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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인 유럽
구현정 글 사진 / 예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햇살 좋은 일요일 오후.
110만평 공원에서 북유럽 인 카페를 펼쳐들었다. 내 앞에는 빨간 유모차 한 대가 있고 그 너머에는 로단테와 은방울꽃이 놀이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이 곳에서 처음 책 읽기 시작한 것이 아니였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를 부러워하다가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늘 상상하던 삶. 카페생활자, 상주적여행자, 파워블로거, 프리랜서 작가
이 모든 타이틀을 한 사람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책은 흠뻑 빠져들 만큼 매력적이다.
사진도 전문가가 찍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분은 아직 아이가 없으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럽으로 출장을 많이 가던 내친구가 생각났다. 그녀는 S기업에 다니는 관계로 그 좋은 유럽에서 일하다가 관광은 쉬는날 날잡아서 하고 오곤했다. 왠지 그 친구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
18.5cm×13cm, 303쪽. 책 읽는데 걸린 시간 4일.
요즘 비교적 빨리 책을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다 읽는데 4일이 걸렸다. 이 책에서 빠져나오기 싫었다는 것이 내 마음이었다.
단지 공간 묘사가 아니라 그 공간에서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해 주었다.
카페에 들어가면 그 공간에 따라 기분과 생각이 많이 좌우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작가 또한 그 공간에 가기까지 그리고 그 공간에서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그 곳의 느낌을 사진으로나마 만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마웠다.
p46
소설가 박상우는 “서재는 공간 이용자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창조적인 사유를 자극하고 조성한다”라고 했다. 나는 이 카페의 외딴 방에서 그 맥락을 차고 넘치게 직접 경험했다. 비롯 샬럿 브론테의 [제인에어]같은 대작이 출산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일주일간 이곳에 드나들며 흡족한 몇 장의 글을 완성했다.
나 또한 카페에 가서 그 공간이 나와 너무 맞는다는 생각이 들면 그 곳에 일주일에 몇 번이고 간다. 그 곳에서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서평을 쓰면 왠지 더 잘써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4색의 은밀한 공간-리브레리아 카페 라이에/스페인 바로셀로나
쁘띠 북카페-올 북스앤 코/프랑스 액상프로방스
는 북카페를 구상하고 있는 나에게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동률님이 계서서 출시되자 마자 mp3음반을 사버린 베란다프로젝트(p181),
1월 제주도 여행때 읽다가 만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p204),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p284).
나의 취향과 작가의 취향의 교차점을 발견하니 왠지 미소가 지어졌다.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책이다.
책을 읽다가 저녁 9시가 너머 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어 사러나간 적이있다.
초코케이크를 사와서 입에 넣는 순간 너무나 행복해졌다.
이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책을 읽다가 간간히 커피와 케이크가 너무나 먹고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그 때는 본능에 충실하시라고.
그러면 작가가 그 카페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조금이나마 나누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