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격자들 -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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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전쟁에 휩쓸린 세계전쟁은 두번이나 일어났습니다. 그런 전쟁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요. 전쟁이 끝나고 아직 일백년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평화로운 세상이지요. 많은 곳이 평화롭지만 아직도 전쟁이나 테러가 끊이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거기에서도 힘든 사람은 어린이와 여자겠지요. 전쟁이 일어나는 나라가 있다 해도 저는 전쟁을 잘 모릅니다. 한반도는 일본 지배에서 벗어나고 얼마 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남과 북으로 나뉘었지요. 이곳도 자칫 잘못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생각하니 좀 무섭네요. 예전에 땅굴 찾았다는 뉴스를 보거나 간첩이 내려왔다는 말 듣기도 했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건 진짤까 싶기도 하네요. 북한과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제는 북한과 남한이 잘 말해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고 좋은 사이로 지냈으면 합니다. 남과 북으로 나뉜 지 오래되어 한 나라로 합치는 건 힘들다 해도 말이에요. 남쪽은 남쪽 북쪽은 북쪽 서로를 존중하면 되지 않을까요.

 

 전쟁은 책이나 영화 드라마로만 보았습니다. 그것으로 전쟁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요. 나치가 한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는 많이 알려졌지만, 소련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세계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어느 정도는 알겠지만, 거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거예요. 일본이 저지른 일도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겠지요. 조선 여자아이들을 일본군 위안부로 끌고간 일 말이에요. 소련 여성은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전쟁)에 나가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 일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을 말하는 책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닐 텐데 저는 거의 못 보았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 아주 조금밖에 모릅니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세계에 눈을 돌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아는 것은 괜찮은 일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이 넓어질 테니까요. 이렇게 생각해도 별일 아닌 것 때문에 다른 것을 잘 못 보기도 하는군요. 그런 일이 아주 없을 수 없겠지만 너무 오래 자기 슬픔에만 빠져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도 그래야 할 텐데요.

 

 전에 《전쟁은 여자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보고 전쟁이 일어나면 어린이와 여성이 힘들다고 말했을 거예요. 앞에서도 했군요. 그때는 전쟁에 나간 여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어린이였던 사람을 만났어요. 이제는 거의 다 어른일 텐데 책 속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때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합니다. 어릴 때 겪은 일을 말해서 그런 건지, 일부러 어린이가 말하는 것처럼 쓴 건지. 아주 어린이도 있어요. 전쟁이 끝나고 갓 태어난 아이였는데 전쟁을 안다고 해요. 아버지가 전쟁에 나갔다 돌아온 모습을 죽 보고 자랐기 때문이겠지요. 소련 사람 이야기지만 한국전쟁 때 어린이였던 사람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도 전쟁이 일어났을 때 부모를 잃은 아이가 많았잖아요. 그분들은 지금 어떻게 살까요.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다시 아이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어린이(본래는 어른이지만)도 마찬가지예요. 어린이지만 어린이로 지내지 못했습니다. 어린이는 전쟁놀이를 하고 놀기도 하는데, 진짜 전쟁이 일어나고는 놀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장난감도 없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먹을 게 없었다는 말입니다. 먹을 게 없어서 나무껍질, 풀, 벽지까지 먹었어요. 한국사람도 이것저것 먹었겠군요.

 

 독일군이 소련에 오고는 어른은 끌려가 죽임 당하고 아이는 고아원에 들어갔습니다. 고아원에 들어간 아이는 좀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전쟁터에 나가게 해달라는 아이도 있었어요. 피란을 가다 엄마가 독일군한테 죽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친구가 죽는 모습을 보고, 무척 배가 고파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었답니다. 반대로 개가 죽은 사람을 먹거나 아이를 물어죽이기도 했어요. 집에서 기르던 동물도 함께 떠났는데 길에서 죽었습니다. 자신이 무척 아끼는 동물(닭인지 오린지 잊어버렸어요)을 먹자고도 해요. 얼마나 배가 고프면 그랬겠어요. 부모 없는 아이들은 누가 자신한테 사랑을 주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아이끼리만 피란 가다 어떤 아주머니와 함께 사는데 그 아주머니는 독일군한테 죽임 당했어요. 아이 없는 어른과 부모 없는 아이가 만나기도 했지만 함께 지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고아원에 엄마가 찾아왔는데 엄마를 잘 알아보지 못하기도 했어요. 전쟁이 끝나고 부모를 만난 아이는 그나마 괜찮았겠습니다. 전쟁이 끝나고도 고아원에서 산 사람도 있겠지요.

 

 공장에서 일한 어린이도 많았습니다. 독일군은 마을에 불을 질러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릴 때 그런 걸 보면 마음이 그리 좋지 않겠지요. 그런 것도 치료해야 할 텐데 어쩐지 그때 어린이는 그냥 살았을 것 같아요.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엄마를 다시 만난 사람도 있어요. 늘 어두운 성격이어서 잘살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쟁 때문에 몸뿐 아니라 마음을 다친 사람이 많았어요. 전쟁은 왜 일으키는지, 폭력으로 무언가를 얻는 건 좋지 않지요. 온 세계에서 전쟁이 없어지고 어린이가 웃고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희선

 

 

 

 

☆―

 

내 몸은 오랫동안 자라지 않았어요…… 고아원에 있는 동안, 우리는 모두 천천히 자랐어요. 아마도 슬픔 탓이겠죠. 우리가 자라지 않았던 것은 다정한 말을 별로 듣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엄마 없이 자랐잖아요……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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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고양이

위는 지난해 십이월에

밑은 올해 이월에

 

 

 

 

 

 

 

 

 

 

다른 이름으로 알았는데,

새로운 이름을 알았다

봄까지꽃이라고...

 

 

 

 

 

 

 

 

 

 

목련이 꽃 피울 준비를 하는가 보다

 

 

 

 

 

 

 

 

 

 

 

지난달 25일에 드디어《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시오리코 씨와 끝없는 무대》가 나왔다

빨리 보고 싶기도 한데, 이달에는 어렵겠고 다음달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자이 오사무가 가지고 있던 《만년》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오래된 책이 나오는가 보다

 

영화와 만화영화로 만든다고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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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수지 박람강기 프로젝트 8
모리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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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해 전, 2010년에 모리 히로시 책을 우연히 한권 만났다. 그때 내가 만난 책은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다. 이것을 정말 같은 사람이 썼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책을 쓴 사람 이름은 모리 히로시다. 설마 모리 히로시라는 사람이 또 있는 건 아니겠지. 그 소설 읽은 지 오래돼서 거의 생각나지 않는데 좀 별난 소설이었다. 아니 일본스러운 소설이라 할까. 무엇이 일본스러운 것이냐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늘 같은 사람이었는지 다른 사람이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남자가 잘 모르는 여자와 밥을 먹었다. ‘조금 특이한 아이’는 함께 밥 먹는 사람을 나타내는 거다. 남자는 한사람이고 함께 밥 먹는 상대는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다 읽고 ‘이게 뭐야’ 했던 기억이. 별일은 없다. 그저 한끼(거의 저녁)를 먹을 뿐이다. 그때그때 분위기만 조금 바뀌었다. 혼자 사는 사람이 그랬는지, 그랬다면 혼자 밥 먹기 싫어서 그랬나보다 했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 지금도 여러 가지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2010년에는 더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때보다 내가 아주 조금 세상을 넓게 보게 되었다.

 

모리 히로시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된 건 일본 드라마 <모든 것이 F가 된다> 때문이다. 책도 아니고 드라마로 먼저 알다니. 그 책은 아직도 읽지 못했다. 소설 《모든 것이 F가 된다》와 내가 처음 본 책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는 아주 다르다. 여러 소설을 썼으니 다른 성격을 가진 이야기를 쓸 수도 있겠지. 모리 히로시는 소설은 별로 읽지 않고 좋아하지 않았다. 여기에도 자신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썼다. 많이 좋아하지 않는데 소설을 쓰다니. 본래 그런 것 같다. 좋아하고 늘 그것만 하고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느 날 그걸 해봐야지 하고 했더니 잘되는 사람도 있다. 모리 히로시는 남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런가 보다. 나도 다른 사람 부러워한다. 난 좋아하는 거 하나를 오래 하고 잘하는 사람도 아니다. 타고난 것도 없을뿐더러 애쓰지도 않는구나. 이래서 뭘 하겠다고.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 않다. 지금처럼 책 읽고 조용히 살고 싶다. 예전에는 나도 꿈을 갖기는 했지만, 나처럼 게으르면 안 될 것 같다. 난 게으른대로 쓰고 싶은 게 생각나면 쓸까 한다(생각날 때도 별로 없지만). 돈하고 상관없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이런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좀 창피하다.

 

지금은 인터넷 때문인지 글을 쓰는 사람이 많고,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쓰고 책으로 내기도 한다. 그런 것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걸 써야 책으로도 나오겠지. 난 인터넷 안에서 엄청 인기없다. 내가 아니고 내가 쓴 글이라고 해야겠구나. 내 블로그에 많은 사람이 오는 거 싫기는 하다. 이런 마음으로 쓰고 잘 못 써서 내가 쓴 것을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얼마 없구나. 난 어떤 걸 쓰면 바로 다른 걸 쓰지 못한다. 모리 히로시는 글을 쓰고 나면 바로 다음 글을 써야 한다 말한다. 이건 맞는 말이다. 소설가는 책이 나오면 그것을 생각하기보다 다음 소설을 쓰거나 쓰려 할거다. 소설은 책으로 나오면 읽는 사람 것이기도 하다. 자신이 쓴 책은 읽지 않고 가지고 있지 않은 보르헤스가 생각난다. 보르헤스는 자신이 쓴 글이 부끄러워서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그 마음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잘 썼든 못 썼든 자신이 쓴 글을 여러 번 보는 건 힘든 일이다. 블로그에 쓰는 것도 그런데, 책으로 낼 때는 더 힘들겠다. 여러 번 보고 고칠 수 있는 건 고치면 좀더 낫겠지.

 

여기에는 모리 히로시가 소설과 다른 글을 쓰고 얼마를 벌었나가 담겼다. 한국과 일본은 조금 다를 것 같다. 사람 수도 차이 많이 난다. 강연 한시간에 돈을 참 많이 받는다는 걸 알았다. 해설 추천사를 쓰고도 받고, 교과서나 시험문제에도 글이 쓰인다니. 모리 히로시는 일본에서 이름이 아주 잘 알려진 사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건 내가 잘 모르는 건가. 모리 히로시가 소설을 쓰고 돈을 번 건 많이 써서가 아닐까 싶다. 소설을 쓰고 블로그에 쓴 글이 나중에 책으로 나오고 대담이나 좌담이 책으로 나오면 인세를 받는다. 일본은 소설을 만화 만화영화 영화 드라마로 만들기도 한다. 모리 히로시 소설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드라마 때문에 소설 《모든 것이 F가 된다》가 더 팔렸다고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 한국에서 자주 나와서 한국사람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소설을 자주 쓴다고 생각하는데, 모리 히로시는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더 많이 썼다. 일본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고 한다. 가끔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리 히로시가 소설을 쓰는 방법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상을 글로 옮기는 것이란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어도 그것을 글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만화가도 비슷할 거다. 그런 사람 드라마에서 봤다(원작은 만화였다). 그런 걸 천재라 하겠다. 천재가 아닌 사람은 자신이 쓰려는 걸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쓰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난 돈 많이 드는 취미도 없고 돈 많이 벌어서 하고 싶은 것도 없다. 모리 히로시는 소설과 글을 써서 번 돈으로 차 몇대를 사거나 뜰에 철도를 만들었다. 무슨 모형이 4톤 트럭 일곱대 만큼이었다고 한다. 엄청난 거구나. 기찻길과 기차는 장난감인가 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큰 것 같다. 사람이 탈 수도 있다니. 그것도 장난감이겠다, 비싼.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거지. 그게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 한장쯤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싶다. 모리 히로시는 소설 쓰기를 일이라 생각하고 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글을 쓰는 건 사람마다 다르고 글 쓰는 방법도 다 다르다. 모리 히로시는 소설을 쉽게 쓰는 것 같다. 자료를 찾지도 않고 자신이 아는 것을 쓴다니. 소설을 쓰려고 일부러 자료를 찾지 않고 평소에 보고 듣고 읽는 것을 잘 기억했다가 소설로 쓰는 게 아닐까 싶다.

 

한국에도 한해에 책을 여러 권 내는 사람 있을 거다. 지금 한사람 생각났다. 책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시인 장석주가 그렇다. 장석주는 책을 많이 읽고 쓴다고 한 것 같다. 이건 모리 히로시하고 좀 다를지도. 아니 모리 히로시는 소설만 안 보고 다른 책은 보겠다. 자신이 쓴 글이 책이 안 된다 해도 쓰는 게 중요하다. 내가 그걸 못하는구나. 책을 읽고 쓰는 거라도 꾸준히 해야겠다. 쓰는 것도 괜찮지만 읽는 것도 좋다. 소설뿐 아니라 가끔 다른 책도 보도록 해야겠다.

 

 

 

희선

 

 

 

 

☆―

 

자신의 감을 믿을 것.

늘 자유로울 것.

한때라도 좋으니 자신이 가진 논리를 믿고

‘올바름’과 ‘아름다움’으로 나아갈 것.

어쨌든 자신한테 ‘성실함’을 강제할 것.  (201~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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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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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일 때나 태어나기 전에 사람은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한다. 엄마 배 속에 있는 아기는 많은 지혜를 갖고 있지만 엄마 배 속에서 나오자마자 그 기억은 사라진다. 이런 말은 어디선가 보았다. 아기일 때는 어른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듣는다고도 한다. 사람은 정말 그럴까. 그런 말 어쩐지 사람을 대단한 것처럼 말하려 하는 것 같다. 천재만이 세상에 인정받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사람은 한사람 한사람 다 평범하고 소중하다. 어떤 사람은 사람은 모두 소중하니 자신과 남을 소중하게 생각해라 하고, 어떤 사람은 모든 사람은 평범하다 하고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지 마라 한다. 조금 다른 말 같지만 둘 다 자신뿐 아니라 남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말이 있어서 조금 다르게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칭찬받아야 무언가를 하고, 누군가는 야단맞아야 무언가를 한다. 둘 다 아닌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어야 하는. 그런 사람이 가장 많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예전에 쓴 것으로 미스터리한 부분도 있지만 그것과 좀 다르게 보인다. 진화를 생각한 걸까, 그러면 과학에 가까운 것일지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 들지 않았는데 반쯤 넘어가니 김영하 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잠깐 떠올랐다. 시라카와 미쓰루가 여러 사람을 모으는 것을 보니. 시라카와 미쓰루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누구보다 색에 민감하고 머리가 아주 좋았다. 미쓰루가 태어났을 때 미쓰루 아버지는 미쓰루가 빛을 내는 것을 보았다. 미쓰루 외증조할아버지는 어렸을 때 똑똑했고 색에 민감해서 염색 일을 했다. 외증조할아버지 이야기는 겨우 이 정도뿐이다. 좀더 썼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지금 든다. 자기 아이 머리가 좋으면 좋을까. 다른 아이보다 머리가 좋으면 자랑스럽겠지. 어릴 때는 그래도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 부모조차 아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어떨까. 미쓰루 엄마 아빠는 미쓰루가 중학생이 되고는 미쓰루와 말하기를 꺼렸다. 심각해질 수도 있었는데 미쓰루가 부모한테 묻기를 그만두었다.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책을 보았다.

 

소설 맨 앞에는 여러 사람이 어떤 빛을 보는 모습이 나온다. 그 빛을 내는 게 바로 미쓰루다. 미쓰루가 빛을 내는 것을 아이들은  빛 연주라 했다. 이걸 볼 때 생각난 게 하나 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한테 음악을 빛으로 보여주는 거다. 빛 연주가 아주 거짓은 아니다는 말이구나.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은 귀가 들리는 사람과는 다르게 음악을 느끼겠다. 빛을 보고 그게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실제 그럴 수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미쓰루가 하는 빛 연주를 본 사람은 그 뒤에 조금 달라진다. 사람들은 빛 연주 때문에 힘과 용기를 얻었다. 그것을 못 보면 좀 이상해졌다. 그때는 빛 연주가 마약 같은 건가보다 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돈을 벌려는 사람도 있었다. 밑에 사람은 단순하게 돈만 생각했지만, 그걸 시킨 사람은 다른 뜻을 가졌다.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그것을 아주 좋아하는 쪽도 있지만, 그것을 없애려는 쪽도 있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사람이 진화하지 못한 걸까.

 

미쓰루와 미쓰루가 하는 빛 연주를 본 사람은 사람한테서 나오는 빛(아우라)을 보고 그 사람 마음이 어떤지 알게 된다. 어디선가도 이것과 비슷한 것을 본 것 같은데 그게 뭐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미쓰루는 색을 잘 보기도 했지만 머리도 아주 좋았다. 이건 다른 사람과 좀 다른 거 아닐까. 아니 빛이 말하는 걸 어렸을 때부터 알아서 이것저것 더 쉽게 받아들인 것일지도. 사람은 말로 자기 마음을 전하기 힘들어한다. 말로 하지 못하는 것도 아주 많다. 그것을 빛으로 할 수 있다면 편하기는 하겠다. 그러면 말이 없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괜찮은 진화일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난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해도 상대가 자기 마음을 모를 거다 하기보다 어떤 말로 하면 알아들을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한테서 나오는 빛을 보고 사람 마음을 알면 편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을 알려고 애쓰지 않을 거다. 다른 사람 마음이 보이지 않아도 알려고 하면 다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알 수 있다.

 

힘과 돈을 가진 사람은 새로운 것을 싫어한다. 그런 것이 자신을 밑으로 끌어내리리라고 생각한다. 사람에는 오랫동안 이어온 것을 지키려는 쪽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쪽이 있다. 둘 다 나쁜 건 아니지만, 서로 자신만이 잘났다 하면 싸움이 일어난다. 둘이 균형을 잘 맞추면 좋을 테데. 서로를 인정하면 어느 한쪽을 아예 없애려 하지 않을 거다. 좀 다른 사람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으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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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보다 더 옛날 고려시대는 잘 모르지만, 조선시대에는 여자가 공부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공부한 사람이 아주 없지 않았군요. 조선시대에 시를 짓고 그림 그린 여성도 있잖아요.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한국전쟁을 겪은 뒤에도 여자, 딸은 공부하기 힘들었습니다. 딸은 공부보다 집안 일을 돕거나 동생을 돌보아야 했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그랬기 때문에 거기에 따랐겠지요. 누구나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한 건 언제부턴지, 그건 초등학교까지였지요. 이제는 중학교까진지, 이 부분은 잘 모르겠네요. 지금은 호적에 올라가고 몇해가 지나면 학교에 다니라는 게 나오는군요.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단체생활 싫어하는 제가 어떻게 학교에 다녔는지 신기하다고 한 적 있는데, 제가 학교 다니기 전에는 학교에 다니고 싶어했어요. 이걸 생각하면 좀 우습군요. 학교에 다니기 전 저와 학교에 다니고 난 뒤 저는 조금 달랐네요. 학교에 다니기 싫어도 그걸 참고 다녔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녔기에 어느 정도 글을 읽고 쓰기도 하는군요. 아니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글 공부는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그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었네요.

 

여기 실린 시는 나이 많은 분들이 쓴 거예요. 그동안 한글 공부할 시간도 없이 살다 나이를 많이 먹고 한글 공부를 하고 시를 썼어요. 시를 보니 어린이가 쓴 시와 비슷한 느낌도 듭니다. 나이를 먹으면 다시 어린이가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맞춤법은 조금 틀려도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썼습니다. 그런 글이 더 좋지요. 읽기에 좋고 마음에 바로 와 닿잖아요. 시를 어렵게 생각하게 하는 건 어려운 말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많이 배우면 어려운 말을 쓰겠지요. 아니 그것보다 책에서 자주 본 말을 그대로 쓰는 거겠네요. 책에는 어려운 말이 많잖아요. 가끔 저도 한자말을 저도 모르게 쓴 걸 보고 고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귀찮아서 그대로 두기도 해요. 한자말 하나도 안 쓸 수 없겠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쉬운 말이 떠오를 거예요.

 

 

 

결석하지 않고 꼬박꼬박

배워온 한글 공부

아무리 써도 서툴다.

 

택배 주소도 쓸 줄 몰라

우체국 여직원 손 빌렸다

용기 내어 내 손으로 주소를 써 갔더니

여직원 둘이서 의아한 표정

 

“할머니 누가 쓰셨어요?”

“뭐 잘못 썼나요?”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장하십니다.”

흥이나 한글 공부 얘기에

푹 빠졌다.

 

-<고마운 한글 공부>, 김옥순 (43쪽)

 

 

 

시를 쓰라 하니

눈아피 캄캄하네

글씨를 모르는데

어짜라고요

 

-<글>, 박정순 (48쪽)

 

 

 

논에 들에

할 일도 많은데

공부시간이라고

일도 놓고

헛둥지둥 왔는데

시를 쓰라 하네

시가 뭐고

나는 시금치씨

배추씨만 아는데

 

-<시가 뭐고>, 소화자 (55쪽)

 

 

 

공부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평생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어려운 공부는 머리가 잘 돌아갈 때 해야 좀 잘하고 마음이나 삶 세상을 알려는 공부는 늘 해야겠군요. 아니 어떤 공부든 자신이 하고 싶을 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적을 때 하는 것보다 익히는 속도가 느리다 할지라도. 그런 걸 하다보면 지금까지 몰랐던 게 보이겠지요. 글을 몰랐던 사람이 글을 알면 세상이 더 밝아보일 것 같습니다. 시를 보니 글을 몰라 택배를 보낼 때 다른 사람한테 써달라고 하던 주소를 한글 공부를 하고 자신이 쓰고 뿌듯하게 여기는군요. 다른 시에서는 편지를 쓰기도 하고 시간이 나면 책을 보기도 해요. 나이를 먹으면 더 쓸쓸할까요. 시를 쓴 분들 젊을 때는 일하느라 바빠서 쓸쓸함도 몰랐겠습니다. 저는 혼자 지내도 그렇게 쓸쓸하지 않아요. 이건 책을 읽어서군요. 사람이 많을 때 더 쓸쓸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그걸 인터넷 안에서 느낍니다. 차라리 안 하면 나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고 힘들면 그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가 와도 책읽기 편기쓰기는 하고 싶군요.

 

제 삶은 단순하고 특별한 게 없어요. 늘 쓸 게 없다 생각해요. 어쩌면 제가 제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든 둘레든 잘 둘러보면 할 말이 있을지도 모를 텐데요. 여기에서는 삶을 볼 수 있어요. 농사 지은 것을 나누어 먹는 따듯한 이야기, 비가 오지 않아 비가 오기를 바라는 이야기, 먼저 간 남편을 그리는 이야기, 전쟁 때 피난가는 이야기, 아버지가 아파서 공부 못한 이야기, 한글을 배우고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생님이 된 이야기. 가난할 때는 다른 걸 거의 생각하지 않고 살기도 합니다. 그때가 지나고 형편이 나아지면 마음이 헛헛하지 않을지. 그럴 때 시를 만나거나 쓰면 좀 낫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군요. 그런 사람은 어딘가에 가야겠습니다. 그런 곳 있을까요. 시를 쓴 분들은 한글 공부를 함께 했습니다. 그런 모임이 더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시와 삶은 함께 해야겠지요. 더 말하고 싶은데 생각나지 않습니다. 멋진 말을 쓰려 해서 잘 생각나지 않는가 봅니다. 시만 말했지만, 시 소설 다른 글쓰기도 다 괜찮습니다. 읽고 쓰기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예요. 그럼 이제 마음속에 떠오르는 걸 써 보세요.

 

 

 

 

 

꽃샘추위

 

 

 

봄은 겨울이 떠나는 게 아쉬워

겨울 끝자락을 붙잡고,

겨울은 그런 봄이 안쓰러워

잠시 봄 곁에 머물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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