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며칠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았다.

그리고 이틀은 내 방을 뒤엎었다.

내가 천성적으로 물건을 버리지는 못 하는지, 옛날 물건들이 아직도 많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쓸모없던 종이더미에서 발견된 고등학교 때 쓴 자작시들...

잠시 손을 멈추고 먼지구덩이에 앉은 채 읽어내려갔다.

 ' 아, 그 땐 내가 이런 생각들을 했구나 ~ '

지나간 뒤에 읽어본 글들은 어찌나 유치하던지.... 

그래도 꽤 괜찮은 작품(?)도 가뭄에 콩 나듯이 눈에 뜨여 대견한 마음도 들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내가 그렇게 내 추억들과 마주하고 있을 때, 보다못한 엄마의 잔소리가 날아왔다.

" 뭘 그렇게 오래 치우냐?  한꺼번에 하려고 하니까 힘들지. 그러게 평소에 정리를 좀 할 것이지..."

궁시렁궁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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