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어릴 적부터 오래오래 가져 온 취미가 뜨개질이고 솜씨도 제법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여름용 실도 괜찮은 걸 많이 갖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엔 이상하게 뜨개를 하기 싫어지더라. 계절이 계절인지라 '이상하게'가 아니고 '당연하게'가 더 어울리긴 하겠다.
그래서 조금 덜 더운 수예를 해볼까 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니들펠트도 해보고 십자수도 해보고 퀼트도 해보고, 하다가 여름이 지나면 결국 뜨개질로 돌아가게 되긴 한다만은.
도서관에 새 책이 뭐 들어왔나 기웃거리다가 이 책이 들어와 있길래 책소개를 대충 훑고 알라딘 상품소개를 보고 나서 냉큼 상호대차를 신청했다. 이상하게 우리동네 도서관은 어린이 책 위주라 그런지, 다른 동 도서관에는 잘도 들어가는 책들이 우리 도서관에만 빠지는 경우가 많더라.
인테리어도 그렇고 소품도 그렇고 요새는 북유럽 스따일이 정말 대 유행인 듯 하다. 뜨개 도서도, 소품집도 무지 많이 나온다. 북유럽st.로 꾸며놓은 집을 보면 깔끔하고도 포근해보여서 예쁘긴 하다만, 몇 권의 인테리어 책을 들여다본 결과 우리집 가구들은 큼직한 것들을 갈아치우지 않는 이상 그런 방이 나오긴 힘들겠구나 하는 판단에 이르렀다.
일단 우리 집은 이사 들어올 때 주인이 벽지를 안해줘서 벽부터 망했고... 자취를 할 때 본가에 있던 내 가구들을 전부 가져다 놓은지라... 또 내 가구들은 전부 어두침침한 색이지!ㅠㅠㅠ 어릴 땐 월넛/블랙톤을 좋아했으니까.
이런 가구들로 가득찬 방에 북유럽풍의 소품 몇 개를 올려 놔도 그냥 지저분해지거나 키치한 느낌만 강해진다는 걸 너무 잘 알고있지만!!
책소개에 나와있는 자수들이 꽤 예쁜데다가, 수예 대가인 엄마 말씀에 의하면 "네가 못난 네 작품을 보고도 참아낼 수 있는 인내력만 있다면 쉬울 것"이기 때문에 기대를 한 번 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