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혜완은 어떤 사람도 언제나 불행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한 때 그렇게 오두마니 앉아서 이 세상 모든 불행이 자신에게만 쏟아져 내린다고,

마치 하늘이 무너지듯이 쏟아져내린다고 행각했던 자신은

지금 여기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웃고 있는 사람이 언제나 행복한 건 아니듯이 울고 있다고 언제나 슬픈 것은 아닐 것이다.

불행이란 건 어쩌면 오늘 일어난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파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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