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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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실린 단편은 모두 일곱편이다. 대상 한편에 나머지는 우수상인가. 어떤 건 마지막까지 남은 소설은 후보였다고 실리기도 하는데 젊은작가상 작품집에 실린 소설은 다 상을 받은 거겠지. 이 상 여러 번 받는 사람은 기분 좋겠다. 아니 어떤 문학상 후보가 되는 것도 기쁠까. 이것도 아니구나. 소설 쓸 때 상을 받을지 받지 않을지 같은 거 생각하지 않고 쓸 거다. 쓰고 나서 나중에 상을 받으면 이런 일도 있구나 하겠지. 내가 그런 편이다. 마음은 늘 잘 쓰고 싶지만 마음처럼 안 되고 운이 나한테 돌아오면 별일도 다 있네 한다(그런 일 아주 가끔이지만). 소설가라는 이름을 얻고 소설을 쓰는 사람은 그렇더라도, 소설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상을 받을까 하고 쓸까. 아니 그것도 아닌 듯하다. 그냥 쓰고 응모했더니 됐어요.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쓰면 되겠지. 그렇다고 다 상을 받는 건 아니지만. 쓰는 것만으로도 좋게 여기면 되지 않을까. 내가 이렇구나.

 

 한해 전쯤 《제7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만났다. 이번 책은 사월에 나왔을 때 샀는데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몰랐다. 책을 사고 바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미루고 말았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봐서 다행이다. 김금희는 이 상을 자주 받는구나. 이 상뿐 아니라 다른 상도 받고 어떤 건 후보로 남은 걸로 안다. 소설가는 상은 생각하지 않고 소설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상을 받은 김금희 기분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상 받으면 좋아도 소설쓰기 부담스럽지 않을까. 김금희는 앞으로도 소설을 써야겠다 생각했겠다. 김금희만 이 상을 세번 받은 건 아니다. 어쩌면 지난해 대상을 받아서 더 눈에 띄는 건지도 모르겠다. <문상>에 나온 송과 사귄 사람이 양이라고 했을 때 <너무 한낮의 연애>에서 본 양희가 떠올랐다. 시민 참여형 연극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해서. <문상>에서는 희극배우와 송의 어떤 죄책감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다. 아니 꼭 두사람이 느끼는 죄책감은 아닌 듯하다. 누구나 살면서 부모나 사귀는 사람한테 잘못하니까.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대상을 받은 임현 소설 <고두<叩頭)>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선생이 누군가한테 여러 가지 말을 한다. 윤리 선생은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은 지켜라. (11쪽)”고 한다. 그 말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뒤에 늘어놓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기분이 나쁘다. 왜 그런 기분이 들까 했다.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윤리 선생은 마지막에 “그게 나라고 뭐 달랐겠니. (36쪽)” 한다. 윤리 선생이 한 잘못은 뭘까. 여학생한테 저지른 일은, 누구나 그렇게 될 거다 했다. 다른 학교에서는 전교 학생회장이 사고로 병원에 있어서 자기 반 평균이 떨어질 걸 걱정했다. 윤리 선생이 하는 말은 다 변명처럼 들린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을까. 윤리 선생은 사람은 다 자기만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 말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킬 건 지켜야지. 자신한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지키는 게 아니고 그게 바로 윤리고 도덕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윤리 선생이 한 것과 같은 일은 아닐지라도, 나도 조금 잘못하는 일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건 딸이 아버지나 친척한데 성폭력 당하는 일이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거 안 지 오래되지 않았다. 아주 가깝고 좋아해서 그러는 사람도 있을까. 아니면 가까이에 있는 힘없는 아이여서 지배하려는 마음에서 그런 일을 저지르는 걸까. 어른은 아니더라도 친척 오빠는 호기심으로 그런 걸 할 것 같기도 하다. 그건 어른이 막을 수 있는 일 아닐까 싶다. 사춘기 남자 친척과 딸 둘만 두지 않기. <눈으로 만든 사람>(최은미)에서 강윤희는 엄마를 원망했다. 열한살 자신과 스물세살 삼촌 둘만 남겨두고 어딘가에 놀러간 것을. 스물셋인데 하는 생각은 조금 든다. 그때 일은 강윤희를 무척 힘들게 했다. 자기 딸한테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무척 걱정했다. 강윤희한테 있었던 일은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강윤희가 지나치다 하는 걸 보니. 백은호와 백아영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는 이 두사람이 어떤 사인가 했다. 나중에야 아빠와 딸이라는 걸 알았다. 강윤희는 둘 사이가 아주 가까운 것도 걱정하는 걸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생각하는 것일지도. 이 소설에서 일어난 일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날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더 좋을 텐데.

 

 백수린과 강화길 소설 <고요한 사건>과 <호수─다른 사람>은 읽으면서 한번 읽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요한 사건>은 이것과 비슷한 소설 있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고요한 사건>이었다. 두 소설은 <악스트>에 실린 거다. 문예지는 거의 안 봐서 다른 소설은 본 적 없었는데, 악스트에 실린 소설이 두 편이나 젊은작가상을 받아서 신기했다. 이런 말만. 친구도 계급이 달라서 멀어지기도 할까. 난 사는 형편이 좀 다른 걸 계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 사이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생각했지만. 사는 게 달라서 멀어진 건 아닐 거다. <호수─다른 사람>은 스릴러 같기도 하다. 여자 친구 민영이 누군가한테 맞고 쓰러진 호수에 이한은 민영 친구 진영과 함께 간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진영이다. 진영은 이한과 호수에 가면서 폭력에 드러난 여자 이야기를 한다. 진영 또한 피해자였다. 민영을 때린 건 남자 친구 이한인 것처럼 몰고 가는데 그게 진짠지 잘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도 뉴스에 심심치않게 나오는 것 같다.

 

 지난해 내가 좋게 본 소설 《쇼코의 미소》를 쓴 최은영도 상을 받았다. <그 여름>은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일 뿐이지 보통 사랑 이야기처럼 보인다. 서로 좋아하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바뀌는. 같은 성인 사람은 다음 사랑이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겠지. 이성 사이에서도 상대가 자신의 마음과 다르면 실망하기도 한다. 수이는 이경만 있으면 된다 생각하지만 이경은 달랐다. 그러니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겠지. 마지막 천희란 소설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에도 동성애가 나온다. 요새는 이런 소설이 자주 나오는가 보다. 천희란 소설은 마지막 편지가 충격을 준다. 아니 어쩌면 효주도 선생님 마음을 어렴풋이 알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효주는 그 편지를 받을까 받지 못할까. 그걸 받고 조금 충격받겠지만 거기에 오래 빠져있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겠지.

 

 짧게라도 여기 실린 소설 일곱편을 말해서 다행이다. 이걸 봐도 소설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소설을 봐도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할 거다. 다음해에도 ‘젊은작가상 작품집’ 만날 수 있을까. 여러 사람이 쓴 소설 보는 것도 괜찮다(이 생각은 이 말을 쓰면서 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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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2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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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2 2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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