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치레 같은 말 안 하기





사람들은 말하지

아들이 있어서 좋겠네요

딸이 있어서 좋겠네요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날마다 술 마시고

부모한테 욕하는 자식 있으면 좋을까요, 하지요


부모가 하는 말은 모두 잔소리다 여기고

다른 사람한테 화풀이하는데

그런 자식 좋으세요


남한테 집안 이야기는 하지 않지요

모르면 말 안 하는 게 좋아요


사람이 어떤지는 잠시 지켜봐야 알아요

잠깐 보고 괜찮다 하지 마세요

그런 말 들은 사람은 기분 나빠요


남보다 못한 부모 자식도 있습니다

차라리 남이 낫지요

남한테는 조금이라도 예의를 지키잖아요


자식이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고,

자식이 못된 건 부모 잘못이 아닙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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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가족과 보이지 않는 손님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
토베 얀손 지음, 필리파 비들룬드 그림, 이유진 옮김, 세실리아 다비드손 각색 / 어린이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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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언제 내 모습이 보이지 않기를 바라던가. 뭔가 잘못을 하고 창피할 때일 것 같다. 창피해서 아무한테도 안 보이면 좋겠다 생각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쉽구나. 한번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재미있을 텐데.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남한테 나쁜 짓은 안 할 거다. 그냥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걸 해야지.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 재미있을지도. 그런 건 안 하는 게 좋겠다. 내가 보이지 않으면 나를 아는 사람은 없어지고 나와 말할 사람도 없어지겠다. 그러지 않아도 잘 보이지 않을 텐데.


 이번 《무민 가족과 보이지 손님》에 나온 것처럼 무민 식구 집에 보이지 않는 손님이 찾아온다. 투티키는 처음 나왔는데, 투티키는 무민 식구 배에서 지내는가 보다. 투티키는 비 오는 밤 무민 식구가 집에 오고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하는데 친구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친구는 닌니로 친척 아주머니가 무서워서 모습이 희미해지더니 아예 보이지 않게 됐다고 한다. 닌니가 무민 식구와 지내다 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다.


 닌니를 반갑게 맞아주고 잠자리를 봐준 건 무민 엄마다. 무민 엄마는 외할머니가 민간요법을 적어둔 수첩을 보고 약을 만들었다. 이튿날 아침 닌니 발이 보였다. 신기한 일이 일어났구나. 방울소리로 닌니가 어디 있는지 알았는데 이제 발을 보고 알겠다. 뜰에서 무민 식구는 사과를 따고 사과잼을 만들었다. 그걸 병에 넣어둔 걸 옮겼다. 닌니도 병 옮기는 걸 도왔는데 병을 깨뜨렸다. 무민 엄마는 들판에 사는 벌한테 주려던 거였다고 말한다. 그러자 닌니 두 발이 또렷해지고 옷이 조금 나타났다.






 조금 보인 닌니 옷은 낡았다. 무민 엄마는 빨간 숄로 예쁜 머리띠와 옷을 만들고 닌니 방에 가지고 가서 의자에 걸어두었다. 다음날 닌니는 머리띠와 새 옷을 입었다. 이때부터 닌니는 작게 말하게 됐다. 무민과 미이가 닌니한테 놀이를 알려주었는데 닌니는 즐겁게 놀지 못하고 모습도 다 나타나지 않았다. 무민 엄마는 닌니한테 약을 주다가 모습이 다 나타나지 않자 지금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무민 엄마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구나.


 가을이 깊어지고 무민 식구는 겨울이 오기 전에 배를 옮겨두려고 했다. 닌니는 바다를 처음 봤는지, 넓은 바다를 보고 낑낑거리다 엎드려 울었다. 배를 옮겨두고 무민 엄마가 다리에 앉아 있었다. 무민 아빠가 그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자 닌니가 무민 아빠 꼬리를 물었다. 그러고는 ‘무민 엄마를 바다에 빠뜨리기만 해 봐요.’ 하고 화냈다. 그렇게 화를 내자 닌니 모습이 다 보였다.


 화내야 할 때 화내면 보이지 않게 된 모습도 보이는가 보다. 무민 엄마가 닌니한테 잘해 준 것도 있어서, 닌니 마음이 괜찮아진 거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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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어요





언제나 무언가와 맞서 싸워야 할까요

맞서도 상대가 안 되면 어떡하죠


세상엔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어요

자신만 옳다 여기고

말보다 힘으로 누르려는 사람

그런 사람과 맞서면 힘만 들어요


다른 사람이 얼마나 괴로운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해시키지 못할 뿐더러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아요

자신이 옳다 여기니

그런 사람 상대 안 하면 안 될까요


싸우기보다 피하고 싶어요


언제까지나 피할 겁니다

살고 싶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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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4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05 2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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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3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05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홀로 걷기





난 천천히 가려고

홀로 걸어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빨리 걷지 않던가


홀로 걸어야

이것저것 보잖아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이것저것 보겠어

내가 그걸 못해


홀로 걸으면

천천히 가기도 하고

빨리 가기도 해

자기 마음대로 가도 돼


거의 홀로 걷고

가끔 누군가와 걸으면 괜찮겠어

함께 걸을 사람이 있다면

난 없으니

언제나 홀로 걸을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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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가족과 바다 대모험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
토베 얀손 지음, 필리파 비들룬드 그림, 이유진 옮김, 알렉스 하리디 외 각색 / 어린이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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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어딘가에 가는 거 싫어합니다. 집이 편하죠. 편하다 해도 늘 편한 건 아니기도 합니다. 집에 있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니까요. 요새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기도 하네요. 게으른 접니다. 잠깐 밖에 나가기도 합니다. 아주 멀리 가지는 않지만, 갔다 오는 데 한시간이나 한시간 넘는 동안 걷습니다. 그건 모험 아닐까요. 가는 곳만 가지만, 작은 모험이다 생각하고 싶네요. 둘레는 날마다 다를 거예요. 제가 잘 모르는 거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 알아 봅니다. 나무나 꽃을 보고. 겨울엔 나뭇가지만 보여도 괜찮아요. 파란 하늘을 보면 되니까요. 어떤 날엔 비가 오기도 어떤 날엔 눈이 오기도 합니다. 비 올 때는 잘 다니지 않지만.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가는 것도 모험이고, 《무민 가족과 바다 대모험》 같은 걸 해도 모험이겠습니다. 무민 아빠가 무민과 스니프 그리고 미이한테 자신이 만든 걸 보여주겠다고 해요. 그건 배였어요. 무민 엄마는 짐을 챙겼어요. 모험을 떠날. 무민 엄마 아빠와 무민과 스니프 그리고 미이는 무민 아빠가 만든 배 ‘바다 관현악단’을 타고 바다로 나가려 했어요. 배 이름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바다 관현악단’이에요.


 바다 관현악단은 바로 바다로 가지 못했어요. 배는 숲에 있었거든요. 무민 아빠가 커다란 공룡처럼 생긴 부블한테 강에 앉으라고 하고 강물이 숲으로 들어오게 했어요. 부블은 강물에 앉았다 엉덩이가 아파서 화를 냈지만. 강물이 넘쳐서 바다 관현악단은 강을 지나 바다로 나아갔어요. 바다를 다니다 뭔가 빠진 걸 봤어요. 그건 헤물렌 이모였어요. 무민 아빠가 헤물렌 이모를 구했어요. 헤물렌 이모는 잔소리가 많아서 모두 배에 친 천막에 숨었어요. 그때 니블링이 나타나고 헤물렌 이모가 니블링 하나 머리를 우산으로 때려서 니블링들이 헤물렌 이모를 바다로 데리고 갔어요.






 저녁이 될 때까지 모두 헤물렌 이모와 니블링을 찾아봤지만 바다는 조용했어요. 무민 아빠가 니블링은 착하다고 해서 모두 마음을 놓았어요. 실제 헤물렌 이모는 니블링과 잘 지낸다는 편지를 썼어요. 그건 나중에 받았지만. 바다에서 무서운 건 폭풍이죠. 바다 관현악단은 폭풍을 만났어요. 돛을 어린 니블링이 갉아 먹어서 너덜너덜해졌는데, 무민 아빠가 구했던 양 구름이 돛이 있던 자리에서 돛처럼 펴져서 배가 하늘을 날았어요. 구름이 무민 식구와 친구를 도와주었네요. 하늘을 나는 배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어딘가에 떠나면 다시 돌아와야지요. 돌아올 곳이 있어야 하지만. 넓은 바다에서 무민 식구와 친구들이 어떻게 되려나 했는데, 다행하게도 바다 관현악단은 무민 골짜기로 돌아왔어요. 집이 아닌 바다를 다녀온 무민 식구와 친구는 집으로 돌아오고 새로운 모험을 하겠습니다. 그전에 먼저 편하게 쉬겠군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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