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테 콜비츠
캐테 콜비츠 지음, 전옥례 옮김 / 운디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캐테 콜비츠..
처음듣는 이름이였다. 생각해보면 세상사는 모든 사람들을 알필요는 없다. 또 그럴수도 없고 말이다. 게다가 그녀는 나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도 아니고, 같은 나라 사람도 아니니 더욱더 그럴 수밖에... 그러니 모를 수 밖에.. 하지만 그녀는 꽤나 유명한 판화가였단다.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였단다. 탄생 140년이되었음에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사람이라니 생각이 바뀌었다.
흔히들 고전은 한번쯤 꼭 읽어봐야한다고들 한다. 난 솔직히 고전에 별 흥미가 없다. 책을 좋아한다 노래를 부르지만 고전은 읽기전부터 책의 두께만큼이나 마음에 부담감이 실어져 정작 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까놓고말해 어렵기도하고말이다.) 그런데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어디선가 고전의 필요성에 대한 글을 보고나서부터였다. "오랜세월이 지났음에도 사람들에게 잊혀지지않고, 읽혀진다면 그 속에 정말 많은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맞다. 잊혀지지않는다는 것. 그것만큼 대단한건 없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시대를 초월하고, 인종을 초월한다는건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기에.. 게다가 고전을 읽어가면서 거부감은 점차 줄어가고있는 중이니깐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와 너무너무 동떨어진 그림이라는 분야다. 미술관한번 가본적이 없고, 그림이라곤 학교때 미술책에서 본게 전부인 내게 과연 캐테 콜비츠란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할것이며 그녀의 그림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것이란 말인가? 게다가 판화가.. 판화의 종류조차 가물거리는 이 기억력으로 과연.. 하지만 이것또한 나의 괜한 걱정이였다. 한 사람을 가장 빨리 이해하기위해선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그 사람의 글을 읽어보는게 좋다고한다. 그런데 그 글이 일기라면 금상첨화아니겠는가? ^^
처음 아무 생각없이 그저 너무 강열하게만 느껴지던 작품들이 일기를 읽어가면서 들쳐보고,  일기를 다 읽고 다시 천천히 보니 많은 것들이 달라보였다. 그저 어린아이 낙서처럼 혹은 무섭다싶게 섬뜩하던 그림들이 작가의 의도가 어떻고, 작가의 심경이 어떠했는지는 대충이나마 알고 보니 180。다르게 보였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봐서 좋은게 있고, 그 그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알고봐서 좋은게 있을텐데.. 그녀의 작품들은 후자쪽인 것 같다.
물론 난 너무나 좋은 세상에 태어나 그저 나 자신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한 어찌보면 배부른 투정속에 살다보니 냉전시대가 어떠했고, 전쟁이 어떤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가난과 고통이 어떤것인지를 자신의 온 힘을 다해 투쟁한다는게 얼마나 힘든것인지 알지 못한다. 억울하게 자식을 잃고,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자신의 수많은 작품들로 주장했던 그녀의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그저 한발짝 물러선 자리에서 소리없는 박수를 보내는정도랄까..
하지만 안타까운건 그녀가 겪었던 그 아픔들이, 그녀가 반대했던 그 모든일들이 지금도 이 지구상 어디에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그 모든아픔들이 그녀의 작품을 만들었고, 아직까지 그녀의 작품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는 그 아픔들.. 만약 그런 아픔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선 어떤 의미로 그녀의 작품들이 이해될까 궁금해졌다. 혹 너무나 평온한 세상이 되어 전쟁이란 단어조차 사라지는 그런 세상이 와 어둠고, 암울함이 담겨진 그녀의 작품들이 더 이상 화자되지 않는다면.. 그녀는 행복해할까? 아님 서운해할까?
솔직히 단락으로 나누어진 일기를 읽으면서 이런 내용까지 꼭 필요할까란 생각도 들었고, 시간의 흐름이 아닌 주제별로 나누어진게 잘한일인가도 싶었다. 미술사에 관심이 있고, 그녀에게 관심이 많다면 반가운 일이겠지만 나같은 사람들이 읽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양이였으니깐.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있었을 한 사람을 알 수 있었던 반가운 계기였다. 주름투성이 자화상속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아마도 한동안 그 모습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을까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