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쇼퍼 - Face Shopper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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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작가, TVN-TAXI프로그램에서 처음 보았다. [압구정다이어리]라는 책을 내고 방송에 출연했는데 논스톱작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19,29,39]도 평들이 좋고, [압구정다이어리]많이 들었는데 난 책으로는 페이스쇼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 예쁜 얼굴에 한번 더 눈길이 가는 작가이다. 책의 표지도 작가의 얼굴만큼 예쁘다. 푸른빛과 녹색의 중간 파스텔톤에 반짝이는 작은 도트무늬까지 눈에 쏙들어온다. 내용이 성형이야기라서 더욱 그런가?

Prologue, Epilogue에 어느 성형외과 의사의 인터뷰가 나온다. 처음에 읽을 때는 실제 이야기인줄 알았다. 글을 쓰기 위해 만난 “진짜”의사의 인터뷰.(물론 그럴수도 있다) 페이스쇼퍼의 진짜 이야기는 Prologue, Epilogue사이에서 이루어진다. ‘핫’한 인터뷰가 어떻게 ‘솔직 담백한’인터뷰가 되는지.

오해와 비밀을 가진 한편의 드라마를 읽는 기분이었다.

유명배우의 딸인 정지은은 성형외과의사이다.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고 그 아픔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에게 차갑게 행동한다. 같은 층에 새로 생긴 소아과 의사 이한재, 그 또한 아픔을 가지고 살아하는 사람이지만, 세상을 향한 태도는 주인공과 사뭇 다르다. 서로 각자의 이유로 성형외과의사와 소아과의사에 대한 아픔이 있다.

그녀는 꽤 유명한 성형외과의사로 배우들도 자주 들러서 그녀에게 시술을 받는다. 읽다가보니 연예인들은 새로운 작품에 들어간다고 얼굴분위기를 전체적으로 고치는 경우는 많은가보다.

워낙 성형에 관심이 없는 나는 여러 가지 단어와 내용들이 생소했다. 피주사는 살짝 충격이기도 했다. ‘여자에게 외모는 곧 생명이다’라는 책 속 정지은의 말이 이해가 갔다.

가슴이 따뜻한 남자 이한재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서로 간직한 비밀도 알게 된다. 정지은 또한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녀에게 시술받으러 오는 고보경이라는 배우로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덕분에 평생을 오해해온 엄마, 이해정과 아빠의 진실을 알게 된다. 엄마를 엄마라 아니라 배우 이해정이라 불러온 그녀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던 정지은, 진작에 엄마와 대화를 시도했다면 오랜 기간 동안 상처받지 않았도 되었을텐데.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에서 엄마에게 쌓여왔던 불만을 서운함을 화를 내는 형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나온다.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고 각자의 생각만 키워나간다. 나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생긴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마음 속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 세상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문제해결방식이다.

처음에는 비밀을 가진 주인공등장 그리고 오해, 사건 그것들이 풀리는 과정이 드라마의 구성과 비슷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페이스쇼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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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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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카모메식당

한국어, 영어, 일본어 그리고 하늘색 산뜻한 주방, 여주인. 카모메식당 책의 첫인상이었다. 일본어를 전혀 할줄 모르는 나는 카.모.메 뜻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왠지 세 개의 글자만으로도 따뜻한 둥글둥글한 이미지가 느껴졌다. 영화도 보지 못하고 줄거리도 모른채로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해주어서 얼른 책장을 넘겼다. 핀란드 헬싱키. 가보지도 가보려고 마음먹지도 못한 곳이 배경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사는 모습을 상상한 적 있을 것이다. 그 나라가 막연히 좋았을 수도 있고, 책이나 TV또는 또 다른 매개체로 머릿 속에 환상이 심어졌을 수도 있다.

카모메 식당의 주인 사치에는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도장에 다니던 청년, 티모씨으로 인해 핀란드에 대한 이미지가 생겼다. 그리고 티모씨의 부탁으로 헬싱키에서 일주일간 머무를 기회도 생겼다. 그때 그녀가 느낀 건 모두가 태평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핀란드에 식당을 차릴 마음을 먹게 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보다. 사업자금도, 핀란드에 정착하려 할 때도 행운과 시기 적절함이 적당히 혼합되어 그녀에게 찾아온다. 처음 오픈했을 때 누구도 밖에서 구경만 할뿐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기다렸다.

막연함과 불확실성에 대한 기다림이라는 것. 사치에처럼 낙관적이기 힘들다 생각했다. 물론 물질적인 것이 뒷받침 되어야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들어온 핀란드 첫 손님이 온다. 독수리 오형제를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청년 토미이다. 그 후에도 핀란드 아주머니들을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만 수군거린다. 사치에의 외모만 보고 어린아이가 부모없이 식당을 하는 줄 착각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느낌과 사실을 다르다. 그녀는 키만 작을 뿐 38세였는데.

독수리오형제 가사를 찾으러 갔다가 만나게 된 미도리. 그녀는 부모님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다가 핀란드로 오게 되었다.

수동적인 인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그녀. 부모님은 요양원에 계시고 회사가 문을 닫게 되자 행여나 자신에게 부담이 올까봐 꺼려하는 남동생들을 뒤로하고 손가락이 가르키는 나라로 무작정 오게 되었다.

그녀가 시집을 갔다면 부모님에게서 남편에게 인계되어 남편이 원하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난 지금 누군가 나에게 바라는 삶과 내가 원하는 삶의 경계 그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여인 마사코, 그녀에게 매개체는 뉴스였다. 부모님 뒷바라지 하느라 세월이 흐르고 사업에 망한 동생에게 부모님이 남겨주신 재산을 모두 뺏기고, 그녀에게 남은건 원룸하나와 세월을 먹어버린 그녀자신뿐이었다. 그렇게 핀란드로 오게 되었다.


그녀들을 카모메 식당에서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간다. 카모메 갈매기라는 뜻의 그 단어는 바다건너 날아온 그녀들의 이미지를 대신한다. 한번가면 그 공간의 따스함에 음식맛에 반해 또 찾게 되는 식당.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 날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날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꼭, 봐야겠다. 또 다른 느낌의 카모메식당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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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 박경철 김창완 최범석 용이… 생각의 멘토 18인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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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느껴진다. 화려한 외관이 아니라 그 뒷면의 생각을 알아보는 인터뷰모음.

책표지도 커버는 화려한 색이었는데 커버를 벗지고 표제지는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내가 아는 명사들 뿐아니라 유명했지만 내가 몰랐던 분들도 만나뵐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메모를 했다. 이분도 찾아보고, 저 분도 인터넷으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적어내려갔다.

가장 인상깊은 한구절은 -한국MS 사회공헌 담당 이사 권찬의 진실을 훔치다 펀(FUN)-편에서 만났다.

P117 월리엄 위즈워스는 시 [영혼 불멸에 부치는 송가]에서 “계절과 인생은 소유한 자의 것이 아니고 누리고 즐기는 자의 것이며, 「논어」에서는 “아는 노릇은 좋아하는 노릇만 못하고, 좋아하는 노릇은 즐기는 노릇만 못하다”라고 했다.

‘펀’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단어이다. 누구나 하고싶어 하지만 내가 했을 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누군가에게 끌려가고 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가슴뛰는 삶을 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재즈보컬리스트 윤희정은 15년 넘게 〈윤희정&프렌즈〉를 이끌어왔다. 그녀는 114를 통해 명사를 섭외하고 혹은 황당해하고 당황스러워하는 그들을 설득해서 무대에 같이 섰다. 어떤 분은 6개월넘게 섭외기간이 걸리기도 했다. 15년 동안 230여명을 무대에 세우기까지 그녀는 열정을 다했다. 자신의 일을 즐기지 않는 이라면 혹은 오직 일로만 생각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진심에 감동한 사람들이 마음을 그리고 몸을 움직여주었다. 그녀의 열정에 감탄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그녀의 공연을 가보고 싶어졌다.

읽으면서 용기를 얻게 된 내용은 -시골의사 박경철의 지식을 훔치다-편이다. 외과의사, 경제전문가, 칼럼니스트, 저자, 라디오진행자, 강연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너럴리스트이다. “한우물만 파면 성공한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옛말이 되어버린 듯하다. 통섭이라는 단어가 여기에 어울리지 않을까. MBC스페셜에서 보게된 박경철은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평범한 인상이었다. 어떤 점이 그를 비범함으로 이끌었는지 읽어보니 그에겐 노력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클래식 100장을 하루 스무시간 이상 들으며 6개월이 지나니 음악의 감흥을 느끼게 되었다. 낚시를 정복하기 위해 이론서 10여권을 읽고 낚시전문지구독신청을 했다. 원리는 깨우치고 나서 실전에 들어갔단다. 그러한 그의 노력이 지금의 그를 있게한 것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마음 속에서 피어올랐다. 가슴뛰는 삶을 사는 것, 그 시작은 언제가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마음먹고 노력하기 나름이었던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나만의 가슴뛰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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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 - 아이를 크게 키우는 칭찬은 따로 있다!
김윤정.정윤경 지음 / 담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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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에서 살짝 나온 적이 있다. 무조건적인 칭찬은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내용이 살짝 나왔다. 전체적으로 칭찬할 것이 아니라 행동 구체적인 것을 칭찬하라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본 후 어떻게 칭찬하는 것이 부모로서 바람직한가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p20 아이들에게는 ‘나는 뮈든지 잘할 수 있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자신감보다는 ‘나는 무엇을 어떠한 이유로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명확한고 구체적인 자기효능감이 필요하다.

멀리가지 않아도 되었다. ‘넌 잘할 수 있다’, ‘넌 꼭 성공해야한다’ 어디서 많이 들은 내용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은 나는 고등학교 때가 되니 내가 무엇을 위해서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에 빠졌다. 부모님의 과도한 관심과 기대로 많은 학원을 전전하며 자기공부를 하지 않은 아이로 말이다.

나와 성적이 비슷한 P양이 있었다. 초중고대 동창인 그녀는 부모님께서 성적관련한 스트레스를 전혀주지 않으셨다. 자신이 혼자서 찾아서하는 스타일이었다. 영수는 기본이고 언어영역, 사탐과탐학원까지 모조리 좋다는데는 다 찾아다닌 나와는 달랐다. 꾸준한 눈높이 학습으로 스스로 이과를 선택해 항상 나보다 높은 수학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녀는 나보다 더 높은 자기효능감을 가졌던것 같다.

p21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들은 어려운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잘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 때문에 자신이 가진 능력이나 기술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아이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 즐기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임하기 때문에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필요한 능력이나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자기효능감이었다.

P30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들은 어떤 일에 도전하고 꾸준히 시도해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능력을 믿기 때문에 당연히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낮으며, 만약 실패하더라고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시도하려는 강한 승부욕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칭찬으로 얻어진 자기효능감은 자기 주도성으로 이어진다.

부모로서 부담감이 많이지는 대목이었다. 누구든 계속해서 “공부해라”라는 말을 달고 살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시키지 않더라도 자신이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해나가는 아이는 모든 부모가 바라는 자식상일 것이다. 우리딸을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 것, 아마도 나에게 앞으로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P176 영아기의 아이들에게 현명하게 칭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시기가 긍정적인 자기상을 형성해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반드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피드백을 해주어야 한다.······아이가 칭찬 받아야 할 것은 어떤 행독에 대한 완성도가 아니라 스스로 그것을 해내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다. 칭찬을 해주면서 다음 목표와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더욱 좋다.

29개월, 4살 우리딸아이는 처음에는 밥을 앉아서 혼자 잘 먹다가 시누이의 아들, 할머니가 항상 밥을 먹여주는 습관을 가진 조카와 함께 밥을 먹게 되면서 돌아다니면서 밥먹고, 떠먹여주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게 되었다.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아이의 아빠가 밥은 앉아서 먹는 것이라는 강한 훈육시간을 한번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딸아이는 혼자서 먹으려고 노력하고 우리에게 자신이 혼자서 밥먹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중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로서 두가지 힘든 점이 생겼다. 첫째, 혼자서 밥을 먹게되면 아무래도 먹이는 것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둘째, 아이가 부모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행동이 되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일단은 책에서 가르쳐주는 내용대로 혼자서 밥을 먹는 과정, 밥을 한숟가락 입에 뜨고 또 반찬을 혼자서 집어먹고 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려고 하고있다. 부모란 항상 고민에 빠지고 노력해야하는 위치의 사람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앞으로 엄마 나 자신이 편하기 위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지 않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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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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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시마코, 고토코, 리쓰 딸 셋 아들하나이다. 그 중 고토코는 세 명의 딸 중 셋째딸이다. 딸셋 아들하나인 집에서 첫째딸로 자란 나는 소란한 보통날에 나오는 고토코의 가족을 보면서 왠지 우리 가족이 떠올랐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 다르겠지만 성격형격 형성에 집안에서 몇째인가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꼼꼼한 첫째언니 소요, 기분 변화의 폭이 큰 둘째언니 시마코, 말수가 적은 막내아들 리쓰, 그리고 항상 자신에게 어느 정도 만족하며 엄마 근처에서 하는 일을 돕는 고토코.

 우리집 셋째가 생각났다. 학교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달려가던 첫째, 둘째 언니와는 달리 그 아인 지금 제과제빵을 배우고 있다. 든든한 지원군 남자친구가 있는 것도 고토코와 비슷하다. 그리고 언니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없다.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는 셋째이다. 나 또한 시집오기 전에 그 집안에 속한 사람으로서는 몰랐다. 우리집안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이나 규칙 같은 것을. 떨어져보니 느껴졌다. 얼마나 그 속에서 만족하며 행복했었는지를. 아침에 7시면 꼭 아침밥을 온 가족이 모여서 같이 먹었어야했다. 누군가 자고 있다면 다 일어날 때까지 아버지가 깨우신다. 어떨 때는 밥을 먹고 또 잔적도 많다. 목욕은 주말에 다같이 온천에 가서 한다. 그리고 그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생수를 뜨러는 통도사 근처 작은 암자에 아버지 차에 모두 타고 가서 떠온다.

나의 소소한 일상들이 생각났다. 고토코의 가족 덕분에. 에쿠니 가오리 덕분에.

가족이 많다보니 항상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난다. 누군가에겐 특별한 일들이겠지만 아이들이 많다보면 그 일들은 일상이 되어버린다. [소란한 보통날]이라는 제목처럼.

책을 읽다보니 어느 덧 우리집과 비교하고 있었다. 공통점을 찾아보기도 한고 다른점을 찾아보기도 했다. 공통점은 형제들의 성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지만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 큰 차이점은 부모님의 양육관이다. 우리부모님은 자식의 장래 하나하나를 간섭하신데 비해 고토코의 집은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해준다.

p192 "신경쓰이면 물어보면 되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엄마는 노려볼 뿐이었다. 우리엄마는 다부진 사람이지만, 딸들의 사생활에 괜히 간섭했다가 반감을 사는 일에는 몹시 겁을 낸다.

엄마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의 차이점일까?

둘째가 시마코가 아이를 키운다고 했을 때, 첫째 소요가 이혼하고 집으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막내가 학교에서 정학을 당했을 때 모두 그들의 부모님들은 자식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다.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특히나 현실세계에서도 첫째언니 역할을 맡고 있는 나. 시집오고 나서 부모님껜 살짝 미안하지만 동생들이 너무 보고 싶어 주말 아침 눈뜨자 마다 친정에 갔었던 나였다. 나에게 익숙한 그 공간에 머물다가 새로운 환경, 가족에 적응하는데 3년넘게 걸렸다. 결혼 후 일년 남짓 살다가 뱃속에 아이와 함께 돌아온 첫째를 가족들이 마음 속으로는 반기고 있다는 사실. 왠지 나의 현실과는 다른지만 그 마음은 살짝 이해가 간다. 다시 가족으로 컴백. 첫째의 마음이 집으로 돌아왔기에.

나 또한 항상 그 중간선에서 마음이 넘나들긴 했다. 선 안은 지금의 내 집, 선을 살짝 넘어가면 예전의 내 집이었다. 그 중간선에서 고민도 많이 했었고, 몇몇 순간은 예전의 내집으로 내 마음이 넘어갈 뻔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 중간선에 지금의 내 집쪽으로 완전히 들어왔지만. 역시 에쿠니 가오리이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 항상 내 마음을 돌아보고, 들여다보게 된다. [소란한 보통날]덕분에 예전의 나를, 나의 가족을 찾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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