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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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제목을 보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난 무슨 생각을 했던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가장 처음에는 비닐 랩을 생각했을지도. 그 랩은 지구환경에 아주 안 좋은 거구나. 비닐 필름인 랩을 영어로 쓰면 warp이다. 말을 빨리 하는 랩도 있다. 예전에 이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랩이라는 말을 보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건 한국사람뿐일까. 꼭 그렇지는 않겠다. 여기에서 말하는 랩(Lab)은 과학실험실, 연구소다. 이 책을 쓴 호프 자런이 과학을 하려고 했을 때도 여성이 차별 받았을까. 미국에는 마리 퀴리라는 과학자가 있어서 여성 과학자를 좀더 쉽게 받아들였을 것 같은데. 꼭 그렇지도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세상에는 여성으로 과학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예전보다는 많아졌을 것 같은데 오래 하기는 쉽지 않을지도.

 

 과학을 하면 어떤 식으로 돈을 버는지 난 잘 모른다. 다른 일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지만. 크게는 나라에서 과학에 돈을 얼마나 쓸지 정하고 학교나 기업에서 돈을 쓰겠지. 과학자는 자신이 연구하려는 돈을 받으려면 괜찮은 걸 연구해야겠다. 거기에는 돈이 되는 것도 있고 인류한테 도움이 되는 것도 있겠다. 돈을 내는 사람은 그 돈을 써서 더 많은 돈을 얻으려 하겠지. 그러면 그저 인류나 역사에 도움이 되는 것보다 돈이 되는 데 더 마음을 기울일 거다. 다행하게도 사람은 지금 바로 돈이 되지 않는 것에도 조금 돈을 쓴다. 그게 그리 많지 않아 과학자는 먹고 살기 힘들겠지만. 이건 그저 내 생각이다. 내 생각과는 좀 다를 수도 있다.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그걸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연구하는 과학자를 좀더 밀어주면 좋을 텐데. 나라는 돈을 그런 데 쓰기보다 무기 만드는 데 더 쓰겠지.

 

 어릴 때 호프 자런은 아버지 실험실에서 놀았다. 호프 자런한테는 오빠가 셋이었는데 자신이 오빠와 다르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한다. 오빠만 있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엄마는 화학을 공부했지만 공부를 오래 하지 못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 엄마는 막내 호프 자런이 유치원에 다닐 때쯤 다시 공부를 했다. 엄마가 유치원에 다니는 호프 자런과 함께 공부해서 호프 자런은 어릴 때부터 어려운 책을 읽는 데 익숙했다. 이걸 보면 알 수 있 듯 부모가 공부를 하면 아이도 공부한다. 부모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책을 읽는다. 부모는 하지 않으면서 아이가 잘 하기를 바라다니. 부모한테 영향받지 않고도 자신이 좋아서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시간이 좀 걸린다. 호프 자런은 부모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해야겠다.

 

 책을 보다보니 중학생 때 잠시 내가 다디던 학교에 온 물리 선생님이 생각났다. 고등학생 때였던가. 그때 일에서 생각나는 건 없고 그저 여자 선생님이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잠깐만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갔다. 과학선생님에 여자 선생님이 조금 있었던 것 같은데. 호프 자런은 처음에는 문학을 공부했다. 자신이 과학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그걸 공부하고 대학에서 지질학과 지구과학을 가르쳤다.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기 전에는 교수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했다. 그때 평생 호프 자런과 함께 연구하는 친구 빌을 만난다. 호프 자런은 결혼하고 아이도 있다. 그런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늘 함께 있는 건 이상할까. 호프 자런은 빌을 식구처럼 생각했다. 어쩌면 그래서 그렇게 오래 함께 일했겠지. 학생을 가르치고 자기 연구도 하는 과학자도 있구나. 아니 많은 사람이 그럴까. 어쩐지 과학자는 실험실에만 있을 것 같다.

 

 호프 자런은 병원 약국에서 약 배달을 하던 일과 빌을 만나고 실험실을 꾸리고 함께 연구하는 걸 즐겁게 썼다. 위험한 일도 있었고 한번은 연구할 돈을 얻으려고 학회에 가다가 차가 뒤집히기도 했다. 그때 호프 자런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았다는 걸 무척 기쁘게 여겼다. 빌은 집이 없어서 차에서 살기도 했다. 호프 자런은 아이를 가졌을 때 힘들었다. 자신이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는 자신은 엄마가 아닌 아빠가 되어야겠다 한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는 아이를 사랑하게 됐다. 지금은 아이가 꽤 많이 자랐겠다. 나무와 식물 이야기도 한다. 나무는 아주 많은 씨앗을 만들고 거기에서 싹을 틔우는 건 얼마 안 된다. 이건 알았던 거구나. 나뭇잎은 다 다르다. 나무는 나무끼리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걸 뿌리로만 하지 않는 듯하다.

 

 세상은 숲보다 도시가 훨씬 넓다. 나무를 베고는 거기에 다시 심지 않겠지. 나무를 다 베어버리는 일도 일어날 수 있을까. 베기만 하고 심지 않으면 그렇게 되겠지. 지구를 생각하고 나무를 소중하게 여기면 좋겠다. 사람은 지구에 사는 생물에서 하나일 뿐이다. 더 겸손해져야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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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머리를 써서

위험하고 힘든 일을 사람 대신 할 기계를 만들었지

사람은 오랜 시간 일하지 않게 되고

힘든 일도 덜하게 됐지

 

사람은 일하는 기계를 만들어서

아주 편하게 여겼지

그리고

기계는 아주 단순한 일도 하게 되고

사람은 일자리를 잃었네

 

기계가 사람 일을 대신 하는 건

대체 누구를 위한 걸까

 

그건 바로 사장이지

사장은 다루기 힘들고

돈도 많이 주어야 하는 사람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를 더 좋아하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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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문기업 옮김 / 재승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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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을 때는 따스한 이야기다 했다. 다 읽고 나서는 이런 일은 현실에는 없겠지 했다. 오래 여운을 되새기지 못하고 바로 소설일 뿐이야 하다니. 내가 모를 뿐이고 실제로 있을 수도 있겠지. 식구를 생각하는 사람은 많으니까.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고 한 일이 때로는 안 좋게 비칠 수도 있겠지. 부모는 자식한테 억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하기보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걸 하면 낫지 않을까. 에밀리 엄마가 에밀리 아빠와 헤어지고 여러 사람을 만난 건 에밀리한테 부모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일이었다. 에밀리는 그런 엄마를 그저 남자를 밝히는 사람으로 여겼다. 에밀리는 엄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일하던 곳에서 에밀리는 상사와 불륜을 저지르고 일을 그만두고 우울증에 걸렸을 때 엄마가 아닌 열다섯해나 만나지 않은 외할아버지 집에 간다. 그건 미국에 사는 오빠가 그러면 어떻겠느냐고 해서였다.

 

 불륜을 저질렀을 때 일을 그만두고 욕을 먹는 건 언제나 여자 쪽이다. 에밀리가 사귀던 사람이 결혼했다는 걸 알았을 때 바로 헤어졌다면 좋았겠지만, 에밀리와 사귄 남자는 에밀리한테 아내와 헤어질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건 거짓말이다. 좋은 말에 속으면 안 되는데. 에밀리가 현실을 제대로 봤다면 많이 힘들지 않았을 거다. 그래도 그 남자 나쁘다. 남자는 왜 그럴까. 아내가 있으면서 다른 여자를 사귀고 아내와 헤어질 생각도 없으면서 곧 헤어질 거다 하다니. 그런 이야기 몇 번 봤다. 실제로도 그런 사람이 있어서 소설에도 나오는 거겠지. 거의 일본소설에서 봤는데 한국은 어떨까. 한국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같은 곳에서 일하면 여자만 일을 그만두고 욕 먹는 것도 같겠지. 어쩌다가 이 말로 흘렀는지 모르겠다. 부모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자식이 보면 좀더 나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모습 보고 자란 사람이 다 잘 산다고 말할 수 없다.

 

 도쿄에서 일하던 스물다섯살 에밀리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바닷가 마을 다쓰우라에 사는 외할아버지 집으로 오고 함께 산다. 외할아버지 다이조는 에밀리한테 사정은 묻지 않고 에밀리가 온 그날 에밀리와 낚시를 하러 간다. 외할아버지는 에밀리와 함께 잡은 물고기로 에밀리한테 음식을 해준다. 외할아버지가 해준 음식은 에밀리 몸을 따듯하게 해주고 마음도 감싸준다. 그런 음식 아직 난 먹어본 적 없다. 모리사와 아키오는 《무지개곶 찻집》에서 음악과 음식 이야기를 한 걸로 안다.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다는 아니지만 모리사와 아키오가 음식 이야기 자주 하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 본 소설에서 엄마가 늘 아이와 있지 않아도 먹을거리를 해주면 아이가 엇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부모가 음식을 잘 해준다고 아이가 다 엇나가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엇나가지 않는 사람이 더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에밀리 엄마도 다른 아빠가 있는 가정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에밀리나 에밀리 오빠와 단란하게 살려 했다면 더 좋았을 거다. 바깥에서 보는 난 이렇게 생각해도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은 그걸 깨닫지 못할지도. 그렇다고 에밀리가 아주 안 좋았던 건 아니다.

 

 사람은 왜 남의 말을 하는 걸까. 잘 아는 것도 아니면서. 그저 보이고 들리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어떻다 말하다니. 난 남의 안 좋은 말 하는 거 별로다. 에밀리가 함께 일한 사람 사야는 그런 걸 잘했다. 여자만 남 이야기 잘할까. 그런 식으로 말한 부분이 있어서. 사야는 여름 휴가를 에밀리가 있는 다쓰우라로 오고 에밀리 마음을 안 좋게 만든다.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사야는 에밀리가 다쓰우라에 온 까닭을 말했다. 다쓰우라는 좁은 곳이다. 그곳 사람도 에밀리 이야기를 하다니. 외할아버지는 그런 말을 듣고도 에밀리한테 별 말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자신은 자신으로 살면 된다 한다. 외할아버지는 오래 살아서 그런 걸 잘 아는구나. 일찍 다른 사람 말에 휩쓸리지 않고 평정심을 지키고 자기 삶을 자기 속도대로 살면 좋을 텐데. 사람은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니 그걸 알았을 때부터 그렇게 살려고 하면 조금 괜찮을까.

 

 외할아버지와 두 달 정도를 함께 보내고 에밀리는 도쿄로 간다. 외할아버지가 쓰던 부엌칼을 받고. 그건 무척 오래 써서 작아졌다. 근데 칼은 날마다 갈아야 할까. 생선 손질을 해야 해서 그런 건지도. 지금 외할아버지는 풍경 만드는 일을 한다. 음식을 잘해서 잠시 음식점에서 일하기도 한다. 외할아버지는 에밀리가 부엌칼로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를 바란 걸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려고 음식을 만들 수도 있지만, 먼저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에밀리는 살면서 또 다른 시련에 부딪치기도 하겠지만, 여름 동안 다쓰우라에서 외할아버지와 낚시를 하고 음식을 만들고 외할아버지와 마주앉아 밥을 먹은 기억이 있어서 괜찮을 거다. 언젠가 엄마 마음을 알게 되는 날도 오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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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로 가든 길은 이어져서

길을 따라가면

언젠가 너에게 닿을 것 같았어

 

이제 넌 그곳에 없다니

난 어디로 가야 할까

 

 

 

2

 

아주 작은 것에도

부서지고 갈 곳을 잃는 마음이라 해도

잘 돌보자

 

버리지 않으면

마음은 다시 힘을 낸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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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꿈에 내 등에 날개가 돋아났어

어쩐지 이상했지만

곧 난 날갯짓을 하고

날아올랐어

 

난 파랗고 넓은 하늘을 날고

흰구름 속을 날기도 했어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거나

세찬 비가 쏟아지기도 했어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세상은

장난감처럼 작았어

 

나는 게 지쳐

나무 위에서 쉬다 잠들었어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보니

날개는 사라지고,

그곳은 내 방이었어

 

아, 언제 다시 하늘을 날아볼 수 있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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