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들이 말하는 표현의 자유가 시민적 권리의 요청에 따른것이라면 그것을 억압하는 국가가 투쟁의 상대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집착하는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한 검열과 구체적인 처벌의 근거는 뭐가 어찌됐든 체제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국가권력에 저항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보는 모든 불이익의 책임을 상대적으로 만만한 존재들에 전가한다. 왜냐하면 국가권력에 저항해봐야 이길 수도 없고, 그랬다는 사실이 과거처럼 어떤 ‘훈장‘이 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 정부들의 몰락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만만한 존재‘들에 호남, 여성, 민주 정부, 더 나아간다면 이주노동자들이 포함된다.
p.257. 5_탈출구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