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는 깊어 끝을 알 수 없었다.  

아무리 물살을 짓혀 나가도 검푸른 하늘과 바다는 구별되지 않았고,  

하늘에 빼곡한 별들과 점점히 흩어진 고깃배의 불빛이 구분되지 않았다.  

시간은 맞바람처럼 와서 담배만 태워먹고 사라지고 

상념은 갑판에 고여 쉽게 흩어지지 않았다.  

온갖 자질구레한 인생들이 파도처럼 몰려왔고  

배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한 어느 소설가의 이야기와,  

생리혈이 묻은 천 조각을 아무도 모르게 폭폭 삶는 어느 소녀의 이야기와.  

내 보잘것 없는 짧은 인생의 이야기가  

그녀의 기척을 지우는지도 모르고  

나는 장승처럼 오래 서 있었다.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그녀는 

몽유병 환자냐, 쓸모없는 놈아 투덜거리면서  

내 귀에 이어폰 한 짝을 꽃아넣었는데  

마침 나오는 노래가 Bob dylan의 Knockin' On Heavens Door.  

아, 그때 바람에 헝클어진 그녀의 머리를 쓸던 내 손이 조금 떨린 것도,  

엄지 손가락이 제 멋대로 그녀의 아랫 입술을 스쳐 더듬은 것도  

그래서 그날 조금 종류가 다른 불면에 시달린 것도.  

사실은 그 지독한 음치 가수의 이 노래 때문이었던거다.    

 

맹세코 그녀와는 한번도 자지 않았는데,  

그건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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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1-27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무슨.. 소설이나 시 많이 읽지도 않는 사람이 어찌 이런 글을-_-
질투나네요.

2010-01-27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1:22   좋아요 0 | URL
아.. 뽀님 칭찬 들으니까 기분 좋은데 2탄도 쓰고 3탄도 쓰고 그럴까봐요. ㅎㅎㅎ 2탄은 imagine으로 하겠습니다.

2010-01-27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7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0-01-2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미잘님이 서경덕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1:26   좋아요 0 | URL
메피님 알라딘 3절이 무엇인줄 아십니까? 저와 메피님과 락방님이지요. 호호호.

Mephistopheles 2010-01-27 14:05   좋아요 0 | URL
그....그럼...내가 박연폭포...???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4:52   좋아요 0 | URL
죄송해요. 배역이 그것밖에 안 남았네요.

다락방 2010-01-2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무슨... 메세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아 뭐지뭐지? 무슨 메세지가 들어있는 걸까요?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1:27   좋아요 0 | URL
미잘은 사실 성 불구다. 으흑.

다락방 2010-01-27 11:38   좋아요 0 | URL
아!

무해한모리군 2010-01-27 11:51   좋아요 0 | URL
아아아!!!

이 사람들의 주거니받거니 개그는..

다락방 2010-01-27 11:5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저 깊게 깨닫고 고개 끄덕이는 중이에요. 아, 미잘님은 성 불구셨구나, 하고요. 그 메세지를 저는 읽지 못한게 아니겠습니까, 글쎄!!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2:03   좋아요 0 | URL
제 마음이네요. (스피커가 들리셔야 할 텐데요. ㅎㅎ)


Forgettable. 2010-01-27 12:3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머니를 열고 돌돌 감긴 이어폰을 풀러서 재생한 보람이 있네요. ㅋㅋㅋ

다락방 2010-01-27 12:44   좋아요 0 | URL
성 불구자가 된다는건 46초의 절규를 동반하는 것이로군요!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3:41   좋아요 0 | URL
결코 쉬운 일은 아닌것이죠.

다락방 2010-01-27 13:5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말미잘님은 성 불구자인데
성 불구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므로
말미잘님은 지금 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는거군요!

Mephistopheles 2010-01-27 14:27   좋아요 0 | URL
육체적인 걸까요 심리적인 걸까요..??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4:56   좋아요 0 | URL
너, 너무들 몰입하지 마세요.;

Mephistopheles 2010-01-27 20:20   좋아요 0 | URL
둘....다...였을 줄이야.....

다락방 2010-01-2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클났다. 어떡해요. 이거 화제의 서재글에 떴어요. 어떡해요!!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4:55   좋아요 0 | URL
말미잘 고자라고 소문나겠네요. 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0-01-27 15:34   좋아요 0 | URL
즐찾과 서재방문자수가 순식간에 곤두박질 칠지도 몰라요....

다락방 2010-01-27 15:40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 어떡해요. 저도 즐찾 빼고싶어졌어요!!

=3=3=3=3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6:35   좋아요 0 | URL
밤금 하나 빠졌는데 아마 다락방님인듯. ㅠ_ㅠ

무해한모리군 2010-01-27 17:27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으흐흐흐
전 아닙니다...

Forgettable. 2010-01-27 17:29   좋아요 0 | URL
접니다.. 실망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10-01-27 17:42   좋아요 0 | URL
뽀 측은지심도 없이!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9:58   좋아요 0 | URL
젠장, 이걸 보여드릴수도 없고.. ㅠ_ㅠ

Mephistopheles 2010-01-27 20:08   좋아요 0 | URL
이쯤에서 말미잘님은
유키스의 "만만하니"를 부르고 있을까요?
시비블루의 "외토뤼야~"를 부르고 있을까요?

2010-01-27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7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7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Jade 2010-01-27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미잘님. 미소년 얼굴 뒤에 그런 아픔이 ㅜㅠ

뷰리풀말미잘 2010-01-27 20:00   좋아요 0 | URL
ㅠ_ㅠ

Mephistopheles 2010-01-27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칭얼칭얼 거리며.."괜히 고자라고 그랬어.....괜히 고자라고....억울해..억울해.."
이러고 있으실지도 모르겠군요. 안성기 아저씨 주연의 "내시"를 보시고 분발하시기 바랍니다. (내시임에도 불구하고 할껀 합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1-27 23:38   좋아요 0 | URL
자꾸 이러시면 인증샷 올려버릴지도 모릅니다. 흐..

그런 영화가 다 있었군요. 검색해봤는데 꽤 재미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