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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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카모메식당

한국어, 영어, 일본어 그리고 하늘색 산뜻한 주방, 여주인. 카모메식당 책의 첫인상이었다. 일본어를 전혀 할줄 모르는 나는 카.모.메 뜻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왠지 세 개의 글자만으로도 따뜻한 둥글둥글한 이미지가 느껴졌다. 영화도 보지 못하고 줄거리도 모른채로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해주어서 얼른 책장을 넘겼다. 핀란드 헬싱키. 가보지도 가보려고 마음먹지도 못한 곳이 배경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사는 모습을 상상한 적 있을 것이다. 그 나라가 막연히 좋았을 수도 있고, 책이나 TV또는 또 다른 매개체로 머릿 속에 환상이 심어졌을 수도 있다.

카모메 식당의 주인 사치에는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도장에 다니던 청년, 티모씨으로 인해 핀란드에 대한 이미지가 생겼다. 그리고 티모씨의 부탁으로 헬싱키에서 일주일간 머무를 기회도 생겼다. 그때 그녀가 느낀 건 모두가 태평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핀란드에 식당을 차릴 마음을 먹게 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보다. 사업자금도, 핀란드에 정착하려 할 때도 행운과 시기 적절함이 적당히 혼합되어 그녀에게 찾아온다. 처음 오픈했을 때 누구도 밖에서 구경만 할뿐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기다렸다.

막연함과 불확실성에 대한 기다림이라는 것. 사치에처럼 낙관적이기 힘들다 생각했다. 물론 물질적인 것이 뒷받침 되어야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들어온 핀란드 첫 손님이 온다. 독수리 오형제를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청년 토미이다. 그 후에도 핀란드 아주머니들을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만 수군거린다. 사치에의 외모만 보고 어린아이가 부모없이 식당을 하는 줄 착각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느낌과 사실을 다르다. 그녀는 키만 작을 뿐 38세였는데.

독수리오형제 가사를 찾으러 갔다가 만나게 된 미도리. 그녀는 부모님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다가 핀란드로 오게 되었다.

수동적인 인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그녀. 부모님은 요양원에 계시고 회사가 문을 닫게 되자 행여나 자신에게 부담이 올까봐 꺼려하는 남동생들을 뒤로하고 손가락이 가르키는 나라로 무작정 오게 되었다.

그녀가 시집을 갔다면 부모님에게서 남편에게 인계되어 남편이 원하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난 지금 누군가 나에게 바라는 삶과 내가 원하는 삶의 경계 그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여인 마사코, 그녀에게 매개체는 뉴스였다. 부모님 뒷바라지 하느라 세월이 흐르고 사업에 망한 동생에게 부모님이 남겨주신 재산을 모두 뺏기고, 그녀에게 남은건 원룸하나와 세월을 먹어버린 그녀자신뿐이었다. 그렇게 핀란드로 오게 되었다.


그녀들을 카모메 식당에서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간다. 카모메 갈매기라는 뜻의 그 단어는 바다건너 날아온 그녀들의 이미지를 대신한다. 한번가면 그 공간의 따스함에 음식맛에 반해 또 찾게 되는 식당.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 날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날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꼭, 봐야겠다. 또 다른 느낌의 카모메식당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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