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앨리슨 베이버스톡 지음, 김원옥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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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매끄럽게 잘 정리해서 쓰기는 어렵다.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이 글을 통해 나타나는데 내 글을 읽으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뒤죽박죽이라는 것이다. 꿈꾸는 만년필을 참여하면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기회가 많아졌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생각을 참 정리 잘하는 분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과 나는 생활도, 생각도, 글도 더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 앨리슨 베이버스톡은 발행인이자 에디터이다. 영국출판계에서 신인작가를 스타작가로 만들어주는데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책도 13권이나 썼다. 작가이자 출판 컨설턴트인 그녀는 중간자 입장에서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썼다. 이 책에는 출판시장 분석과 작가들을 위한 조언이 담겨있다. 킹스턴 대학교에서 출판 마케팅과 출판, 편집 프로세스에 대해 가르치고 있으며 에딘버러 도서전시회에서 특별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양정훈코치님의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 쓰기]는 우리나라 출판사정에 더 맞게끔 쓴 책이라 볼 수 있다.

책 을 다 읽고 보니 쌤앤파커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다. 제목이 강렬해서 내용을 다 읽고 출판사를 확인 한 것은 처음이다. 신문에 이시형 대표의 인터뷰를 보고 그 출판사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도 쌤앤파커스에서 나왔다. 제목을 이시형대표가 밀어붙였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독자들이 흥미로워하는 포인트를 안다는 말이 아닌가. 이 책도 제목을 보고 혹했던 것을 보면 이 출판사는 제목을 참 잘 짓는다.

서론이 길었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들여다보자. 과연 어떻게 하면 베스트셀러작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제일 첫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왜? 무엇 때문에 책을 써야 하나?” “당신은 얼마나 강렬하게 당신의 책을 원하는가?”

‘당신은 잘 쓰는가?’가 아니었다. 내가 얼마나 원하느냐에 달려있다. 11장 작가로서의 열정과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나온다. 단지 당신은 열정이 있는가 물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는 독자가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게 깔끔하게 정리해놓았다.

물론 심리테스트처럼 정답이 나와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 답은 항상 자기가 가지고 있다.

p.257 문예창작학과 교수들은, 가장 유명한 작가는 가장 재능있는 작가가 아니라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진 작가라는 말을 자주 한다.

다음 장은 “당신의 책은 독자들에게 얼마나 사랑 받을 수 있을까?”이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 독자가, 출판사가 원하는 이야기의 교차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 책을 낼 수 없다면 다른 이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고 조언한다. 일간지, 소식지, 뉴스레터, 지역신문, 잡지 등 이다. 꿈만필의 필진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칼럼을 지인에게 발송한다. 아는 이로부터 자신의 글을 읽은 후 피드백을 받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들만이 안다.

꿈만필 공용블로그에 그 칼럼들이 매주 연재되고 있다.(http://blog.naver.com/coachkorea)

p.61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작가로서의 자신감과 올바른 글쓰기 습관, 이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춰야 한다.

세 번째 장은 창의력에 관한 것이다. 작가에겐 필수다. 저자는 창의력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휘된다고 한다. 그리고 창의력에 대해 한 인용구절을 소개 했다.

p.79 “상상력에는 1차 상상력과 2차 상상력, 두 종류가 있다. 우리 모두는 1차 상상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깨달으며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관찰한 모든 것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색다른 시선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완전히 새롭고 참된 것, 가슴 뛰도록 경이롭고 놀라운 무언가로 다시 보여줄 수 있게 만드는 2차 상상력은 오직 작가들, 즉 창의적인 사람들만이 갖고 있다.” 시인 콜리지

네 번째 장은 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사람, 작가에게 가족이라는 존재, 꼭 필요한 작가친구에 관해 설명한다.

p.110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두려운 마음이 들더라도 용기를 내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전략이다.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당신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준다.

5장은 글쓰기 습관, 6장은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다른 글쓰기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내용이니 넘어가겠다.

7장은 당신은 진정한 작가인가?

p.168 위대하고 독창적인 작가라면, 그가 위대하고 독창적인 정도만큼, 자신이 풍기는 분위기도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윌리엄 워즈워스

p.169 정말 필요한 것은 끈기, 독창성,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든 스스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능력이다.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충고를 한 마디 하라면, 그러한 시스템을 배우라는 것이다. -몰리 커트퍼스

꿈만필을 참여하며 과제 중 인상 깊은 것이 있었다. 자신만의 브랜딩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한문장으로 나를 소개하는 내용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 과제를 하는 동안 만든 문장이 있다. 지금도 명함을 줄 때 그 문장으로 나를 소개한다. 꿈만필의 커리큘럼은 이 책의 내용을 실행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8장은 거절대처법이다. 누군가 속시원하게 이야기해줬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저자의 말을 머릿속에 넣어야지. 누군가 내 글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내 글을 향한 것이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다.

9장은 많이 읽어라는 내용, 10장은 출판프로세스와 출판계를 잘 알아라는 내용이다.

11장은 작가로서의 열정과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이다. 저자는 매 장 끝마무리마다 11장으로 가서 자신의 의지를 확인해보라고 한다.

글쓰기 책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실행이 관건이다. 나는 일단 한가지에 집중해야겠다. 글쓰는 습관들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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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글쓰기 - 남자 보는 눈으로 통달하는
유나경 지음 / 북포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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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책을 먼저 만나고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은 나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유나경이라는 분을 먼저 알고 몇 달을 마음을 나누었다. 첫 만남은 1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 분의 책을 만났다. 뭐라고 설명할까. 책과 사람은 달랐다. 나는 아직 멀었나보다 생각하는 순간 유나경 작가님의 책에서 내 느낌을 설명해줄 구절을 찾았다.

p.197
작가란 글로 또 다른 삶을 산다. 어쩌면 당신과 당신의 글은 다른 인격체일지도 모른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나를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만 하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만을 늘어놓게 될 것이다. 두려워 말고 나를 벗어나라. 그리고 현상에만 집착하지 마라. 현상 너머에 있는 본질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보이는 것만 전부는 아니다.
책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만나 뵙게 되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이렇게 밑줄을 많이 그은 책은 없었다. 어떤 책을 필사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 고민 안해도 될 것이다. 이 책으로 결정했다.
이 책의 제작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처음 출간계획서가 나왔을 때, 정말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쯤 이만큼 쓸 수 있을까' 그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출판사에 출간계획서를 돌린지 얼마 되지 않아 계약 소식이 들리고 석달을 열심히 쓰셔서 드디어 이 책이 나왔다. 그 모든 과정이 내가 꿈만필 3기를 시작하고 난 후에 이루어졌다.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출간과정, 옆에서 지켜보니 내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다.
유나경 작가님은 나의 롤모델이다.
그럼 이제 책을 들여다볼까?
작가님은 남자와 글쓰기, 두 단어로 컨셉을 잡으셨다. 어떻게 풀어가실까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책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각 꼭지의 앞부분에는 남자들의 특성이 나오고, 뒤에는 글쓰기로 이어진다. 여자들을 위한 글쓰기 책이다. 그 두 개가 이어지니 마음에 더 와닿았다. 이렇게 공통점이 많았던가?
역시 삶의 연륜은 따라갈 수 없다.
1장은 나를 설레게 하는 두 가지, 남자 그리고 글쓰기이다. 남자와 연애하듯 글쓰기와 연애하라고 한다.
p.22 남자도 글쓰기도 모두 인생이다. 마치 성장하는 아이처럼 둘 다 쓰라린 경험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힘든 것은 당연하다. 삶에서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
p.24 이쯤에서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할 것이 있다. 날마다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여전히 가슴이 뛰는가?"
"날마다 글을 쓰는가?"
p.27 결국 작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재능은 다른 무엇도 아닌 글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다. 그 열정만이 당신이 글을 쓰며 느끼는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하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게 하는 유일한 원동력이 된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지속하고 싶다는 열정과 노력하고 있는 시간이다. 남자도 글쓰기도, 이것들이 당신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면 아낌없이 줘라. 진정한 사랑은 주는 것이다. 바라지 않고 단지 주는 것만으로 행복할 때 당신은 이미 작가다.
과연 내가 주기만 할 수 있을까?
2장은 좋은 남자처럼 좋은 글쓰기이다. 진실한 남자처럼 솔직한 글, 가슴 따뜻한 남자처럼 감동을 주는 글, 강한 남자처럼 힘이 있는 글 등 저자가 좋은 남자를 나열한다. 나에게 좋은 남자란 어떤 남자일까? 이 책의 특징은 남자와 글쓰기를 동시에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자라면 그것도 미혼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3장은 속터지는 남자, 4장은 이기적인 남자다. 개인적으로는 이기적으로 글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이기적인 글쓰기는 내면의 여행이 깊어 깨어있는 글, 홀로 사막을 건너듯 틀에 갇히지 않은 글, 문밖을 나선 경험이 쌓여 다채로운 글, 길들여지지 않는 남자처럼 거친 매력이 있는 글이다.
나는 너무 착한 글만 썼나보다. 결과가 뻔한 글, 글쓰는 내가 우물 안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 어떻게 하면 이기적으로 쓸 수 있을까?
이 글을 쓰고 난 다음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지난 주에 읽은 창조적 책읽기에서 책은 2번 읽어보라고 했다. 장소와 시간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다르게 다가 올 수 있으니 말이다.
다시금 읽어보려 해도 기대되는 책.
남자보는 눈으로 통달하는 발칙한 글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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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쉬운 사진 - 사진전문기자가 알려주는 ‘보여주고 싶은’ 사진 찍기
유창우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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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부모님께서 일본여행 갔다오시는 길에 디지털카메라를 사주셨다.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올해가 2012년 이나 10년 동안 디카가 있었던 셈이다. 그 디카는 회사에서 사진찍다가 망가져버려서 아쉽다. 그 카메라 덕분에 사진에 눈뜨게 되었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 내가 맡은 일 중 하나가 작업 사진 관리였다. 그래서 매일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 일을 주신 과장님께 참 감사하다. 어떻게 하면 저 장면을 잘 찍을까, 어떻게 하면 저 꽃을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들어주셨기 때문이다.

몇 달을 장미만 찍은 적도 있었다. 장미현황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때 기억으로 지금은 꽃만 보면 사진기를 들이댄다. 그렇게 길들인 내 사진습관은 단점이 있다. 꽃, 풍경만 찍다보니 사람을 잘 못찍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떻게 찍을까?

내가 기대했던 것은 사진기법이었다. 그런데 첫장부터 내 기대를 져버렸다. 작가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내 기대를 져버려서 더 좋았다. 저자는 '조작법'을 잊고 '즐거움'을 찾아라고 한다.

저자 유창우는 중앙대 여술대학원에서 영상매체를 공부했고 1994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현재 C영상 미디어에서 <조선일보>여행 섹션 "주말매거진 2+"의 사진 등을 찍고 있다. 사진 칼럼 "유창우의 쉬운 사진"을 연재하고 있다.

첫 장에서는 사람을 찍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빛을 살려라, 가족 사진은 거울을 활용하라, 나만 아는 '당신'을 담다. 친구사진은 찍을 때도 찍고 나서도 즐겁게 하라고 조언한다. 어떤 각도에서 이렇게 찍어라가 아니라 찍히는 대상을 마음으로 보라고 한다.

친구들을 만날 때 사진기를 들고 나갔다. 저자는 기왕이면 즐겁게 찍어라고 조언한다. 찍는 장소와 시간,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하다. 친구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아야 자연스럽게 나온다. 친구들이 다른데 집중하고 있을 때 한장 찍었다. 나름 흡족한 사진이 나왔다.

어딜가나 음식 사진을 찍는 편이다. 습관이 들어서 가족이든 친구들이든 먹기 전에 나를 한번 쳐다본다. '안찍어?'하는 표정으로. 어느새 사진이 생활화 되어버렸다. 저자는 음식 사진을 찍을 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한다. '무엇을 찍을건지' '무엇을 안찍을건지' 선택하라고 한다. 다 담으려고 하면 복잡해진다.

한숟갈 크기로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이다. 실내조명보다는 밖에서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볕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햇빛을 좋아한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사진 속의 내 모습은 부자연스럽다. 언제쯤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 전까지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이는 세상을 자연스럽게 담아봐야지.

p.76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자꾸 '잔(盞)'을 찍는 걸까. 유행이 식을 때도 된 것 같은데, 오늘도 또다시 누군가가 카페에 앉아 그가 마시는 음료를 담은 잔을 사진으로 찍어 웹에 전송하는 걸 목격했따.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 걸까.

갸우뚱하는 내게 아내가 "요즘 <잔>이라는 책도 나왔다"고 일러줬다. 말 그대로 찻잔만 모아서 그림을 그린 책이다. 저자 박세연은 책에 이렇게 썼다.

"차를 마시면 자국이 남는다. 비싼 잔은 잔 가장자리가 섬세한 각도로 되어 있어 커피 방울이 잔 바깥으로 흐르지 않지만 카페에 있는 대부분의 잔은 그리 고가가 아닌지라 섬세하게 커피잔 입구까지 신경 쓰지는 못하나보다. 하지만 나는 입술에 묻었던 커피가 잔을 타고 흘러내려 말라버린 얼룩을 좋아한다. 내가 이곳에 있었다는 흔적같다."

이 대목을 읽고 나니 비로소 "아, 이런 거였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커피진을 찍으면서 잠시 어디엔가 걸터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한 박자 쉬어가는, 짧지만 달콤한 휴식의 시간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이 찾아온 것이다. 커피잔을 찍는 건 단순히 잔이나 예쁜 음료를 찍는 일일 수도 있지만, '휴식'을 기록하는 의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p.101 어떤 상황에서든 바로 총을 꺼내들 수 있도록 준비한다. 여행 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사진을 찍는다'는 뜻의 영어 단어 '슛(shoot)'엔 '총을 쏘다'는 뜻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카메라는 일단 항상 켜두자. 가장 깊숙이 넣어두는 대신, 언제 어디서나 바로 찍을 수 있도록 어깨나 목에 건다. 방전될까 걱정돼서 꽁꽁싸두고 꺼놓으면 정작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있다.

p.145 난 그래서 꽃 사진을 처음 찍는 사람에게 "여자친구 찍듯 찍어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꽃이란 피사체를 그저 정물처럼 바라보면서 찍는 사진과 애정을 가지고 살아있는 생명을 대하는 마음으로 찍는 사진은 무척 다르기 때문이다.

p.155 시인들이 자주 쓰는 용어 중에 '낯설기 하기'란 말이 있따. 너무 익숙해서 새로울 것도 참신할 것도 없는 것을 새롭게 표현하는 기법을 일컫는 말이다. 영국의 셰익스피어나 독일의 브레히트 같은 시인들은 바로 이 '낯설게 하기'기법으로 숱한 걸작을 남겼따. 그런데 이게 꼭 시인의 전유물만은 아닌 것 같다. 사진을 찍을 때도 이 기법은 유용하게 쓰인다.

p.226 왜 다들 먼 곳에서만 사진 소재를 찾을까. 멀리 가려면 일단 돈과 시간이 든다. 낯선 곳에 갔으니 뭘 찍을지 몰라서 헤매기도 한다. 간 김에 뭔가를 건져오겠다는 부담감에 편하게 사진 찍을 즐거움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늘 다니는 곳, 가까이에 있는 물건, 늘보는 얼굴부터 찍으면 일단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아무래도 좀 더 친숙한 각도에서 더 나은 장면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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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뱀파이어 스토리콜렉터 12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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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 책도 그렇다.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가 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이다. 소설보다는 더 손이 간다. 소설은 가끔 너무 몰입해서 내 감정을 추스리기 힘들 때가 있다. 국내 소설이 더 그런 편이다. 상대적으로 외국, 그리고 정치소설은 '아,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며 읽는다.

이 책은 그랬다. 지은이 크리스토퍼 판즈워스는 <워싱턴 먼슬리>, <뉴욕 포스트>, <뉴 리퍼블릭>에서 수년간 폭로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로 자리를 옮기고 각본가로 활동했다.

그의 첫 소설은 <블러드 오스 :피의 맹세>이다. 그의 소설은 속도감 있는 액션으로 유명하단다. 이 책도 그랬다. 읽으면서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이 작가의 '너대니얼 케이드 시리즈'는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은 <블러드 오스>의 후속작이다. 앞의 책과 내용이 연결된다. 다 읽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랬다. 이 책에서는 케이드와 잭이 믿음을 가진 동료로 나오는데 전작에서는 그들이 신뢰를 쌓는 과정이 나온다고 한다. 케이드는 대통령의 비밀요원이다. 그는 140년을 살았고 뱀파이어라는 것이 다른 비밀요원과 다르다.

책 내용에는 멀쩡한 사람들이 가루약을 먹고 뱀머리 인간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앞부분에는 한 소년의 시선으로 그 변화과정을 보여줬다. 그는 그 약을 먹고 갑자기 배가 고파지면서 난폭해졌다. 사람이었지만 같은 사람을 해치는 괴물로 변하는 것이다. 당하는 사람들은 방금까지 친구이자 동료였던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괴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그리고 그에 의해 죽는다. 물론 죽고 난 후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겠지만 그 사이 공포는 극에 치닫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그렇다. 오늘까지 내 편인 줄 알았던 사람이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것인가?

이 책에 묘사되는 살해현장도 오싹했지만 사람이 변한다는 사실이 더 무섭게 만들었다.

나에게는 별식과도 같은 책, [대통령의 뱀파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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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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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이 어디에 끌리느냐에 따라 나눈 것이다. 누군가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나무도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가 있고 그늘에서 잘 자라는 음수가 있다. 우리는 나무 모두가 햇빛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는 데 그것은 착각이다. 하물며 사람도 그러하다. 이성애자들에게는 결혼이라는 것이 허용된다. 누구나 다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다.

 가끔은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를 착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것은 또 다른 개념이다. 내가 여자로 태어났는데 여자로 인식하는 것, 육체가 남자로 태어났는데 정신도 남자로 인식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는 육체는 여자로 태어났는데 정신이 남자인 경우, 육체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정신은 여자인 경우이다. 나는 그 개념을 이해하면서 참 지금의 내 모습이 행운이라 생각했다. 나 자신의 주체성에 대해 의심하는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성교육전문가과정 수업을 들을 때였다. 강사분이 서울에서 내려오셨는데 그 분은 동성애자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셨다. 남녀간에 결혼을 전제로 만날 때는 그 사람의 직업, 집안 등 배경을 보게 되지만 오히려 동성연애는 그런 부분이 사라지고 오로지 사람만 보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오히려 더 사랑에 본질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내가 하는 것만 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었다.
 
예전 직장에서 내가 하는 업무중 하나가 비정규직 관리였다. 일을 잘하는 아주머니들을과 2년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것도 퇴직금을 주면 한정된 예산에서 많은 인력을 쓸 수 없다는 이유로 1년에 9개월 이상 같이 일을 할 수 없었다. 불행중 다행인지 내가 일하던 분야는 계절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겨울에는 일거리가 없었다. 아주머니들은 겨울에 일을 하지 못했다. 그 기간동안 아주머니들은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를 받으셨다. 그나마 실 고용기간이 180일이 지난 분들만 해당했다. 나는 시키는 대로 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년에도 꼭 연락달라는 아주머니들의 전화를 받을 때면, 마음으로 참 곤란했다. 내 마음과 회사 입장에서 그 아주머니가 일하는 것이 좋지만, 비정규직 법안은 더욱 발목을 잡는 꼴이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지.
 
이 책에서는 인권의 다양한 부분을 다룬다. 청소년 인권, 성소수자 인권, 여성과 폭력, 장애인인권, 노동자인권, 종교에 인종까지 어려운 인권이야기를 영화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저자 김두식은 영화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고려대 법대와 미국 코넬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했고, 변호사, 검사를 거쳐 지금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p. 79
김비는 "저를 만든 누군가가 있다면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서 다른 사람은 느낄 필요가 없는 그런 혼란과 어려움과 곤혹스러움을 가지고 살게 하는지 저도 알고 싶다"고 말합니다.
p.88 인권은 아주 쉽게 정리한다면 결국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보장받기를 원하는 그 권리들을 다른 사람들도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 민주시민이 가져야 할 올바른 덕목입니다.

p.96 드라마 [아이리스](2009)에서 볼 수 있듯이, 여성이 남성의 따귀를 때리는 원인은 남자의 기습키스가 단연 으뜸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정상이 아닙니다. 아무리 이병헌이라해도 사랑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돌발적으로 입술을 들이미는 것은 미친 짓이고 폭력입니다. 김태희가 그걸 때귀 한대로 응징하고 곧바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정말이지 전 세계 어디에도 흔히 찾기 어려운 우리만의 드라마 문법입니다.

p.97 세상에는 따귀 말고도 사랑과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걸 익혀 나가는 게 바로 인생입니다. 그 많은 표현방식을 연구하고 익히는 대신 따귀 한대로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우리 드라마 작가들과 PD들의 태도는 딱 한단어, '게으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p.100 자동차에 억지로 태우는 사람하고는 아예 사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따귀를 때리는 사람하고도 빨리 정리하는 편이 신상에 좋습니다. 안그러면 반드시 그보다 심한 일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결혼이라도 하면 더 끔찍한 폭력에 노출됩니다. 연애시절에 여자를 때린 남자는 결혼 후에도 반드시 때리게 되어 있습니다. 연애시절에 여자를 때린 남자는 결혼 후에도 반드시 때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휠씬 더 심하게 말이지요.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지, 주먹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p. 101 이유없이 맞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맞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 그 생생한 공포는 느껴본 사람만이 압니다.
p.103 영화 똥파리 중
"이 나라, 씨발, 애비들은 아주 좆같애. 이게 븅신들 같은데 지 가족들한테는 아주 김일성같이 굴라 그래, 이 씨발놈들이. 니가 김일성이야, 이 씨발새끼야, 김일성이야, 이 씨발놈아."
정말이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가부장제도의 상관관계를 소름 끼치게 요약한 대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상훈이 마음을 잡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순간, 그를 죽이는 사람은 아버지의 폭력 속에서 성장한 신참 용역깡패 영재(이환)입니다. 영재는 자신이 상훈의 칼에 죽은 어머니의 복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릅니다. 이처럼 영화 속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면서도 누구 하나 자기가 왜 이렇게 폭력을 쓰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로봇처럼 폭력을 휘두르고 있을 뿐입니다.

p.186
임금이 다를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파리목숨입니다. 기간제노동자의 고용기간이 2년을 넘게 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도록 의무화하여 노동자를 보호하려고 했더니, 기업들은 2년동안 부려먹은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에 아예 2년이 되기 전에 잘라버리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비정규직 보호규정이 오히려 비정규직의 고용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사용자들은 그것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고 부릅니다.  

 

p. 188
사람은 돈만 들어가면 일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비정규직으로 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은 영혼이 있는 존재입니다. 불안정성이 외형적인 생산성을 높일지는 몰라도 불안한 영혼들이 만들어내는 상품에는 혼이 빠져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혼이 빠진 상품이 고객에게 감동을 줄 리도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경제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면이 너무 많습니다. 그걸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이 국가와 기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경제논리에 기반한 정책만 양산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날로 행복해져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삶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양극화만 심화됩니다. 


p.207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시피, 기독교계 일부는 이 영화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원래 자기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편한 일입니다. 저는 텔레비젼에서 잠깐 인터뷰하는 제 모습만 봐도 '내 목소리가 왜 저렇게 나오고, 표정은 왜 저렇지?'카메라나 조명이 잘못된 게 아닐까?'하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우리'기독교인끼리만 알고 있던 부흥회, 구역예배, 기도회 등의 모습을 객관해서 보고 듣는 것은 확실히 괴로운 일입니다.  


p.228
국가를 지키기 위해 젊은 남성들이 치러야 하는 희생이 더 의미있는 것이 되도록 병영문화를 개선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가지고 노는'그런 문화 속에서 청년기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낸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인권의식을 갖고 남을 이해하기란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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