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발견
이수태 지음 / 생각의나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논어] 읽는 재미에 빠져 살던 시기에 이수태 선생님의 [논어의 발견]을 읽으며 벅찬 감동과 환희를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이수태 선생님의 수필집 2권도 다 읽어보았는데 꼬장꼬장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들이었습니다.

평생 [논어]를 읽어오시면서 독자적인 안목을 형성하신 것을 [논어의 발견]과 [새번역 논어]로 나누어 펴셨는데 정말 뛰어난 글맛과 논어를 읽어내는 안목이 놀라운 책입니다. 특히 공자의 제자들의 인간됨이나 그들의 눈에 비친 공자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짜맞추어나가면서 논어를 해석해내는 것은 정말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논어] 관련 저작을 30권정도 읽은 것 같은데 저는 이 책을 단연 앞쪽에 놓고 싶습니다.

2. 2000년도에 도올서원에 다닐때 도올 선생님께 이 책을 아시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도올 선생님이 버럭 화를 내시면서 "순엉터리야! 중국에도 불교적인 깨달음이라는 관점으로 명청대에 [논어]를 해석한 책들이 있었지. 그렇지만 [논어]는 불교적인 시각으로 볼 수가 없어."라고 꽥 소리를 지르시고 가셨던 것이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책을 사랑합니다. 이수태 선생님의 꼬장꼬장한 인격과 쉽지 않았을 세상살이, 음악평론가라는 본업에 걸맞은 심미적인 문장 등이 살아잇는 이 책을 버리느니 저는 도올 선생님을 버릴 겁니다.저는 그런 악평에도 불구하고 단연 최고의 책, 최고의 영감을 주는 책으로 꼽고 싶습니다.

3. 예를 들어, '안회는 자주 쌀궤가 비었다'라는 부분을 풀이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사실 [논어]를 읽으면 자공이 뛰어난 것은 조금 알겠는데 과연 안회가 그렇게 뛰어난 사람인가 또는 안회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라는 것은 무척 알기 어렵습니다. 불운하고 유약한 젊은 선비인 거 같이 느껴지죠. 과하게 이야기하면 공자가 로마 황제라면 안회는 동성애 애인인 미소년 같은 느낌아닙니까? 그렇지만 이 책을 보며 이수태 선생님이 안회가 왜 뛰어나며 공자의 제자 중에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지를 해석해 내시는 데서 정말 탄복했습니다.

4. [논어]를 깨달음의 책으로 몰고가는  이런 식의 해석이란 도올선생님의 평대로 유사 불교 논리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삶에서 일어나는 진지한 질문을 [논어]와 함께 뼈저린 체험 속에 녹여서 보여준다는 점에 이 책은 단연 돋보이는 책입니다.  분명 설득력이 있으며 적어도 저에게는 실존적인 많은 해답을 들려주었던 좋은 책으로 남아있습니다.  

5. 저는 이 책을 너무도 좋아해서 추천도 많이하고 몇 년전 친형처럼 따르던 선배에게 선물을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절판되는 바람에 이 책을 몇년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선배한테 다시 책을 돌려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몇 번이었는지 모릅니다. 또이 책을 구하기 위해 온라인 오프라인 대형서점들과 헌책방등을 방문한 걸 따지면 100회는 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이 책을 볼수 있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군요. [논어]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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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이너리 2012-06-29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 정말 좋은 책인데..다시끔 절판된게 참으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