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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 비즈니스 정글보다 더 위험한 스위트홈에 대하여
레슬리 베네츠 지음, 고현숙 옮김 / 웅진윙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여성CEO, 사회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여성들~ 그거 다 남편들이 벌이가 시원치않기 때문이야. 남편이 돈만 잘 벌어봐 여자들이 일하나.”
남편이 나에게 한 말이었다. 1년5개월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하여 시댁과 한건물에 살면서 부산 친정에 아이를 맡겨야 했다. “어머니 우리 애 쩜 봐주세요” 이 한마디가 얼마나 안떨어지던지. 철없던 나는 그 때 당연히 봐주실 거라 생각했다. 맞다 어머님은 그럴 준비가 되어계셨다. 다만, 내가 그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다.
공채로 들어간 직장, 들어갈 때 입사점수도, 직장 내 활동도 내가 더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었다. 6시그마 블랙벨트에 직장 내 역할극도 발탁되어 하고, 연말 인사고과 점수도 내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히 승진을 하게 되면 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속 과장님 하게 된다면 입사동기 남자직원이 먼저란다. 그 말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 때쯤 결심했다. 결혼하기로. 내 직업이 특수하긴 했다. 아버지뻘 아저씨들, 할머니뻘 아줌마분들과 같이 일할 뿐아니라 이거하세요 저거하세요 하는 불편한 자리이긴 했다. 외모도 왜소한데다 나이보다 어려보여서 영 약발이 안 먹히긴 했다.
그래도 나에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있었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사람관계, 조직이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한 육아를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나에게는 따끔한 회초리와 같은 책이다. 나의 내면을 속마음을 들켜버린 기분이랄까.
제2의 직업을 찾는다는 건, 내가 현실의 문제(육아와 일, 시댁과의 갈등)을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가 아니었을까. 남편과 일 그만둘 때 약속했다. 아이가 크면 나는 꼭 다른 일을 할 거라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사서교사가 되겠다고 하니 다시 그 뻔한 조직 세계로 들어가겠나고 했다.
다시 그렇게 힘들게 살고 싶냐고, 남편이 돈잘벌고 성공하게 도와주는게 니 역할이 아니냐고. 워낙 강력하게 이야기 하길래. 그런갑다 수긍했다.
남편이 반대해서 포기하겠다고 하니 인생선배님 “남편이 니 인생 대신 살아주냐?”라고 따끔하게 말씀하셨다. 마음이 시렸지만.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난 이미 경제적으로 무능해진 가정주부였다.
회사를 그만 두기전 극도로 마음도 몸도 지친상태였다. 런치타임에 먹고싶은 식당에가서 밥먹고, 백화점가고, 낮잠 자고싶을 때 자고 그런 전업주부가 너무나 부러웠다. 그래서 처음 두달간은 못누린것 마음껏 누렸다.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3개월 학교다니니 생활이 다시 활력이 붙었다. 그러다 방학. 갑자기 진짜 아이만 돌보게 된 것이다. 내가 하는 것 없이. 물론 책이 있었다. 블로그도 카페활동도 있었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은 뭔가가 있었다. 남편이 아무리 잘해줘도 뭔가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무언가가 뭔지, 왜 지속되는 불면증과 깊은 우울의 원인.
이 책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나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p279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원만한 성격을 갖는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진리는 변함이 없다.
책, TV프로그램에서도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번이 몇 번째인가.
몇 년 뒤가 될지 모르고 막연하게 세웠던 꿈.
이 책을 읽어며 구체화 시키고 있다.
미룰 이유가 없었다. 유치원가기 1~2년 그 때까지 나는 준비되어 있어야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세상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책을 덮고 나만의 사업계획서를 써볼 예정이다.
결혼한 여자들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심지어 나 자신도 모르는 속마음을.
아이도 잘 크고 남편도 잘해주는데
깊은 우울에 힘들어하는 주부,
육아와 집안일로 지친 직장맘,
계속 일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직장맘
특히 육아휴직맘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