 처분을 받는 것, 이게 두 사건을 관통하는 맥인 거죠. 다만 하나는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자극적으로 보였던 거고요. 우리는 더 심각한 문제에는 오히려 타성화돼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정리해고와 같은 큰 문제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경제 성장을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일처럼 흘러가고 있어요. 조현아 씨 사건으로 흥분한 언론 중 적지 않은 매체에서 쌍용차 정리해고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외쳤거든요.
-p.91 땅콩과 실세

유시민-우리가 어떻게 된 건가요? 우리 가치관이 말입니다. 서류에 사인해서 수백 개의 가정을 파탄 속에 몰아넣는 것이, 항공기에서 땅콩 서비스 제대로 안 했다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책자로 꼭꼭 찔러서 손등에 상처 내는 것에 비하면 수백 배, 수천 배 끔찍한 짓이에요. 그런데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는 끔찍한 일에 대해서는 어떤 이데올로기적인 이유로든 그러려니 하고, 조현아 씨 일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사건에 대해서는 엄청 흥분하는 것이 저는 좀 슬펐어요.
-p.91 땅콩과 실세

박홍순-본래 내 편이어야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더 기대치가 크고, 반대로 배신감도 더 크기 마련이죠. 반면, 옛날 나치를 보면 실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파시즘 국가가 펴잖아요. 물론 그 내용은 기만적이지만, 어찌 됐든 그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선전한다는 거죠. 박정희 정권 때 했던 토목 산업이 바로 나치가 했던 거잖아요? 아우토반을 비롯해 독일 전국을 고속도로망으로 뚫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죠. 그걸 통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고용을 내세우면서, 마치 자신들이 실업자 구제에 가장 적극적인 세력인 것처럼 보이고자 했던 거죠. 한국도 비슷해요. 박정희 대통령이 고속도로를 뚫고,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을 뚫으면서 고용을 창출했다, 이런 왜곡된 상식이 우익을 키우고 있죠. 정작 자기들을 길거리로 내몬, 실업의 가장 중요한 책임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죠.
-p.161 극우와 일베

노회찬-복지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것도 피료하죠. 바로 재정 문제인데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의 대상 범위가 좁은 건 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재원을 확보하려면 세금을 확 걷어야죠. 물론 저는 세금을 더 걷는 걸 찬성하지만, 세금을 더 걷어서 복지를 확대하는 게 유일한 해법은 아니에요. 왜냐면 복지는 일종의 2차 분배잖아요. 그러면 1차 분배에서 개선할 점은 개선해서 복지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최저임금을 올리는 건 1차 분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자를 해고해서 실업자로 만든 다음에, 실업 수당을 2배로 주겠다, 기초연금을 올리겠다고 하는 조치는 1차 분배의 잘못을 2차 분배로 메꾸는 거죠. 이렇게 되면 2차 분배의 가랑이가 찢어집니다. 지속 가능한 복지를 위해서도 1차 분배에 대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p.313 기초연금과 의료민영화

노회찬-저는 여기서 교훈을 하나 얻었어요. 앞으로 여야 어느 당이든 더 많은 복지를 약속할 거예요. 그래서 어느 게 진짜이고 가짜인지 정확하게 감별해야 한다는 거죠. 일단 더 많은 복지만 약속하면 가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좋은 노동, 제대로 된 고용과 함께 복지를 이야기할 때 건강한 해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p.315 기초연금과 의료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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