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기기사 필기 7개년 기출문제집 + 합격컷 통과플랜 - 2025년도 기출 해설 및 과년도 기출 CBT 5회분 제공
전기기사 합격콘텐츠연구소 지음 / 김영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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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중장년층에게 압도적으로 손꼽히는 자격증은 단연 전기기능사, 전기산업기사, 전기기사다. 실제로 도서관에 가서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면 전기 관련 자격증을 따려고 열 올리고 있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퇴직 이후에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기가 수월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 자격증을 따는 것이 만만하지 않다. 합격률은 고작 23.5%로 낮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야하는 것이 이 자격증의 핵심이다.



<2026 전기기사 필기 7개년 기출문제집+합격컷 통과플랜>은 전기수학+핵심이론+키워드 50제를 담은 합격컷 통과플랜으로 연도별(2019년~2025년) 최근 7개년 기출문제를 수록하고 있는데 최신 경향이 반영된 문제들로 구성되어있다. 물론 1회독으로는 좀 아쉽고 3회독까지 하면 정말 완벽하게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20대 초반에 전기설계를 잠시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조금 쉽게 접근했는데 대부분의 문제가 계산문제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직진하려는 나를 멈춰세우기에 충분했다. 전기자격증이 어렵다고 듣긴 했는데, 이 정도였구나-를 처음으로 실감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계산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하나 고민했는데 <2026 전기기사 필기 7개년 기출문제집+합격컷 통과플랜>은 기출 해석 특강과 과년도 기출 CBT 5회분을 무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따라오면 좀 더 정확하고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 물론 특강을 한번 듣기만 해서는 안 되고 방법을 알게 되었다면 본인이 스스로 다시 한번 풀어봐야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나는 전기자격증으로 당장 전기 관련하여 취업을 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업무를 하다보면 전기와 관련된 지식을 알고 있는 게 좋을 것 같고 또 자격증이라는 건 언젠가 나에게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준비해보려고 한다. 실질적인 합격 전략을 제시하는 <2026 전기기사 필기 7개년 기출문제집+합격컷 통과플랜>과 무사통과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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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작은 실수에도 이렇게 힘들까 - 내 삶에 관대함을 가져다주는 '자기자비'의 힘
이서현(서늘한여름밤) 지음 / 웨일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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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챗 GPT를 이용해서 나에 대해 관찰을 하는 시간을 2025년 끝자락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나는 나의 성향이 마음에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피곤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이제까지 이런 성향이 나를 살게 하고 원동력이 되었기에 쉽게 바꾸지 못한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내 이런 성향의 장점은 남기고 단점은 보완하기 위해 GPT를 활용했다. GPT는 내가 같이 있으면 피곤한 사람이라기보다 스스로를 끝없이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참고 분석하고 정리하고 혼자 다 떠안고 그러다 한 번씩 폭발하는, 겉으로는 멀쩡한데 속은 항상 과로 상태라고 표현했다. 쉬어도 처리가 안 된 것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돌아가서 몸은 쉬는데 뇌는 계속 민원처리 중이라고 말하면서 피곤한데도 일을 굴러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그 부분에서 나는 GPT한테 한 번도 긍정이나 수긍의 말을 한 적은 없지만 깊이 놀라게 된 지점이기도 하다.


사실 난 피곤해서 불안한 게 아니라 불안해서 계속 깨어있는 상태였다. 생각이 멈춘다는 게 나한텐 휴식이 아니라 통제권을 내려놓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가 살아온 방식은 미리 생각하면 피할 수 있었고 정리하면 덜 다쳤고 대비하면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쉴 때에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지 못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완료에 체크를 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이기도 하다. 최근에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쉬는 날“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것도 하면 너는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라고 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게 단지 한 가지 일을 한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해냈을 때, 그리고 내부가 아닌 외부 활동에서 그런 표현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내가 알차다는 표현을 했다고? 하며 의아했었다.


그런 내가, 나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책을 만났다. 물론 모든 면이 그랬던 건 아니지만 어? 싶은 부분들은 전부 그냥 나였다. 그래서인지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책은 성향을 변화를 시키라는 것이 목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어 긴장도를 낮추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40. 둘 중 하나라고 해야 오늘을 ‘의미 있게’ 보냈다고 느껴질 것 같다. 만약 둘 중 어느 하나를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느껴질 것이다. 오늘 내가 적어둔 할 일 목록을 하나하나 수행해 지워나가며 하루를 끝내야 뿌듯할 것 같다. 그런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럼 내 삶은 매일의 할 일 목록을 다 해치우면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내 시간의 의미는 무언가 해내고 성취하는 것에만 달려 있는 것일까?

41. 완벽주의자에게 성취는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존재해도 된다는 허락의 기반이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무언가 성취하거나 증명하지 못하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 내 시간과 에너지를 다 던져서라도 실패는 막아야 하며, 매 순간은 의미와 쓸모가 있어야 하고, 지쳐 쓰러질 때까지 생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의 가치란 성취 위에서만 타당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43.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것들은 우리는 도구라고 부른다.” 인터넷에서 본 글귀 중 가장 내 마음을 울렸던 문장이다. 도구는 도구로서의 효용을 다할 때만 가치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나는, 남편에게 생산인구가 아닌 나에 대해 ‘기생충’ 같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말에 남편은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었다. 시간이 흐른 후, 내가 생산인구가 되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런 얘기를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건 내게는 일이라는 것이 단순한 소득이 아닌 정체성을 의미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내 정체성이 공백 상태가 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고 쉼이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지 못하는 시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규정하는가’가 나에게는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기에 외부 환경이 아무리 안정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나의 내부 평가 시스템은 언제나 가혹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런 나를, 나는 자주 견뎌내지 못한다. 나는 내가 언제나 무엇이 되기를 기대했고 그러려면 좀 더 나은 내가 되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시도하고 노력하고 성취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걸 알아챈 지금도 그렇게 산다. 단순한 쉼을 즐기면서.



46. 마음 편히 쉬거나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죄책감이 따라왔다. 늘 긴장되어 있고 예민한 상태였다. 정신건강의 측면으로만 봤을 때, 나는 그다지 건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상태를 끊어내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많은 면에서 실제로 내가 잘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서평을 쓰는 현재에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현재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일을 해야하고, 주기적으로 재활병원에 계신 아빠를 찾아뵈어야하고, 시험공부도 해야하고, 자기소개서도 다시 들여봐야하며,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해 본 일에 대해 발표 날짜를 확인해야하고, 부수적인 일도 해야하고, 민원도 처리해야한다. 그 와중에 책도 읽어야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집안일도 들여다봐야한다. 모든 것이 내게는 동그라미를 쳐야하는 일들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숙제처럼 느끼진 않지만 한편으로는 버거워서 부담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소홀할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많은 면에서 내가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105. 무언가 생산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믿는 것.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가 살아 있어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우리의 믿음에서 온다고 말하고 싶다.

GPT가 말하길, 남들에게는 관대하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징계위원회+항소 불가 판결이 기본값인 인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나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나는 내가 스스로 합리화에 빠질까봐 이만하면 잘 했지,라는 말을 허용하지 않지만 어떤 일이 성공적으로 완전히 끝났을 때에는 가능하다. 그러니까 나는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서 보여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데, 책에서는 ‘자기자비’를 베풀기를 추천한다. 그 방법으로는 마음챙김, 인간 보편성, 자기친절이 있다.



자기자비는 의식적인 노력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자기자비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수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을 써두었다. 저자는 자기자비의 선한 의도를 헤아려야 한다고 했다. 사실 나는 자기자비가 정당성이 들어차고 합리화를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드는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자기자비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내 안의 판사를 잠시 잠재워두고 시시때때로 나를 다독여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오랜만에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책을 읽었다.





오탈자 108. 어쩌면 완벽주의자에게 자기비난은 내가 아직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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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지현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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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엔 사랑과 가까워지려는 모양인지 읽는 책마다 사랑을 말한다. 직전에는 기 드 모파상의 사랑들을 만나보았다면, 이번에는 피츠제럴드의 사랑들을 만나보게 되었다. 피츠제럴드의 사랑은, 좀 더 단단하고 야무지다. 그리고 무성의하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피츠제럴드의 작품으로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위대한 개츠비>만을 읽어보았고 2년 전쯤 내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가에 대해 좀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재독을 했었다. 이번에 읽어본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에는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겨울 꿈>, <분별 있는 일>,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버니스, 단발로 자르다>, <얼음 궁전>, <컷글라스 그릇> 총 7편의 단편은 <위대한 개츠비>의 초안이거나 연장선이거나 생략된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단편들인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피츠제럴드는 <분별 있는 일>에서 “그 어떤 사랑도 두 번 다시는 같은 얼굴로 찾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말이 꼭 맞았던 단편인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은 도널드가 비행기 환승 대기 중 3시간 동안 첫사랑이었던 낸시를 찾아가서 겪은 일이다. 난 무료하게 이 첫 단편을 읽어 내려가다가 거의 마지막에서 어? 뭐지? 하며 허리를 곧추세웠다. 단지 도널드도, 낸시도 그때의 그들이 아닐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기억이 다른 둘. 첫 단편부터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이야기였다.



“여기 너 있다! 여기!”

“기억나! (…) 이 사진 찍던 날, 키티가 찍은 사진인데, 내가 몰래 가져왔었거든.”

“저건 내가 아닌데. (…) 이건 내가 아니라 도널드 바워스야. 우리가 꽤 닮긴 했었지.”

“네가 도널드 바워스잖아!”

“아니야. 난… 도널드 플랜트야.”



39. 황홀했던 5분 동안 그는 미친 사람처럼 동시에 두 개의 세계를 살았다. 열두 살 소년이었고, 서른두 살의 남자였으며, 그 둘은 떼려야 뗄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뒤엉켜 있었다.

도널드 역시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의 몇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인생의 후반부란 결국,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버려가는 긴 여정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그 경험도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랑은, 그리고 어떤 기억은 그 시절에 머물렀을 때 더 빛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겨울 꿈>은 <위대한 개츠비>의 초안이 아닐까 싶었던 단편이었다. 주디 존스는 많은 남성들의 여성이었고 보석이었고 사랑이었다. 그리고 덱스터는 그중 한 명의 남성이었다. 하지만 주디는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았고 결국 덱스터는 아이린과 파혼을 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3. 이상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는 그 밤을 후회하지 않았다. 십 년이 지나 돌아보았을 때, 주디가 자신에게 불꽃처럼 끌린 시간이 고작 한 달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 그리고 결국 자신에게는 주디 존스를 완전히 바꾸거나 붙잡아둘 힘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조차, 그녀에게 아무런 원망도 품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고, 더는 사랑할 힘조차 남지 않을 때까지 사랑할 테지만, 그녀를 가질 수는 없었다.


덱스터는 뉴욕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제 그에게는 너무 높아 넘지 못할 장벽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주디 심스가 된 주디 존스의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89. 수년 만에 처음으로 눈물이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 그는 너무 멀리 와버렸고,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문은 닫혔고, 해는 저물었다.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우리가 흔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로 잘 알고 있는 피츠제럴드의 원작을, 드디어 읽어보았다. 나는 영화도, 책도 보지 않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내용은 뻔히 다 알고 있었음에 놀랐다. 큼직한 흰 담요에 둘둘 싸여 아기 침대에 몸을 간신히 욱여넣고 “그쪽이 내 아버지인가?”라고 묻는 일흔 살짜리 남자 아니, 일흔 살짜리 아기. 그리고 말 그대로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일흔 살이었던 아기가 영 살의 어른이 되기까지-라고 표현해야 할까.



읽는 내내 역시 피츠제럴드답다라는 생각을 했다. 결이 닮아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피츠제럴드가 그려내는 그 어떤 사랑도 쉽지 않았고 그 어떤 기억도 믿을 수가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에는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인 <광란의 일요일>이 있고 나는 슬그머니 침실에 있는 책장으로 옮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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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고백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기 드 모파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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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공교롭게도 기 드 모파상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다. 그동안 읽어보지 못한 작가를 하나의 작품이 아닌 여러 단편으로 만나본다는 생각에 설렘이 먼저였고 그동안 굶었던 포식자처럼 달려들어 읽어내렸다. <첫눈, 고백>은 ‘사랑’을 주제로 한 단편집이었는데 모파상이 그려낸 사랑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이상적이나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욕망과 위선, 모성, 환상, 상처, 집착, 이기심, 연민, 자기기만의 형태로 우리 앞에 내놓고 신랄하게 비웃었다. 우리가 어렴풋 알고는 있지만 끝내 모른척하고 싶었던 사랑의 이면들을 <보석>, <목걸이>, <첫눈>, <봄에>, <달빛>, <소풍>, <고백>, <텔리에의 집>, <미친 여자>,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시몽의 아빠>, <쥘 삼촌>, <들에서>, <오를라>까지 총 열네 편에 짧게 담았다. 이야기는 이미 끝이 났어도 영원히 꺼지지 않을 고체연료의 불씨처럼 한참을 서성이게 만들었고, 그들을 내 안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보석>

내무부의 시청 서기로 일하면서 3500프랑을 연봉으로 받고 있는 랑탱은, 가난한 부유하게 보일 법하게 알뜰하게 살림을 꾸리는 아내와 결혼해 살고 있다. 하지만 랑탱은 아내의 두 가지 취미에 대해서는 불만을 품는다. 극장에 가는 것과 가짜 보석을 사는 것. 어느 겨울밤 오페라에 다녀온 후에 일주일 뒤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슬픔을 애도할 시간도 없이 생활고에 빠져지내던 랑탱은, 급기야 아내의 모조품을 들고 보석상에 감정을 받으러 간다. 그런데 가짜 보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진짜 보석이었던 것! 아내가 이 보석을 어떻게 가지게 된 것일까? 충격도 잠시, 집에 있던 보석들을 팔기로 결심한다. 모조품이라고 생각했던 보석들을 팔고 나니 수중에 196000프랑이 생겼다. 그는 6개월 후 재혼을 했고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자신의 연봉으로는 혼자서도 먹고살 수가 없었는데, 어떻게 아내는 질 좋은 포도주와 맛있는 음식을 그에게 대접했다. 도대체 어떻게? 아내가 죽은 후 밀려오는 배신감은 아내와의 추억, 아내에 대한 그리움,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도 세상에서 소멸되고 싶었던 것을 희석시킬 정도로 큰 것이었다. 사랑은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기인하게 되는 것일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던 첫 단편이었다.



<목걸이>

옷과 장신구에 대한 욕망으로 가난한 마틸드는 남편이 교육부 장관 로즈루 랑 포노 부부로부터 초대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이 가진 400프랑으로 새 옷을 입은 마틸드는 장신구가 없어 친구에게 다이아몬드를 빌리게 되었지만, 잃어버리고 만다.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리고 새 목걸이를 사서 친구에게 건네주었고 다행히 친구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이후, 55. 루아젤 부인은 궁핍한 삶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게 되었다. 그녀는 용감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 큰 빚을 갚아야 했다. 그녀는 모두 갚을 작정이었다. 하녀를 내보내고 집을 옮겼으며 작은 다락방에 세를 들었다. 그런 삶이 16년 동안 지속되었다. 10년이 지나자 그들은 마침내 모든 빚을 갚았다. 고리에 복리로 불어난 이자까지 전부 갚았다. 어느 날 길에서 친구를 만나게 되었지만 그동안 빚을 갚느라 폭삭 늙어버린 마틸드를 친구는 알아보지 못했으나 상황 설명 후 친구는 곧바로 말한다. 59. “오! 불쌍한 마틸드! 내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안 하는 목걸이…!”


가짜와 진짜, 진짜와 가짜. <보석>과 <목걸이>는 진짜 같은 가짜와 가짜 같은 진짜를 연기하고 있었다. 우리의 삶은, 그리고 사랑은 가짜인가 진짜인가. 그것을 구별해낼 수 있겠는가.



<첫눈>

4년 전 노르망디 출신의 신사와 결혼한 남쪽 파리에서 자란 그녀, 노르망디의 추위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73. “나는… 나… 나는… 조금 쓸쓸해요… 조금 지루하고요.” “그리고… 나는… 나는 조금 추워요.” 남편에게 난방기를 계속해서 요청하지만 남편은 그 요청을 거절하고 묵살해버리기에 이른다. 그래서 그녀는 74. 나는 난방기가 필요해 반드시 가질 거야. 기침을 많이 해서라도 남편이 난방기를 설치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겠어.’라며 알몸으로 나가 폐렴에 걸려버렸고 난방기는 물론이거니와 남쪽으로 요양을 하러 온 상태다. 


64. “아! 행복해라.”

그녀는 분명 알고 있다. 자신이 곧 죽게 되리라는 것을, 다가올 봄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내년 이맘때, 산책로를 따라 지금 그녀 곁을 지나가는 이 사람들이 다시 이 온화한 고장의 따뜻한 공기를 마시러 오리라는 것을.


단편 <첫눈>을 읽으면서 지금으로부터 무려 8년 전, 처음 간 대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들은 다 덥다고 하는데 나 혼자만 덥지 않은 상황이 이상하기만 했다. 기온은 높았기에 더운 것은 당연했으나 내가 더위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은 마음이 추웠던 까닭이 아니었을까. 익숙하지 않은 추위, 소통의 부재, 냉랭한 남편으로 하여금 고의로 병에 걸리고 난방기를 가지게 되고 남쪽 지방으로 내려와 요양을 하는 것에 대해 그녀는 행복하다고 말하며 병이 낫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 정도의 외로움이라니. 정말 지독하다.



<달빛>

99. “정말 아름다워요, 여보. 나 좀 안아줘요!”

“풍경이 마음에 든다는 것이 포옹할 이유는 아니요.”

102. “있잖아, 언니. 우리가 사랑하는 건 종종 사람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야. 그날 밤, 언니의 진정한 연인은 달빛이었던 거야.”


위의 단편 <첫눈>에서의 난방기가 불러낸 남편의 차가움이라든지, <달빛>의 남편의 무심함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합리화되거나 정당성이 부여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외도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배우자에게 채무불이행이 있을 수‘도’ 있다고.



<미친 여자>

이 이야기는, 적어도 내겐, 가장 강렬했던 단편이었다. 내내 마음을 음울하게 만들어 결국 나까지 미친 여자로 만들어버릴 뻔했던 이야기였으니까. 불행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정신을 놓아버린 불쌍한 여자. 프로이센군 지휘관이 왔는데도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자 “혼자 옷을 입지 못하고 걸을 수도 없다면 우리가 도와드려야죠.”라는 말과 함께 어디론가 옮겨진 여자. 다시는 그 여자를 볼 수 없었고 행방 역시 요원했다. 어떻게 된 걸까. 모파상이 그려낸 뒷이야기를 읽으며 상상할수록 끔찍함이 덮쳐오는 것을 막을 수 없어 그만 울어버릴 뻔했다.




묘사가 넘치는 것은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파상의 글은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묘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어서 읽는 내내 끝을 바라보며 읽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충분히 머무르면서 이야기에 심취할 수 있었다. 이번 단편집을 읽고 나니 모파상의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을 읽어보고 싶어졌고, 집에 있는 <비곗덩어리>도 곧 읽어봐야지 하고 머리맡 책장으로 옮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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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되어 영원히 빛나고
이계영 지음 / 조아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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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짧은 글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그 풍경을 오래도록 보며 멍하니 있고 싶어지지만 현실로 복귀해야하는 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조차도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말은 없지만 심경에 따라 해석이 다른 그림을 집에 들였다. 그림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그림에게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말을 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나눈다.

내가 그림을 대하는 생각은 수시로 변해왔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그림이 그려진 시대 상황, 저자의 환경, 심경 등을 봐야한다는 말도 맞고, 그림을 보며 내가 해석하는 게 전부라는 말도 맞다. 내가 아름답게 해석한 것과는 다르게 그림은 아름답지 않을 수 있고, 슬픈 상태에서 내가 그림을 본 것과는 다르게 그림은 그리 슬프지 않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7년 전 퇴근길 아양교의 노을을 보며 말없이 위로를 받았던 게 이제까지 내가 세상에 살면서 받아본 가장 큰 위로였다. 그 광경을 보고 나는 순간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보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노을은 내게 위로를 하려던 게 아니라 단지 시간이 되어 그 자리에서 졌을 뿐이었다.

그런 경험을 몇 번 해봤다보니, 「나는 내가 되어 영원히 빛나고」를 읽으면서 저자의 마음들이 조금씩 내 마음으로 스며드는 게 느껴졌다. 저자는 ‘견뎌낸 사람’이었다. 견뎌낸 사람, 살아낸 사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어떤 그림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하며 페이지를 넘기면 그 그림이 있었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 그 마음들이 오롯이 전해졌고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응원을 하게 되었다. 연이 닿는다면, 멀리서 응원하는 독자가 있습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지난한 시절을 겪은 내게도, 잘 견뎌냈다고 다독여주고 싶어진다. 우리는 모두 버거운 삶의 한 조각을 물고 있다. 입술을 베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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