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킬러, 식집사 되기 - 누구나 할 수 있는 식테크, N잡러 반려 식물 키우기
권윤경 지음 / 아티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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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는 식물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7개 이상의 식물들이 있다. 왜 7개가 아니라 7개 이상이라고 하냐면 7개는 화분에 심겨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스킨답서스를 가지치기하고 화병에 꽂아둔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사실 수경재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었는데, 멀쩡한 식물들을 가지치기를 했다는 이유로 버린다는 게 좀 아쉬운 마음에 화병에 꽂아두었던 건데, 어느 순간 뿌리를 내리며 자라는 걸 보고 흠칫 놀랐던 기억이 있어서 스킨답서스는 화분에서는 가지치기가 되더라도 공생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식물을 집에 들인 지 벌써 N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고 아직도 식물을 자주 시들게 해서 떠나보내기도 한다. 식물마다 성향이 다르고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니까,라는 이유로 설명하기에는 좀 복잡해진다. 2018년에 들여서 이제껏 키운 스투키도 올해로 화분이 비워지게 되어서 지금 마음이 못내 허전하고 공허하기만 하다. 저 화분엔 통통한 스투키가 있어야하는데...싶은 마음에 머지않아 마음에 드는 스투키를 만나러 가야지, 하고 생각한다.


이렇다보니 나는 식물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인 것도 같은데, 꾸준히 식물과 공생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식물을 들여서 키우고 있기도 하고, 씨앗을 뿌려 발아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기뻐하는 일련의 그 즐거움을 포기할 수가 없다. 


책에는 식물을 자주 죽이는 분들을 위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는 노하우를 서슴없이 풀어내고 있다. 식물을 키울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물, 빛, 바람’인데 이걸 모르는 이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게 정말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핵심이다. 내가 식물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때는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이라 여름에 식물에게 물을 주지 않았는데도 식물이 자주 고개를 숙이는 것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고 그럴 때마다 나도 고개가 절로 같이 숙여졌다. 2-3년 전부터는 서큘레이터를 틀어주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예 문을 열지 못하는 한여름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시 식물을 많이 죽여보고 많이 키워본 사람들이 알려주는 정보가 최고다!


그리고 나는 잎이 풍성한 게 좋아서 가지치기를 해야함에도 차일피일 미루어 결국 잎과 잎 사이에 깍지벌레가 생기고 찐득찐-득해질 때 가지치기를 해주는데, 풍성한 잎을 보고 싶은 건 내 욕심이었을 뿐, 식물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 식물을 사랑한다면 가위를 손에 쥐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막상 가지치기를 할 때마다 미안미안-을 외치는 내가 조금 우습기도 하다. 그래도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또 큰맘 먹고 가지치기를 해주었더니, 삐뚤빼뚤 못생긴 해피트리가 되었다. 흐흣. 보기에는 이래도 이 친구들은 많이 시원하려나- 그리고 잎 샤워를 시켜주었다. 잎 샤워는 깍지벌레 때문에라도 내가 자주 해주는 것이긴 한데, 이 책에서 잎 샤워를 긍정적으로 추천추천!하는 느낌이라 뭔가 뿌듯했다.


책은 비단 식물 킬러, 식물 초보뿐만 아니라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읽기 적합한 책임에 분명했다. 식물을 몇 년 동안 기르고 있어도 놓치고 있는 것들을 조심스레 건네주기 때문에 어? 하면서 내 식물을 돌아볼 여유를 주기도 했으니까. 이번에 데이지 씨앗을 사서 4개의 화분에 나눠 심었다. 씨를 뿌린 것들이 모두 발아한 것은 아니지만, 기특하게도 새싹을 틔우고 키도 더 커지고 있어서 어쩌면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춥고 어두운 곳에서도 씨앗을 발아시켜 희망을 보고 싶은 사람이므로, 식물을 기르는 일을 게을리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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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달맨 아빠입니다 - 세상 모든 아빠들을 위한 책
김도현 지음 / 바이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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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빠는 내게 한해서 잔소리가 많았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는 일부러 거리를 두기도 했었는데 아빠의 노고를 알게 된 건 내가 생산인구가 되었을 때부터였다. 나는 말 한마디에 일을 그만둘 수도 있지만, 가족을 먹여살리느라 묵묵하게 일해야만 했던 아빠를 생각하면 아직도 명치가 아파온다. 그래서 한동안 아빠에 관한 책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아빠를 가엾게 생각하기도 했고, 지금은 누구보다 아빠를 이해하고 있다. 물론 화를 낼 때도 많았지만.



책은 배달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아빠가 나온다. 나는 십여 년 전부터 내 친구의 남편 택배 배송을 하고 있어 문 앞에 택배 기사님들이 드실 음료와 과자를 놓아두곤 했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앞에 둔 것을 잘 먹고 있다는 메시지를 처음 받아봤다. 그건 간식이 줄어드는 바구니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기쁨을 주었다. 그리고 배달이라는 것이 코로나로 인해 전반적으로 확대가 되면서 배달기사님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다. 나는 배달 자체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로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엘리베이터에서도 보고 도로에서도 보게 되니 낯설지는 않다. 그런데 그런 배달을 한다니, 어떤 어려움과 어떤 힘듦이 있을까 하며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우리는 편리하게 배달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면의 모습들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는 자주 배달을 시키지는 않아도 한 번씩 배달을 시킬 때마다 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단순하게 '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그것에서 '사람'을 보는 것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러면서 최근에 치킨을 주문했을 때가 생각났다. 집 앞에 두고 가시면 된다고 문구를 적어두어서 대부분 내려놓고 가시는데, 인터폰을 누르고 기사님이 계속 서계셔서 무슨 일이신지 여쭈니 '(양념) 소스가 좀 새서요.'라고 하셨다. 괜찮다며 가시라고 하고 기사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확인했는데 치킨이 다 뒤집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박스에 소스가 약간 흘러서 묻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걸 말씀하시려고 못 가신 거였다니.. 싶어서 마음이 좀 그랬었다.



하지만 책에서 저자가 말한 빨리 배달을 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의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해할 수 없었다. 저자는 잘못된 일인 것은 맞지만 빨리 배달을 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걸 '이해'라는 포괄적인 말로 매듭지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공감대일 뿐이지, 대중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말은 아니어서 위험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보려다가 너무 비약이 심할 것 같아서 그만둔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오토바이가 정말 많다.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오토바이가 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오토바이가 판을 친다. 판을 친다고 말할 때에는 이유가 있는 법. 적색 신호에도 달리고 좌회전 신호에도 직진을 한다. 차 대 차 사고도 위험한데, 차 대 오토바이 사고는 정말 겪고 싶지 않은 사고 중 하나다. 도로에는 엄연히 도로교통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오토바이가 빠져나갈 구멍은 번호판이 앞에 없기 때문에 카메라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내가 사는 동네에는 후면 카메라를 하나둘 시행하고 있는데,  나 역시 무질서한 오토바이 운전으로 인해 식겁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생각해보면 후면 카메라를 설치하는 비용을 아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은 성별을 떠나 '가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은 1초 만에 나왔다. '가족' 그래, 힘들어도 가족이 옆에 있으니 힘을 낼 수 있지.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가 아내에게 고생했다,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은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한데 저자 역시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아내가 해주었으면~'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먼저 고생했다고 말해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싶은 것이었다. 나의 남편은 사소한 일에도 내게 고생했다,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퇴근을 하면 '오늘도 고생했어. 오늘은 어땠어?'라고 꼭 묻는다. 쉬는 날 집에서 청소하는 것도 고생했고, 밥을 차려줘서 고맙다고 한다. 지인과 약속을 잡아 다녀오는 것도 '다녀오라고 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잘 다녀왔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 처음엔 표현 잘 못하는 내가 적응이 잘 안됐는데, 지금은 나 역시 그의 행동을 보고 똑같이 그에게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자에게도 그것이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 것이었다.



힘들게 살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힘듦 속에서도 재미있게 살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조금 서글프게 느껴진다. 경제적으로 힘이 든다거나 몸과 마음이 지친다거나 하는 이유들은 결국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결국 내가 괜찮아야 남도 돌볼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내 마음에 바람 정도는 통할 구멍을 조금 남겨두고 나를 보살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다정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도 다들 고생했다. 고생한 우리를 위해,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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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요양원으로 출근합니다
김혜숙 지음 / 피톤치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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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요양원이라는 곳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가 작년에 요양원이라는 곳에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쓰러진 뒤에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 병동에 있으면서 내과적 안정이 되면 가야하는 곳을 알아보던 중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당연히 재활병원으로 가야했지만 내과적 안정이 됐다하더라도 무의식의 와상환자를 받아줄 재활병원은 거의 없었고 병원에서만 뭉개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알아봤었는데 재활병원 외에 요양병원, 요양원이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는 적극적인 재활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포기했었다.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은 어마어마했고, 찾아볼수록 부정적인 면에 몸을 떨었다. 사회적 약자를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있다면 그건 바로 요양원이라는 확신을 그때 가졌다. 그렇다고 재활병원이 믿을만했냐, 그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사방팔방 알아보고 여기저기 구걸한 결과, 아버지는 회복기 재활병원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흔히들 재활병원에서 더 나아지지 않으면 가정간병을 하거나 요양병원, 요양원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시간이라는 것이 있고, 아버지는 점점 더 나아지고 (믿고) 있으니 조금 더 파이팅을 외쳐보고 있다. 사실 걱정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안절부절하지 않으려고 무진장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잘 안되어서 재활의지가 약한 아빠가 미워질 때도 많지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100%의 회복을 바라는 게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30%만이라도 올라온다면 퇴원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만큼이라도 따라와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여전히 요양원이라는 곳이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싶으면서도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요양원에도 따듯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서였다. 요양원에 대한 기사나 영상을 보면 정말 저게 사람 대 사람으로 저런 짓을 해도 되는지,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저러한 대우를 받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해 분노를 하게 만드는 일들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요양원이라고 했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요소는 전혀 없었다. 그런 요양원에 매일 출근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어떤 일들이 있는지가 궁금했다.



책의 저자는 인천에 새소망요양원과 클래상스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혜숙 씨였다. 요양원에서의 일상이 잔잔하게 쓰여있는 것들을 보면서 정말 이런 요양원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고, 이게 진실이라면 그 요양원에 있는 어르신들은 웃음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 그러다가 뒤로 갈수록 종교적인 부분이 깊게 관여가 되면서 책이 마무리되는데 자칫 그게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요양원을 시작한 계기로 접근한다면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63. 이름을 부르는 일은 사람을 구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름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이고 그 사람의 존재감을 인정하는 행위이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존중해 주고,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일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구체화하고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다. 이름을 부를 때마다 우리는 그 사람에게 특별함을 느낀다. 이름을 부르면서 관계의 질이 높아지고 서로가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또 이름을 자주 부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그 사람의 변화나 감정에도 더 민감해진다. 이름을 불러주는 사소한 일로 관계의 본질을 다질 수 있다.


아버지는 재활병원으로 옮기기 전의 짧은 시간 동안 총 네 명의 간병인이 바뀌었다. 그중 세 번째 간병인이 아버지를 어르신이라 하지 않고 꼭 “필수 씨”라고 불렀다. 비록 무의식 와상이었지만 그분께 케어를 받을 때의 아버지는 한결 편안해보였다. 그래서 그분을 오래도록 쓰고 싶었지만 개인 간병인 탓에 만만찮은 간병비용에 고민 중이기도 했고, 당시 환자 3-4명을 담당하지만 꼼꼼하게 해주는 공동간병인 자리가 어렵사리 비어 그 간병인과의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불러주던 그분의 음성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 그분도 이름을 불러주는 것에 대한 효과를 잘 알고 있던 분이 아니었을까.



시대상의 반영과 동시에 아버지의 일로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나 역시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로 떠올라서 관심이 많아졌다. 노인복지, 많이 힘든 일이겠지만 따뜻한 마음들로 인해 외롭고 아픈 노인들의 마음의 씨앗에 새싹이 돋기를 간절히 바란다.





책 속의 밑줄


61.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내 삶의 중심은 크게 바뀌었다. 물질과 거트로 보이는 것을 쫓던 삶을 돌아보며 진정한 가치는 보이지 않는 곳에 더 있음을 깨달았다.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단순하지만, 소중한 루틴을 지켜나간다. 나이 듦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그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나는 나만의 루틴으로 매일의 삶을 다듬고 있다.

작고 소박한 루틴 속에서 나는 행복을 발견한다. 나누는 기쁨과 어르신들과의 교감, 기도로 이어진 하루는 나의 삶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다. 내 하루는 단조롭지만,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112. 죽음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이 요양원이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중받고, 겸허히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122-123. 아직도 우리나라는 돌봄을 비생산적인 일, 허드렛일, 여자가 집에서 공짜로 하는 일로 취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건 그의 취약한 부분을 바라보고, 삶의 방식을 응원하며, 때로는 삶의 끝을 배웅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건 그의 기분을 살피고, 몸을 살피고, 하루를 살피는 일이다. 돌봄은 아이나 노인, 아픈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누구나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꺼이 누군가를 돌보고 있고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고 있다. 다른 사람을 돌보는 이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스승이다.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떠나는 분들이 두렵지 않도록 도우며 우리 삶의 가치를 알게 해주는, 참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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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공부의 힘 - 짠테크, 부업, 자본소득으로 벗어난 경제 지옥 탈출기
인생업(임승현) 지음 / 성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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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너무 당연하게도 돈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돈은 많으면 좋지, 하지만 지금도 괜찮아.”라고 말해왔으니까. 그것은 착각이었다. 내가 어딘가에 소속되어 근무를 하고 있고 약속된 날짜에 급여가 입금되기 때문에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뿐이었던 것이다. 근로계약서를 쓸 때마다 PJT를 고집했고 만료가 되면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 현장이 없기도 했지만)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당분간 휴식을 취했다. 그래서 어떤 명목이든 다달이 ‘나를 위한 급여’는 꼬박꼬박 입금되었다. 어차피 내 급여에서 지출되는 것은 용돈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이었기에 돈의 액수는 상관이 없었다. 계약만료 후 몇 번의 실업급여를 받기는 했지만 그것을 달에 꽉 맞춰서 받아본 적은 한번도 없을 정도로 나는 구직에 열정적이었고 때마다 이직을 했었다. 


그러다 문득 좀 다르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건설경기는 연쇄 도산을 하게 되며 침체되었고 내년까지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2008년에 건설경기가 어려워질 거라는 전망에 다니던 학교를 휴학했었는데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아서 스스로 위축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 달에 꼬박 들어오던 월급이 없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건 작년부터 고민해왔던 주제였다. 다른 파이프라인을 만들자!였는데, 무엇을 해야할지 막연했다.


나는 30대 후반 여성치고는 급여가 많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불과 1-2년 전 한국어교원자격증이나 독서논술지도사를 이용해서 직업을 바꾸려고 시도했을 때, 급여가 ¼-⅓로 줄어드는 걸 보면서 생각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몸값이 올라간 지금, 다른 경로로 틀어버린다는 것 자체가 모험처럼 느껴졌다. 그러면서 나는 좀 더 지금에 집중하기로 했다. 바운더리를 넓히기 위해 다른 기사자격증을 취득하기로 하고 그 목표를 이루면서 이제는 다른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혹시라도 내가 가진 자격으로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때, 망설임 없이 다른 직업으로 전향할 수 있는 발판을 갖추기 위해서.



책의 저자는 내가 막연하게 두렵다고 느꼈던 일을 실제로 겪었다. 후배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일에 휘말리게 되었고 못 본 척 눈을 감을 수도 있었지만 빚을 떠안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에는 권고사직의 바람이 불어닥쳤는데 저자는 살아남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태가 되다보니 돈에 대한 깊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퇴근 후 3시간을 자기 계발을 위해 사용했다는데 이 부분에 굉장한 경외심을 느꼈다. 이직 후 어느덧 3달째가 되었지만, 퇴근과 동시에 체력이 바닥이 나서 비실비실 말라비틀어진 나를 마주할 때면 한숨이 폭폭 쉬어져나오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영양제를 쑤셔넣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책에서 저자는 재테크의 시작은 나의 재정 상태를 아는 것과 소비 패턴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것들을 파악하고 접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게 사실이다. 한 예로 나의 직장동료 중 20대 중반의 남성은, “명품시계를 차고 벤츠를 타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이전에 몇 백을 잃은 뒤로 이제는 코인을 하지 않고 주식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코인이나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을 매우*α 부러워한다. 그의 주변에는 코인이나 주식으로 인한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도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그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도 드는데, 이게 어떤 의도로 다가갈지 몰라 조금 망설여지기도 한다.


그외에 저자는 확실한 나만의 콘텐츠가 있어야한다고 말하면서 그것들을 한껏 발휘해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무리 고민해도 자신 있는 콘텐츠가 없다면, 한 분야를 단기간에 집중해서 배우고 익혀 중급자가 되어보라고 한다. 중급자가 되기까지는 3-4개월이면 충분한데, 그정도는 자신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느냐면서. 무척 공감되는 말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문장은 내가 좋아하게 된 문장이다. 무언가를 지향한다면 스스로를 일으켜 뭐라도 해야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나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알아줄 필요도 없는 ‘쓸모없지만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도 시간을 써야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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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생활 속 소송상식 - 소송의 기초부터 실제 사건 대처법까지 누구나 알아야 하는 소송상식 A to Z
추헌재 지음 / 새로운제안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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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수식어를 이제는 웬만해서는 말할 수 없다. 혹자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하는 이도 있겠지만, 우리는 대부분 법에 저촉될 수밖에 없는 상태로 살고 있다. 무단횡단을 하는 것도, 불법주정차도, 누군가에게 공개적으로 욕을 하거나 험담을 하는 것도, 누군가의 동의 없이 함부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행위 또한 모두 법에 위반되는 상태임을 모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법을 처음 알게 되었던 때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1학년, 자리에서 일어나 대한민국헌법을 강제로 외워야만 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고 법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살다가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법에 대해 알아야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늘 다른 법을 살펴봐야 했지만 법을 찾아보는 순간들은 한 번도 빠짐없이 부정적인 상태에 놓여있을 때였다. 민사든 형사든 법적 분쟁이 일어나게 되면 일단 긴장을 하게 된다.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 그리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지니까.

책에서는 우리가 경험해보기 전에 일상에서는 제대로 구별하지 못할 수 있는 법률용어들, 이를테면 신분이나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피고소인,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등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또 소송의 종류에는 민사와 형사를 구분하고 조금 더 세밀하게 알려주고 있다.

초반에 내용증명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나는 이제껏 총 세 번의 내용증명을 보내봤다. 내용증명은 소송 전 최후통첩으로 보내는 것인데, 내용증명 자체로는 대단한 것은 아니다. 내 의사를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이후에 확인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금에 와서는 카카오톡이나 이메일로 동일한 내용을 보내더라도 발신인이나 수신인, 내용, 발송일이 명확하기 때문에 같은 효력을 지닌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내용증명을 우선시했다. 까닭은 심리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 책에서는 내용증명의 예시를 보기 쉽고 깔끔하게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뒤로 넘어갈수록 기본적인 소송지식과 절차에 대해 알려주고 지급명령, 합의, 조정 등처럼 딱딱한 이야기들은 쉽게 풀어써내어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서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 그밖에 합의 시에 알면 좋을 팁이라든지, 상대가 돈을 안 받으려고 할 때 어떤 방법이 있는지, 현직 변호사가 알려주는 변호사 선임법 등 팁을 쏙쏙 알려주기 때문에 정말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앞으로도 법에 대해 알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은 책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나의 자유만이 자유가 아니기에 어느 한 국가의 국민인 이상에야 법에서 떨어질 수가 없다. 또한 현재 법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보니 전부를 알 수는 없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있을 법한 법은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생활 속 소송상식>이 아니라 당연히 우리가 조금씩은 알고 있어야하는 그런 소송상식을 알려주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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