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동물원, 스무 살 여름에 그곳에서 소개팅을 했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든간에 살아있는 모든 것은 나에게 두려움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내가 10년을 키운 개에게도 정을 주지 못한 까닭도 그것일 게다.) (살아있는 것 중, 내가 유일하게 정을 줄 수 있는 것은 물고기, 그것도 키울 수 있는 종류 뿐이다.) 그런데 왜 하필 장소가 그곳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아마 장소가 그곳이 아니었다면 그 남자와의 관계가 지속되었을까 생각한다. 동물 중에서 조류를 지독하게 (정말, 까무러칠 정도로) 싫어하는 나에 비해 그 남자는 조류를 너무 좋아했다. (특히 공작새를) (아,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리다.)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며 보낸 시간의 20분은 내게 지옥과도 같았고, 그 날 이후로 그 남자는 나와 만났던 적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책 제목에 쓰여 있는 ‘동물원’이라는 세 글자에 그때의 일이 생각났다. (동물원에 관한 다른 추억을 하루바삐 만들어야 할텐데.. 큭큭.) 물론,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 책 제목 ‘동물원을 샀어요’ ... 어째 제목에서 풍겨오는 느낌은 ‘과자를 샀어요.’와 같은 살랑거리는 가벼움이 느껴져 당황했다. 내 기억에 담겨있는 동물원은 한 바퀴를 도는 데에도 몇 시간이나 소비되는 (물론, 구경하는 시간이 더 많긴 하지만) 어머어마한 평을 자랑하고 있는 곳인데! 그곳을 평범한 개인이 샀다니, 의아할 수밖에. 

 

 

 

쉿, 조용히 해. 아빠가 지금 동물원을 사려고 한단 말이야.주인공 벤저민 미 부부의 집에 소책자 한 부가 집으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런던의 아파트를 팔고 남부 프랑스 중심부에 있는 아름다운 헛간 두 채를 사들여 그곳에서 칼럼을 쓰고, 아이들과 야생 생물 탐험을 하는 것 _ 이것이 그가 말하는 완벽한 환경이고, 그것이 바로 눈 앞에 펼쳐져 있었기에 별 관심이 없는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그들의 ‘꿈의 시나리오’를 완성시킬 문장이 그곳에 있었던 것! 그것은 다름아닌 ‘다트무어 야생공원을 판다’는 광고. 결국, 가족의 전재산을 쏟아 부어 동물원을 샀다. 3만평의 동물원을, 정말로! 그런데 동물원을 샀다고 해서 바로 개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개장을 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맨 마지막 절차로 심사일이 있었다. 개장을 준비하기에 앞서 도와줄 새로운 스물네 명의 직원을 뽑고, 그들(벤저민 미)의 재정상태도 확인해야 했으며, 탈출할 위험이 큰 규격에 맞지 않는 축사들도 새로 수리를 하거나, (그것이 불가할 경우에는) 동물을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야 했다. 그리고 나서야 본격적인 동물원 개장 준비가 시작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도중에 아내 캐서린이 쓰러진다. 문제는 전에 뇌에 종양을 수술한 것이 재발한 것. - 그들은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나는 (일찍 일어날 때에는) 일요일에 하는 ‘TV 동물농장’을 챙겨본다. 그곳에서 간접적으로 동물들을 만나지만, 그곳에서 방영되는 것들의 주제는 동물들의 고충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사람들(이를테면 사육사들이나 관리인들)이 겪는 고충은 사실 뒷전이다. 그래서 뒷이야기는 볼 수 없는 아쉬움들이 많았었는데, 이 책에서는, 물론 전체적인 흐름은 동물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정관수술을 하기 위해 수술실에 눕힌 늑대 ‘잭’의 고환에서 암이 발견되어 그것을 자르고 써는 과정에서 지어졌을 남자 직원들의 표정들이 상상되며 낄낄 웃어댔고, 사자 ‘솔로몬’을 마취시켰을 때 입술이 밀려올라가며 단검 같은 이빨들이 훤히 보이는 순간에 줄행랑을 치고 싶었다는 그들에게서 나 역시 오금 저림을 느끼기도 했으며, 호랑이를 마취하는 과정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난다,고 하여 ‘블래드’의 마취에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을 안기도 했었다. 또, 곰 ‘퍼지’와 퓨마, 재규어 ‘소버린’의 이빨 치료에서는 으~ 거리며 미간을 찌푸리기도 했다. 동물원 직원이 아닌 이상에야 경험하기가 쉽지 않은 일들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그렇게 나도, 책을 읽을 때 동안 만큼은 ‘다트무어 동물공원’의 직원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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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선생님 365 -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세상의 모든 것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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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귓가를 간질거리게 하바람에, 코 끝에 살포시 내려앉는 꽃 향기에,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에 고맙다, 한 적이 있었고, 바닥에 나뒹구는 낙엽들에 미안하다, 한 적이 있었다.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함과 미안함을 느끼는 것은 내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뿐임을. 그렇기에, 내가 어렵지 않게, 아니 실은 손가락이 팔랑거릴 정도로 가볍게 읽었던 정 철의 「학교 밖 선생님 365」을 읽기 전, 마음의 여유가 있는가, 하는 물음이 결코 우습지는 않다. 일년 전, 작가 장현웅·장희엽의 「사소한 발견」을 만난 적이 있는데, 많은 감흥을 받지 못했었다. 앞서 말했던 여유의 결핍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였다. 게다가 난,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것은 아마 말장난,을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로 인해 사람에게 공감을 얻어내겠다,는 그런 것. 따라서 여전히 난 이런 류의 책은 좋아하지 않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이따금 한번씩 들춰보면서 마음에 닿는 글에 나의 공감을 얹고, 내 생활과 연관시켜보는 것이, 내가 이 책을 읽는 방법이다.

 

 

 

당신이라는 제품은 당신이 디자인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자가 속한 틀을 부러워하며, 타자처럼, - 과 같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것에 대해 나는, 동경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변명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게는, 세상의 잣대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가끔 그 동경의 대상들은 세상의 잣대에 상처투성이인 나를 그들의 앞에 다시금 굴복시킨다. 그저 꿈으로만 간직할 수 있도록. 하지만, 당신은 단편소설이 아니라 장편소설이다. 지금까지 이십사 년이라는 세월이 나를 훑고 지나갔고, 그 시절들에 태동했던 나에 대해 이야기를 쓴다면, 나는 어떤 책 구석에 쌩뚱맞게 끼어든 한 페이지가 아닐런지. 아직까지 특별할 것 없는, 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도 성공하지 못한 ‘이십 대 직장인’이라는 명목 아래 쓸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 24%의 아주 미비한 진행률로 느리고 더디지만, 100%에 도달할 것이라는 희망을 찾아나선다. 어쩌면, 세계의 역사를 쓰겠다,던 것이 알고보니 클라우디아라는 한 노파의 자서전이었던 한 권의 책처럼. (문타이거) (그녀에게 있어 자신이라는 존재는 세계의 역사를 논할 만큼이었을 게다.)

 

 

 


 

늘 하루가 부족한 게 인생이다. 늘 시간에 쫓겨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인생이다. 늘 다음엔 제대로 해야지 다짐하는 게 인생이다. 충분한 시간은 어디에도 없으니 조금 아쉬운 결과에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하루라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졌다. (요즘 들어선 거의 매일.) 그것은 언제나 하루에 주어지는 24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지금보단 덜하지만) 전에도 이런 때가 있어서 하루 일정의 ‘to do’를 쓴다는 게 몇 년째 계속 써오고 있는데, 전에는 계획했던 것들에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를 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한 일을 쓰는 편에 속한다. (시간이 많던, 또 내 일만 해도 되었던 학생때와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의 to do를 똑같은 방식으로 했을 때 표시되지 않은 부분이 하지 않은 쪽인데, 그걸 보며 내 시간이 너무 없다라는 생각때문에 의기소침해지더라, 그 말이다.) 물론, 하루의 plan을 짜놓는 노트 역시 있다. (그것은 쓰다남은 이면지로 대체한다.) 그렇게 나에겐 두개의 to do가 있다. 그것에 따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야지, 하는 순간, 시간이 나를 삼킨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은 벌써 네시 사십칠분이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 게 없는 꼴이 된 것이다.) 하지만 바빴던 오늘이라는 하루 속에서도 계획했던 것 몇 개는 이루지 않았는가, 스스로를 위로하며 오늘 자기 전, to do를 쓰며 기분 좋게 웃고 있을 내가 상상되는 것, - 그것은 오늘 하루도 역시 잘 보냈다는 나에게 보내는 여유가 아닐까.

 

 

 

삼백육십오 개 중 내가 공감한 것은 여덟 개. 하지만 나는 저자의 선생을 만난 것 뿐이지, 내 선생들을 만난 건 아니었다. 내 선생들은 그보다는 약간 다르게 찾아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실은, 무척이나 부러웠다. 저자의 따뜻한 눈길들 끝에 아롱진 여유들이. 한 권의 책에 담긴 ‘삶’을 어우르며 그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보다도 더 찬연하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내 선생들을 찾으러 나설 참이다. 그러기 전에, 마음 좀 추스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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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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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참 묘한 것이다. 과거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 p46

 

난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이십사 년을 살고 있는 까닭에, 동네 주변 곳곳에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허공을 유영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때의 기억‘만’이 자리를 잡고 있을 뿐, 언니·오빠·친구들과 담을 넘었던 곳도, 여름이 되면 물놀이를 했었던 우리들만의 집이었던 폐가도, 지금의 우리집이 개조되기 전 신나게 아기사방을 했던 앞마당도, 한여름 어스름한 저녁빛이 세상을 감쌀 때 나타나던 모기차도, 그것을 신나게 따라다니던 어린 우리들도, 이젠 없다. 그것들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고, 모든 것이 변했다. 추억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것이 그 얼마나 슬픈 일인가 말이다. 이런 글을 쓰고 있자니, 몇 달 전에 어느 책에서 (사실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떤 책이었는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페이지마다 각 장이 있었던 에세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장소를 두고 연인과 사랑의 맹세를 했는데, 후에 그 사랑은 깨어졌고, 장소는 변했다,고. 결론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장소도 변하고 만다던. -

 

 

 

조지 볼링은 뚱보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패티’ 혹은 ‘터비’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보험회사 외판원으로 친구의 권유로 경마 베팅에 10파운드의 돈을 내걸었다가 뜻밖에 17파운드(현재 시세는 파운드당 2,000원이지만 1938년에는 47.3배라고 한다. 따라서 17파운드는 1,608,200원이다.)라는 배당금을 쥐게 된다. 좋은 남편이자 아빠라면 그 돈으로 아내에게 옷을 사주고 아이들에게 부츠를 사주었겠지만, 15년동안 그 역할을 하던 그는 그것에 싫증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기에 본능적으로 그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까, 하는 고민에 빠지다가 떠나게 된다. 그는 ‘숨’을 쉬러 나간다! 하지만 숨을 쉬러 나간 곳에서 할 말이라고는, 이제 과거로 돌아가 본다는 생각일랑은 끝이다. 소년시절 추억의 장소에 다시 가본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숨 쉬러 나가다니! 숨 쉴 공기가 없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쓰레기통 세상의 오염은 성층권에까지 도달해 있다.(p311) 왜? 그에겐 무슨 일이!

 

 

 

옛 시절 우리가 살던 모습이 어떤 것이었든 간에, 그것은 그림 같지 않았다. p302

 

숨 쉬러 나간 곳에서 숨 쉴 공기를 찾지 못하고 그 속에서 방황하는 조지 볼링. ‘현대’라는 괴물은 그의 유년시절이라는 못을 쓰레기매립장으로 변모시켜 버렸고, 더불어 그가 유년시절에 낚았던 고기는 알고 보니 쓰레기였던 것이고 그가 봤다던 정말정말정말(!) 큰 고기는 대용량의 쓰레기로 둔갑한 거다. 아, 이게 무슨 난리지.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어쩔까, 어쩌면 좋을까, 이 불쌍한 중년 사내를.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에게는 세 가지의 선택이 손에 쥐어졌다. 그는 그 중에서도 최소의 위험을 가져다 줄 선택을 하겠지. ㅡ 정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 조지 오웰을 나타내주는 한 문장이어서, 이 작가를 잠시 미뤄뒀을런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나도 모르는 폐쇄적인 성향이 잠재되어 있어서 다른 누군가의 정치적 성향과 맞물려 굴러가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그 톱니바퀴는 자연스레 중간에 멈추게 되고, 끝내 그것은 고장난, 그래서 교체되어야만 하는 상태에 다다르게 되고, 따로 떨어져 분리가 되버리는 것이다.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다름 아닌 ‘내’가 될 것이고. 그래서 난 고맙다. 이 책이 나에겐 그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이. 이것으로 「동물농장」과 「1984」를 삼킬 듯 읽어보고 싶다,는 허기가 지려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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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 밀레니엄 (뿔)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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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부 1,2권을 다 읽었을 무렵, 주인공들의 매력을 찾아 방황했고, 책의 끝 페이지까지 다 덮고 나서까지도 ‘그냥….’이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당혹스러움이 나를 삼켰었다.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며 무서운 줄 모르고 하늘 높이, 더 높이 - 그네를 타는 이 밀레니엄이라는 이 이야기가, 또 인물들의 어떤 모습들이,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매력이 있는가,라고까지 생각하게 됐었고, 급기야 이야기보다는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있는 스웨덴에 대한 나라의 숨겨진 뒷면을 보게 되었다,라고 1부 서평을 마무리한 바 있다. 그리고, 그렇게 2부를 시작했다. - 그녀는 강철 프레임의 좁다란 간이 침대에 묶여 있고, 온 몸을 옭아맨 가죽끈들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를 43일 째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다가온다. 그녀는 그의 냄새를, 침묵을, 목소리를, 그를, 자기 몸을 만지는 것을 증오했다. 휘발유통 하나, 성냥개비 한 개를 꿈꾸는 소녀. 휘발유에 흠뻑 젖은 그를 보고 있었다. 성냥 끝에 화염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만 열세 살 되던 밤. - 그것은 소녀의 희망을 등에 업은 환영일까.

 

 

 

어느 날, 지사 기자와 여성 범죄학자의 집에 두 발의 총성이 울리고, 그들은 그대로 살해당한다. 모범적인 부부였기에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한 적도 없는데 누굴까. - 그런데 뜻밖에도 그 용의자로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지목된다. 그들을 쏘아죽였을 법한 총이 그들의 옆에 있었는데, 그 총의 소유주는 비우르만이었고, 그곳에서 그녀와 비우르만의 지문이 나오게 된 것이 까닭이 된다. 물론, 총의 소유주라는 이유로 비우르만도 용의자 선상에 잠깐 올라가긴 하지만, 사실 사회적 약자인(법적 무능력자) 살란데르를 중심으로 주변인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과정에서 비우르만 역시 살해당한다. 그 사건이 일어난 직후, 경찰의 판단 아래, 리스베트는 유.력.한 (하지만, 총에 남아있는 지문말고는 아무런 증거없이)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싸이코패스 살인범으로 몰아간다. - 그런데 그녀는 어디에 있는가? 왜 아무런 반론도 하지 않고 있는가. 아니, 이 사실을 알고는 있는가 말이다. 또, 이 사건의 실마리가 될 것 같은 베일에 싸인 ‘살라’라 불리는 이는 도대체 누구인가.

 

 

 

2부 이야기는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가, 했더니 총 449페이지에서 무려 삼 백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몽땅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현재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고, 중간중간 그녀의 과거를 헤집는 데에 주력한 까닭이었다. 1부 역시 살란데르의 과거가 나오긴 했었지만, 감질맛나게 툭 던져주었기 때문에 복잡한 과거가 있는가 보다,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그 내면까지 속시원히 긁어주지는 않고 겉돌기만 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려움을 앓고 있었는데, 그것을 조금씩 해소를 해주려는 모양인지, 2부에서는 그녀의 과거사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들이 얹혀 내려가질 않으니, 1권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기에 얼른 2권을 찾아 읽어야겠다, 생각한다. (ps. 1부, 2부, 3부는 연관이 되어있지 않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서평을 보았었는데, 2부에서 미카엘이 지극히 사적이라 말할 수 없는 것,이 1부에서의 이야기이고, 비우르만의 전신에 쓰여있는 나는 가학증 걸린 돼지요, 개자식이요, 강간범입니다. 이라는 문장 역시 1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렇기에, 1,2,3부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전혀 다르지만, 결코 따로 국밥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것.)

 

 

 

오탈자 : 273p , 7번째 줄 : 가물에 콩나듯 섞여 있을 뿐이었다. →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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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 낯익은 세상 : 이 얼마 만에 보는 황석영 작가님의 신작이란 말입니까. 실은 저, 작년(2010)에 출간 되었던 「강남몽」은 읽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강남의 꿈,이라는 해석때문이었는데, 아마 그 속에는 그것말고 다른 뜻이 숨겨있을거라 믿어 의심치는 않습니다. 물론, 책 내용을 찾아보았었고, 그 시대를 아우르는 것을 강남몽,이라는 것으로 단정짓는 것이 어쩌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바리데기」는 수험생 시절, 언어영역에서 단골 문제라 굳이 찾아 읽어보진 않았지만,  전에 읽었던 (혹은, 가장 처음 읽었었던)  「개밥바라기별」을 읽으며 마음이 동하는 것을 느꼈더랬습니다. 몇 일 전, 공선옥 작가의 「꽃 피는 시절」을 읽었었습니다. 먼지로 뒤덮인 그곳에서 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지요. 낯익은 세상의 이야기를 얼핏 보니, 그 역시 버려진 문명의 이면 위에서 성장을 하는 이 혹은 무엇,인 것 같습니다.

 

 

현길언 , 유리 벽 : 오월의 마지막 책으로, 하나의 단편을 읽었습니다. 단편이라 했을 때,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어 그 단편을 어우르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는, 그 책을 읽을 때에는 재미있게 읽었으나, 생각할 무언가,가 없다,라는 까닭으로 별 점수를 최대한 (저로서는) 낮추었습니다. 책 소개를 보고 있노라니, 저 또한 어느 공간에 갇혀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것은 저뿐만이 아닌, 각자 개개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닐까요. 작가는 혹은, 작가의 내면들은 유리 벽 혹은 또 다른 공간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혹은 그곳에서 머물까요. 이 책 역시, 단편이라지만,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최인호 ,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안타깝게도 최인호 작가의 작품은 에세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덮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다시는 작가의 에세이만큼은 읽지 않겠노라,고. 그것은 작가에 대한 실망이라거나 좌절이 아닌, 또 하나의 희망이었음이 명백합니다. 작가의 에세이는 그의 「인연」, 그것으로는 됐다고 생각했던 오만함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의 책을 찾아보았으나, 당시 제가 읽기 꺼려했던 역사 소설이라던가, 종교 소설과 같은 책이었음에 내려두었었지요. 그러고서 작가의 신간이 나왔었습니다. 「산중 일기」 - 역시 에세이였기에 덮어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야 말로, 읽어야겠다, 생각한 소설이 나왔습니다. 제목에 마음이 이끌립니다. 나 그리고 타인들이 만들어가는 도시입니다. 그 속에서의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저에겐 언제나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관게의 고리, 그것의 부조리함.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야쿠마루 가쿠 , 어둠 아래 : 추리 소설이라 했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 윌리엄 베이어(이 작가는 도대체 언제 책을 낼까요. 흑) 외에는 다른 작가의 책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작가 역시, 그대로 묻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성 범죄요. 하루에도 몇 건씩 발생하는 그것이요.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과거 같은 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이 목 없는 사체로 발견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정말 어떤 사람이든,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이든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오랜만에 추리소설에 시선이 갑니다.

 

 

박진규 , 보광동 안개소년 : 도서관에서 「수상한 식모들」을 무려 세 번씩이나 대출한 기억이 있습니다. 쥐가 무언가를 갉아 먹는다 하였었나요.. 사실 제대로 생각나지도 않네요. 몇 번 씩이나 읽으려고 했지만, 결국 포기해버린 책 중 하나입니다.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급커브를 틀며 다른 길로 가버립니다. 그래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기에 작가의 신간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쳐다보지 않았던 것이. 학교 다닐 때에 그 책을 대출했었으니, 벌써 몇 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사실 아직도 겁이 납니다. 작가는 아무래도 허구가 가득한 물방울같은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서 현실이란 물방울을 찾아 색을 그려넣고 싶은 걸까요. 그 이야기들이 색색깔로 빛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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