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살라 인디아 - 현직 외교관의 생생한 인도 보고서
김승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근처 도서관이 생겼을 때 너무 좋았다. 처음 대출카드를 만들고, 책을 빌려오던 날 초등학생 때 용돈을 모아 책을 사서 돌아올 때만큼 설레고, 기뻤다. 반납하러 갈 때마다 늘어난 책을 보면서 괜히 내 서재인 듯 뿌듯하기도 했는데 언제부터 불만과 투정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보고 싶은 신간이 없거나 읽고 싶은 책이 대출 중일 때 괜히 누군가를 향해 시뚝거리며 짜증을 내고, 잘 지키던 반납일도 귀찮다, 바쁘다는 이유로 일이주 넘기는 건 자연스러워졌으니 나는 아무래도 좋은 사람은 못 되는가 보다.


갑자기 왜 도서관 이야기냐 묻는다면 나에겐 '인도=도서관'이란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를 워낙 동경하기에 인도 관련 서적은 보이는 대로 다 읽은 터라 도서관 갈 때마다 '신간이 없나..'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요즘 이였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나의 좁은 식견이 여간 부끄러운 게 아니였다. 그랬다. 나는 인도를 좋아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정작 '인도여행'을 하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해 여행분야만 뒤지고, 여행관련 서적만 읽었던 것이다.


인도를 가보겠다고 혼자 루트를 짜고, 경비를 계산해보기만 했지 정작 인도의 문화나 종교, 우리나라와의 관계 그런 것엔 관심도 없었다. 물론 여행 서적에도 보고 느낀 것들이 담겨있긴 하지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시각이기에 전문적인 설명은 부족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한 인도는 혹 '모든 여행자가 한번쯤 꿈꾸는 여행지로의 인도'가 아니였나는 생각.


저자는 외교관이기에 여행자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인도를 말한다. 인도의 산업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나라 대기업이 인도에 정착 할 수 있던 이유도 설명해주는 식이다. 교육방식, 부동산을 비롯한 정치적 사안부터 세종대왕에 버금간다는 악바르 대제와 영화, 종교, 우리나라 대장금의 인기로 시작된 한류 열풍과 인도에 정착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저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었다. 앞으로 인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유수의 기업들이 물밑작업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의 성공적 정착에 괜한 뿌듯함, 한국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대학의 한국어과 경쟁률이 엄청나다는 소식, 아시안 게임에서 인천과 경쟁을 했다는 사실.. 내가 모르는 인도가 책속에 있었다.


역시 인도는 끝을 알 수 없는 나라임이 분명한가 보다. 책 제목처럼 '맛살라 인디아'. 여러 가지 재로를 배합해 자신만의 특유의 맛을 내는 음식, 종교, 문화를 가진 인도. 언제쯤 인도를 가볼지 모르겠지만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자의 눈으로만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인도 책을 다시 집어 들어야겠다. 십년 전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 인도를 처음 만나게 해줬다면 '맛살라 인디아'가 새롭게 인도를 생각해 볼 기회를 준 게 아닐까싶다. 열심히 책 빌려 보려면 반납일을 준수해야겠다. 나이도 한 살 더 먹으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지. 아~ 내년엔 인도 가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