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사장 분투기 - 개정판, 자영업으로 보는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
강도현 지음 / 북인더갭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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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사실 자영업자는 자신의 능력과 상관 없이 망하는 경우가 많어. 말하자면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말이지. 경기 탓도 그 중 하나고.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무대책이야. 기본적으로 자영업자가 너무 많아.(생략)"-74쪽

카페를 열기 위해서는 공간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카페 뿐 아니라 음식점, 호프집 같이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모두 비슷하다. 매장의 위치, 넓이 등 부동산의 특성에 따라 사업의 전개가 달라진다. 착각하기 쉬운 점은 좋은 공간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다. 공간 자체로는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비용’이다. 그것도 자영업에게는 가장 크고 즉각적인 비용이다. 인건비는 조정할 수 있어도 공간 비용은 조정이 안 된다. 그리고 즉시 발생한다. 그만큼 임대료나 권리금이 비싸면 사업의 리스크가 매우 커진다. 임대료(보증금)나 권리금이 높으면 그만큼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는 두 가치 측면에서 오류다. 첫 번째는 공간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필히 ‘기획’이 들어간다. 임대료나 권리금이 높아져서 커진 리스크를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는 기획력이 없으면 매장의 입지와 상관없이 망한다. 두 번째는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적 특성이다. 시장을 믿어서는 안 된다. 특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탐욕은 가히 살인적이다.-91쪽

필자는 모든 공간에 스토리가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자영업이면 자아가 드러나야 한다. 편의점을 해도 유통업에 대한 주인장의 고민과 해석이 그 작은 공간을 통해 나타나야 한다. 단순히 생존을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삶의 방식과 성공의 잣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무엇이 자영업자의 성공인가? 업의 본질을 얼마나 충실히 드러내느냐가 성공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삶이 더 재미있고 보람 있다. 일과를 끝내고 물건을 얼마나 팔았는지 셈하는 것이 장사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하루 일과가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재미없을까? 고객과의 관계는 ‘돈’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삭막한 관계가 될 것이고 공간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돈을 벌어서 쓰는 재미도 있겠지만 업의 본질 자체가 주는 재미를 발견해야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149쪽

자영업의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을 제시했지만 사실 대안이 아니라 ‘전환’이라고 표현해야 맞다. 사회적기업은 일반적인 사업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을 일궈내려면 우선 사회적기업가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교육만 몇 번 받는다고 사회적기업가가 되지는 않는다. 우선 사회적기업가는 삶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성공의 기준, 삶의 목표와 지향이 기본적으로 이타적이어야 한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세워야지 지원을 받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평소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 사회적기업은 잊어버리는 게 좋겠다. 그러나 평소에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고 시민 단체나 복지 단체 등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사회적기업가로의 변신을 고려해볼 만하다.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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