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싸우기 위해서 민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외로 '나는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별하지 않은 나'로서 차별이 안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정당성을 가지며, '특별하다'고생각하는 것 자체가 차별받는 것이라 여긴다. '감염인이라서' 차별받는 게 아니라' 사람인데' 차별받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감염인으로서 차별받기'는 상대적일 수 있는 문제이며, 많은 사람들이 감염인이라서 차별받는 문제를 부당한 것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민우의 생각이다.-189쪽
일터에서 사람들을 구분지어 위계화하며 배치하는 힘의 벡터는 수많은 힘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그 힘에 따라서 사람들은 특정한 방향으로 행동하게 되고 대개의 경우 그 힘에 맞서는 것은 너무나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그 힘의 벡터를 구성하는 여러 힘들의 조합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우리의 저항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힘을 축적하며 시작될 수 있다. 특정한 장소에서의 인정 가능성은 경험의 연속성을 통해 다른 장소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장소들에서 겪게 되는 공동의 문제에 맞서는 힘이 그 장소를 넘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연결이 필요할 뿐이다.-2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