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오래된





많은 사람은

새 물건을 좋아하듯

새로운 사람을 좋아하네


지금까지 알았던 사람이

익숙해지고 재미없어지면

관심을 끊어버리지

슬픈 일이야


다 그런 건 아니다고

아마도 그럴 거야


새 것이나 새로운 사람뿐 아니라

오래되고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오래되어 익숙하고

재미없다 해도

버리지 마


오래 사귀어도

새로운 면을 알게 될지 모르잖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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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 치유의 도서관 ‘루차 리브로’ 사서가 건네는 돌봄과 회복의 이야기
아오키 미아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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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제목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는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와 같구나. ‘나는 ~의 ~입니다’가 말이다. 이런 제목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은 저작권이 없다지. 이 책 본래 제목은 첫번째 글 제목인 ‘불완전한 사서’다. 숲속 도서관이라니 참 멋질 것 같다. 이 도서관 이름은 ‘인문계 사설 도서관 루차 리브로’다. 루차 리브로 뜻은 자유로운 책인 듯하다. 사설 도서관은 돈이 안 되는 거겠지. 그런 걸 하다니, 지금 생각하니 대단하다 싶다. 한국에도 사설 도서관 있겠지. 내가 모르는 것뿐이고. 사설 도서관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본 듯하다. 《해변의 카프카》였던가. 다른 책에도 도서관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오키 미아코는 도서관 일을 하게 되고 사서 자격증을 땄나 보다. 처음에는 의학 간호학 관련 책 도서관에서 일하고 다음에는 학교법인 도서관과에서 일했다. 대학이었나 보다. 아오키 미아코는 일터의 인간 관계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힘들었다. 일본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그동안 살아온 걸 다시 생각한 사람 많을 것 같다. 아오키 미아코는 힘든 게 자신을 상처주는 걸로 나타났나 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크게 다치고 병원에 오래 있었다. 아오키 미아코는 몸과 마음이 다 안 좋았다. 아오키 미아코뿐 아니라 남편도 도시에 사는 것을 안 좋게 여긴 듯하다. 힘들 때 아오키 미아코는 사설 도서관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자신의 도서관이라니 멋져 보이는데,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오키 미아코는 몸이 자유롭지 못했다. 도서관은 나라현 히가시요시노무라 숲속에 있는 오래된 집이다. 그 집 주인은 조선에서 일본으로 돌아간 사람이었단다. 도서관에 둔 책은 아오키 미아코와 남편 두 사람 거다. 자신이 가진 책을 다 내 보이는 거구나.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일 듯한데. 관장은 고양이 가보스고 주임은 개 오크라다. 고양이와 개가 있는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한달에 열흘 연단다. 아침 11시에 열고 17시에 닫는가 보다. 한달에 열흘 여는데도 이곳에 가는 사람이 있는가 보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뿐 아니라 먼 곳에 사는 사람도 갈 듯하다. 도서관에서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하면 좋기는 하겠지. 그런 게 좋아 보이기는 해도 난 그냥 책만 빌려오는 게 좋다.


 도서관이 오래된 집이어서 천장에서 검댕과 먼지가 떨어지기도 하고, 청소하기 힘들 때는 SNS 에 글을 쓰고 도와달라고 한단다. 그런 거 괜찮을 것 같구나. 이 도서관에 가는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었다. 아오키 미아코도 힘들어서 사설 도서관을 열고 다른 사람과 함께 생각하려 했다. 걱정거리는 남한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편해질 거다. 답을 찾지 못해도 함께 머리를 싸매고 생각하는 건 공감하는 거구나. 도서관(집)이 숲에 있어서 벌레(곤충)가 자주 보이기도 하고, 추울 땐 안에서 더울 땐 바깥에서 책을 봤다. 물에 발 담그고 책 읽는 거 괜찮을 듯하다. 숲에서 나무나 동물도 보겠다. 책을 읽지 않아도 루차 리브로에 가면 기분 좋겠다.


 여기에는 아오키 미아코가 만난 책 이야기도 담겼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과 판타지를 함께 읽기도 하고, 숙박형 책읽기 모임 ‘책 이야기 나누는 저녁’도 있다. 인터넷 라디오도 하는가 보다. 난 책 읽는 모임 해 본 적 없다. 다른 사람과 하기보다 그냥 혼자 읽는 게 편하다. 앞으로도 그러겠지. 다른 사람과 말로는 이야기하지 못해도 글로는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 혼자 읽고 쓰는 것일 뿐이겠지만. 나 혼자만 글을 보는 게 아니니 조금은 다른 사람과 나누는 거겠지. 내가 쓰는 글은 재미없고 별로 도움이 안 되겠지만. 가끔 내가 쓴 글을 보고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 있을까. 나한테 말하지 않아도. 루차 리브로에서는 포스트잇이 붙은 책을 빌려주고 그걸 읽은 사람이 또 붙이기도 한단다. 그런 것도 괜찮아 보인다.




희선





☆―


 책은 ‘창문’ 같다고 늘 생각합니다. 문이 아닌 창문. 손잡이를 돌리면 곧장 다른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장치는 아니지만, 창문이 있으면 지금 방과는 다른 세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창문은 바깥 세계의 부드러운 바람과 강렬한 햇빛, 비에 젖은 흙냄새, 나무와 꽃이 있는 선명한 풍경을 방으로 불러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책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다채로운 풍경과 바람, 그리고 빛을 데려와주는 멋진 창문입니다.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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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비를 쓰고

눈이 오면 눈을 써야죠


오랜만에 눈이 세상에 놀러왔어요

눈은 나무 위에,

길 위에, 지붕 위에,

우산 위에, 사람 머리 위에

가만히 내려 앉았어요


눈은 쌓이기도

쉽게 녹아버리기도 했어요


세상에 놀러와서

바로 녹으면 아쉽겠네요

눈이 좀 더 이리저리 날리고

세상에서 즐겁게 놀다 가기를


오랜만에 만난 눈은

반가워요


눈아,

세상에 또 놀러 와





*비가 쏟아지는데 눈이 왔다고 하다니. 늦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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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져도 어둡지 않고

세상은 밤에도 환하지


모든 곳에 빛이 닿지는 않으니

빛이 닿고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으로 다녀


밤엔 모두 집으로 돌아갈까

밤이 와도 집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군

언젠가 돌아갈지

영영 돌아가지 못할지


바깥에서 보는 불빛이

따스해 보여도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모두 따스하지는 않을 거야


밤이 온다고 어두워지지 않길

밤에도 즐겁게 지내

밤을 잘 보내면

밝은 아침이 올지도 몰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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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트 영매탐정 조즈카 2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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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영매탐정 조즈카》를 만났는데, 일본에서는 이게 시리즈로 나왔다. 첫번째 이야기에서 어떤 건 밝혀졌다. 이번에 만난 책 제목이 《인버트》인 건 그래서가 아닐까. 그래도 첫번째 이야기 <구름 위의 맑은 하늘>을 보면 처음에 말한 걸 말하기도 한다. 첫번째 책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번 책을 처음 보는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하다가 나중에 알게 될 거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게 뭔지 모르는 게 나을 것 같다. 예전에 본 책 보고 두번째 책이 나올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나왔구나. 세번째도 나왔을지도.


 책 맨 앞에 그림을 보면 조즈카 히스이가 둘이다. 예전에 이걸 보고 조즈카 히스이는 쌍둥이인가 했다. 책 맨 앞에 그리는 그림은 책을 다 보면 알게 된다. 어느 책이나 비슷한가. 세번째 이야기 <신용할 수 없는 목격자>에서는 언제 그렇게 됐는지 나중에 알았다. 조즈카 히스이에서 히스이는 이름이다. 예전에 내가 이게 비취라는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조즈카 히스이 눈동자 색은 비취색이다. 그래서 이름을 히스이(비취)라 지었나 보다. 이름은 나왔지만 다른 건 거의 나오지 않았다. 비서나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지와사키 마코토도 잘 모르는가 보다. 조즈카 히스이 이야기가 언젠가 나올지, 일본에 나온 책에는 그게 있을지. 그런 건 수수께끼로 남겨두는 게 나을까.


 여기에는 세 가지 사건이 담겼다. <구름 위의 맑은 하늘>에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지만, 자기 잘못으로 친구를 다치게 한 사람이 나온다. 죄책감 때문에 친구 일을 도와줬지만, 그게 좋지만은 않았다. 자신이 한 일을 친구가 가로채는 것 같아서, 친구가 사라져야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여기고 친구를 죽인다. 그 사람은 친구가 사고로 죽은 걸로 꾸몄다. 경찰이 그렇게 허술하지는 않겠지만, 여기에는 조즈카 히스이가 나온다. 경찰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랄까. 경시청에 아는 사람도 있는 듯하고, 지난번에는 연쇄살인마를 잡는 데 도움을 줬다. 책을 읽는 사람은 누가 범인인지 안다. 조즈카도 사건 현장을 보고 쉽게 알아챘다. 조즈카는 연기를 하고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


 두번째 이야기 <포말의 심판>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을 죽인다. 그 사람은 학교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찍은 영상을 팔았다. 교사는 자신이 그 사람을 죽인 걸 옳다고 여기고 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조즈카는 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범인 교사한테 다가가고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 사람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알아도 증거가 있어야겠다. 첫번째와 두번째 이야기에서 히스이는 마코토가 한 일을 보고 증거가 뭔지 알게 된다. 조즈카 히스이가 마코토와 이야기하는 건 사건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구나.


 세번째 이야기 <신용할 수 없는 목격자>에서는 탐정이 자기 회사 직원을 죽이고 완전 범죄다 여겼다. 그 사람은 예전에 형사였다. 형사였으니 탐정이 되고 정의를 생각할 것 같았는데 그 반대였다니. 아내가 죽어서 그렇게 된 걸까. 형사는 어떻게 수사하는지 아니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그게 잘될까. 히스이를 만났을 때 범인은 앞에 나온 두 사람과 다르게 잘 빠져나갔다. 히스이도 힘든 적으로 여겼지만, 결국 증거를 찾는다. 찾는다기보다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한다. 그건 현행범으로 잡는 거겠다. 법을 어기는 건 아닐지. 범인은 처음에 알려줬지만, 조즈카 히스이가 하는 건 숨겼다. 그걸 서술 트릭이다 해야 할지. 어떤 걸 모르게 했다. 나중에 그걸 알고 앞으로 가서 다시 읽어야 하나 했다. 거기에 뭔가 있었을지도 모를 텐데.


 조즈카 히스이는 사람을 죽이는 사람을 싫어하고 미워한다. 조즈카 히스이는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상대를 죽이기보다 다른 방법으로 거기에서 벗어나겠지. 그렇게 하는 게 좋기는 하겠지만, 뭔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사람을 죽여서라도 벗어나고 싶을지도.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는 죽이지 않는 게 낫기는 하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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