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두운 밤 잠시 밖에 나갔다

하늘에 뜬 달을 봤어요

보름달이지 뭐예요

 

도시는 밤에도 밝아서

달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요

 

부드럽지만 차갑게 쏟아지는 달빛

그 아래를 걷고 싶어요

 

 

 

2

 

아이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한 대 두 대 왔다 가는 걸 바라봤어요

해가 지고 어두운데도 아이는 그곳을 떠나지 않았어요

시간이 한참 지나고 버스 한 대가 멈췄어요

버스에서 누군가 내렸어요

아이는 버스에서 내린 사람을 보고 웃었습니다

그 사람은 아이 엄마였어요

아이 엄마와 아이는 달빛 아래를 걸어 집으로 갔어요

달은 아이와 아이 엄마를 오래오래 지켜봤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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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개정증보판
백창화.김병록 지음 / 남해의봄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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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본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웬디 웰치)은 집을 (헌)책방으로 만든 이야기였다. 충북 괴산에 있다는 ‘숲속작은책방’ 이야기를 보니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이 생각났다. 웬디 웰치는 처음부터 책방을 할 만한 집을 찾은 건 좀 다르지만. 숲속작은책방은 처음부터 책방을 하려던 건 아니고 이런저런 일이 생기고 책방을 하게 되었다. 이곳도 집을 책방으로 열고 다락방은 민박을 한단다. 책이 있는 조용한 곳에서 지내고 싶은 사람은 한번 가 봐도 괜찮겠다. 도시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사는 미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싶어하는가 보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마음속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도시에 살던 사람이 시골에 가겠다고 하면 둘레 사람은 등을 밀어줄까, 말릴까.

 

 숲속작은책방 주인 백창화 김병록은 예전에는 도서관을 했단다. 개인이 도서관을 하면 어떻게 하는 걸까 싶기도 한데. 그때는 도서관이 그리 많지 않아서 어린이책을 중심으로 어린이 도서관을 했다. 아이가 자란 다음에는 한국에 도서관이 많이 늘었다. 그때 두사람은 시골에 가려 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도서관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집은 지었지만 다른 건 잘 되지 않아 도서관을 열 수 없게 되었다(이런 이야기 보면서 그런 데서 일어나는 돈과 얽힌 살인사건 같은 게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 소설은 벌써 나왔지만). 남편 김병록은 마당에 책장을 기둥으로 해서 오두막을 지었다. 거기에 책을 두니 여러 사람이 찾아오고 책을 사고 싶다고 했다. 부부가 가지고 있던 책을 싸게 팔다가 아예 책방을 하면 어떨까 하게 되었다. 숲속작은책방은 헌책을 팔지 않고 새 책을 판다. 책방에 오던 사람이 다락방에서 하루 쉴 수 없느냐 한 게 민박으로 이어졌다. 작은 책방은 책이 팔리지 않으면 해나갈 수 없다. 숲속작은책방은 가정집이기도 해서 가게 빌리는 돈은 내지 않아도 괜찮지만. 백창화 김병록은 책방에 오면 책 한권은 사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정 없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난 괜찮다고 생각한다.

 

 백창화 김병록이 숲속작은책방을 하다가 다른 작은 책방은 어떨까 하고 찾아가 보았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동네 책방이라고 하면서 작은 책방이 하나 둘 생겨났다. 책 읽는 사람이나 책을 사는 사람은 줄어들어 출판계는 힘들고 커다란 책방은 문을 닫는데 작은 책방은 늘어나다니 신기하다. 난 동네 책방이나 독립출판책방이나 같다고 생각했는데 달랐다. 독립출판책방은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책만 파는 곳이고 작은(동네) 책방은 어디서 나온 것이든 상관없이 파는 곳이다. 작은 책방은 주제를 정하고 그거 하나만 팔기도 한다. 1인출판과 독립출판은 같은 거겠지. 독립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은 개성이 있다. 큰 출판사에서 하지 않을 실험을 한다. 그런 책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얼마전에 우연히 그런 말을 들었다. 독립출판사는 돈보다 다른 것을 보고 책을 낸다. 그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독립출판사가 있어서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책이 나오겠다.

 

 서울은 가게 빌리는 돈이 비싸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하는 곳이 많은 것 같다. 북카페 하고는 다른 거겠지. 북카페도 괜찮다. 거기에서 본 책이 마음에 들면 나중에 책방에 가서 책을 살 수도 있을 거다. 책방에서 이런저런 행사도 한다. 그런 곳은 책방과 강연장이 따로 있었다. 책읽기를 하는 책방도 있겠지. 책방과 작가가 이야기를 하는 곳에는 가는 사람만 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거 해도 책 읽는 사람이 적다는 걸 보면 말이다. 아니 지금은 그럴지라도 시간이 좀 흐르면 많아질지도 모른다. 부모와 함께 책방이나 도서관에서 여는 행사에 가는 아이들이 자랄 테니까. 부모와 함께 책 읽는 아이는 자라서도 읽겠지. 지금 아이들 부럽다. 볼 만한 책뿐 아니라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곳도 많으니까. 나도 도서관이 있어서 다행이다. 난 다른 건 하지 않고 책만 빌린다. 이 책 속에 내가 사는 곳에 있는 책방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그 책방 예전에 다녔다. 시집이 죽 꽂힌 책장은 그 책방에서 봤다. 시간이 흐른 뒤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책방이 다른 곳으로 옮겨서 거기에는 안 가 봤다. 난 가지 않는다 해도 그 책방 없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거기는 작은 책방보다 크다.

 

 책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하룻밤 지내는 건 어떤 느낌일까.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난 집이 아닌 다른 데서 책 못 읽고 글도 못 쓴다. 나 같은 사람은 정말 적을 거다. 숲속작은책방에서는 다락방에서 보낼 수 있는데, 그런 곳을 여러 곳 소개했다. 혼자 가도 괜찮고 여럿이 가도 괜찮겠다. 식구가 함께 가기도 하겠지. 앞으로는 그런 여행하는 사람 늘어날 것 같다. 볼 게 많은 세상이지만 잠깐이라도 책을 보면 좋을 거다. 작은 책방에 그 지역 사람이 많이 가고 책방이 그 지역 문화공간이 되면 책방뿐 아니라 그 지역에도 도움이 되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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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무리 느리게 간다 해도

내 걸음보다는 빨리 갈 거야

 

좀더 빨리 기쁜 소식을

좀더 천천히 슬픈 소식을

네게 전하고 싶어

아니 슬픈 일은 말하지 않을게

너도 참고 있을 테니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듯

바람 불고 비 오는 날도 지나갈 거야

 

네가 많이 웃기를

네가 조금 울기를

늘 기도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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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저는 몇해 전부터 하루에 한끼를 먹고, 요새는 며칠에 한번 밥을 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구요. 먹어도 어쩐지 배가 고팠습니다. 배부르면서 배고픈 느낌도 들었어요. 두 가지를 함께 느낄 수 있을지. 저도 그런 일 처음이어서 왜 그런가 했습니다.

 

 기분이 우울할 때 단 걸 먹으면 좀 낫잖아요. 저도 그래요. 안 먹을 때는 아주 안 먹는데 가끔 뭔가(거의 과자) 먹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일은 가끔 일어날 수 있지요. 한주전쯤에는 무척 이상했습니다. 밥을 먹어도 배고픈 느낌이 들어서. 저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했어요. 뇌에 문제가 생긴 건지도. 그런 신호 같은 건 뇌가 보내는 거잖아요. 그런 게 오래 가면 어쩌나 했는데, 한주 지난 지금은 조금 낫습니다. 아주 다 괜찮아진 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밥을 먹었는데도 배고픈 느낌이 든다는 말 창피해서 쓰지 않으려 했는데, 쓸 게 떠오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썼습니다. 왜 그런 일이 있을까 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괜찮은 답은 없더군요. 제가 잘 못 찾아서 그런 거겠습니다. 약 처방 받으라는 말 하나 찾았습니다. 지금은 정신에 문제가 생겨도 약을 먹는군요. 약에 도움 받는 게 아주 안 좋은 건 아니지만, 거기에만 기대도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약을 꼭 먹어야 낫는 것도 있고,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낫는 것도 있잖아요. 저는 어딘가 아파도 자연스럽게 낫기를 기다리는 일이 많아요. 그건 제가 병원 가는 것도 싫어하고 약 먹는 것도 싫어해서군요.

 

 마음이 빈 느낌이 들면 배가 고플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거 하기, 이것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사람을 만나도 괜찮을 것 같지만, 저는 그러기 어려우니 자연이라도 만나면 나을지. 그런 거 가끔 합니다. 더 자주 하는 게 낫겠네요. 마음도 잘 돌봐야 합니다. 이런 거 알아도 지금까지 제 마음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좀더 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눠야겠습니다.

 

 백일 글쓰기를 시작하고 며칠에 한번 밥을 먹어도 괜찮았는데, 며칠 전부터는 하루에 한번은 먹어야겠더군요. 처음에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밥 먹기 힘들기도 했는데(평소에도 다른 거 해야 할 게 있으면 아예 안 먹고 그걸 했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아서 마음이 편해졌는가 봐요. 이건 잘된 일이겠지요. 올해가 며칠 남지 않은 것과 같이 백일 채우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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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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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실린 단편은 모두 일곱편이다. 대상 한편에 나머지는 우수상인가. 어떤 건 마지막까지 남은 소설은 후보였다고 실리기도 하는데 젊은작가상 작품집에 실린 소설은 다 상을 받은 거겠지. 이 상 여러 번 받는 사람은 기분 좋겠다. 아니 어떤 문학상 후보가 되는 것도 기쁠까. 이것도 아니구나. 소설 쓸 때 상을 받을지 받지 않을지 같은 거 생각하지 않고 쓸 거다. 쓰고 나서 나중에 상을 받으면 이런 일도 있구나 하겠지. 내가 그런 편이다. 마음은 늘 잘 쓰고 싶지만 마음처럼 안 되고 운이 나한테 돌아오면 별일도 다 있네 한다(그런 일 아주 가끔이지만). 소설가라는 이름을 얻고 소설을 쓰는 사람은 그렇더라도, 소설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상을 받을까 하고 쓸까. 아니 그것도 아닌 듯하다. 그냥 쓰고 응모했더니 됐어요.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쓰면 되겠지. 그렇다고 다 상을 받는 건 아니지만. 쓰는 것만으로도 좋게 여기면 되지 않을까. 내가 이렇구나.

 

 한해 전쯤 《제7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만났다. 이번 책은 사월에 나왔을 때 샀는데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몰랐다. 책을 사고 바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미루고 말았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봐서 다행이다. 김금희는 이 상을 자주 받는구나. 이 상뿐 아니라 다른 상도 받고 어떤 건 후보로 남은 걸로 안다. 소설가는 상은 생각하지 않고 소설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상을 받은 김금희 기분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상 받으면 좋아도 소설쓰기 부담스럽지 않을까. 김금희는 앞으로도 소설을 써야겠다 생각했겠다. 김금희만 이 상을 세번 받은 건 아니다. 어쩌면 지난해 대상을 받아서 더 눈에 띄는 건지도 모르겠다. <문상>에 나온 송과 사귄 사람이 양이라고 했을 때 <너무 한낮의 연애>에서 본 양희가 떠올랐다. 시민 참여형 연극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해서. <문상>에서는 희극배우와 송의 어떤 죄책감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다. 아니 꼭 두사람이 느끼는 죄책감은 아닌 듯하다. 누구나 살면서 부모나 사귀는 사람한테 잘못하니까.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대상을 받은 임현 소설 <고두<叩頭)>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선생이 누군가한테 여러 가지 말을 한다. 윤리 선생은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은 지켜라. (11쪽)”고 한다. 그 말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뒤에 늘어놓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기분이 나쁘다. 왜 그런 기분이 들까 했다.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윤리 선생은 마지막에 “그게 나라고 뭐 달랐겠니. (36쪽)” 한다. 윤리 선생이 한 잘못은 뭘까. 여학생한테 저지른 일은, 누구나 그렇게 될 거다 했다. 다른 학교에서는 전교 학생회장이 사고로 병원에 있어서 자기 반 평균이 떨어질 걸 걱정했다. 윤리 선생이 하는 말은 다 변명처럼 들린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을까. 윤리 선생은 사람은 다 자기만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 말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킬 건 지켜야지. 자신한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지키는 게 아니고 그게 바로 윤리고 도덕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윤리 선생이 한 것과 같은 일은 아닐지라도, 나도 조금 잘못하는 일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건 딸이 아버지나 친척한데 성폭력 당하는 일이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거 안 지 오래되지 않았다. 아주 가깝고 좋아해서 그러는 사람도 있을까. 아니면 가까이에 있는 힘없는 아이여서 지배하려는 마음에서 그런 일을 저지르는 걸까. 어른은 아니더라도 친척 오빠는 호기심으로 그런 걸 할 것 같기도 하다. 그건 어른이 막을 수 있는 일 아닐까 싶다. 사춘기 남자 친척과 딸 둘만 두지 않기. <눈으로 만든 사람>(최은미)에서 강윤희는 엄마를 원망했다. 열한살 자신과 스물세살 삼촌 둘만 남겨두고 어딘가에 놀러간 것을. 스물셋인데 하는 생각은 조금 든다. 그때 일은 강윤희를 무척 힘들게 했다. 자기 딸한테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무척 걱정했다. 강윤희한테 있었던 일은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강윤희가 지나치다 하는 걸 보니. 백은호와 백아영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는 이 두사람이 어떤 사인가 했다. 나중에야 아빠와 딸이라는 걸 알았다. 강윤희는 둘 사이가 아주 가까운 것도 걱정하는 걸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생각하는 것일지도. 이 소설에서 일어난 일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날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더 좋을 텐데.

 

 백수린과 강화길 소설 <고요한 사건>과 <호수─다른 사람>은 읽으면서 한번 읽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요한 사건>은 이것과 비슷한 소설 있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고요한 사건>이었다. 두 소설은 <악스트>에 실린 거다. 문예지는 거의 안 봐서 다른 소설은 본 적 없었는데, 악스트에 실린 소설이 두 편이나 젊은작가상을 받아서 신기했다. 이런 말만. 친구도 계급이 달라서 멀어지기도 할까. 난 사는 형편이 좀 다른 걸 계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 사이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생각했지만. 사는 게 달라서 멀어진 건 아닐 거다. <호수─다른 사람>은 스릴러 같기도 하다. 여자 친구 민영이 누군가한테 맞고 쓰러진 호수에 이한은 민영 친구 진영과 함께 간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진영이다. 진영은 이한과 호수에 가면서 폭력에 드러난 여자 이야기를 한다. 진영 또한 피해자였다. 민영을 때린 건 남자 친구 이한인 것처럼 몰고 가는데 그게 진짠지 잘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도 뉴스에 심심치않게 나오는 것 같다.

 

 지난해 내가 좋게 본 소설 《쇼코의 미소》를 쓴 최은영도 상을 받았다. <그 여름>은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일 뿐이지 보통 사랑 이야기처럼 보인다. 서로 좋아하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바뀌는. 같은 성인 사람은 다음 사랑이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겠지. 이성 사이에서도 상대가 자신의 마음과 다르면 실망하기도 한다. 수이는 이경만 있으면 된다 생각하지만 이경은 달랐다. 그러니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겠지. 마지막 천희란 소설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에도 동성애가 나온다. 요새는 이런 소설이 자주 나오는가 보다. 천희란 소설은 마지막 편지가 충격을 준다. 아니 어쩌면 효주도 선생님 마음을 어렴풋이 알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효주는 그 편지를 받을까 받지 못할까. 그걸 받고 조금 충격받겠지만 거기에 오래 빠져있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겠지.

 

 짧게라도 여기 실린 소설 일곱편을 말해서 다행이다. 이걸 봐도 소설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소설을 봐도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할 거다. 다음해에도 ‘젊은작가상 작품집’ 만날 수 있을까. 여러 사람이 쓴 소설 보는 것도 괜찮다(이 생각은 이 말을 쓰면서 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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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2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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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2 2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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