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가족과 보이지 않는 손님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
토베 얀손 지음, 필리파 비들룬드 그림, 이유진 옮김, 세실리아 다비드손 각색 / 어린이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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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언제 내 모습이 보이지 않기를 바라던가. 뭔가 잘못을 하고 창피할 때일 것 같다. 창피해서 아무한테도 안 보이면 좋겠다 생각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쉽구나. 한번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재미있을 텐데.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남한테 나쁜 짓은 안 할 거다. 그냥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걸 해야지.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 재미있을지도. 그런 건 안 하는 게 좋겠다. 내가 보이지 않으면 나를 아는 사람은 없어지고 나와 말할 사람도 없어지겠다. 그러지 않아도 잘 보이지 않을 텐데.


 이번 《무민 가족과 보이지 손님》에 나온 것처럼 무민 식구 집에 보이지 않는 손님이 찾아온다. 투티키는 처음 나왔는데, 투티키는 무민 식구 배에서 지내는가 보다. 투티키는 비 오는 밤 무민 식구가 집에 오고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하는데 친구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친구는 닌니로 친척 아주머니가 무서워서 모습이 희미해지더니 아예 보이지 않게 됐다고 한다. 닌니가 무민 식구와 지내다 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다.


 닌니를 반갑게 맞아주고 잠자리를 봐준 건 무민 엄마다. 무민 엄마는 외할머니가 민간요법을 적어둔 수첩을 보고 약을 만들었다. 이튿날 아침 닌니 발이 보였다. 신기한 일이 일어났구나. 방울소리로 닌니가 어디 있는지 알았는데 이제 발을 보고 알겠다. 뜰에서 무민 식구는 사과를 따고 사과잼을 만들었다. 그걸 병에 넣어둔 걸 옮겼다. 닌니도 병 옮기는 걸 도왔는데 병을 깨뜨렸다. 무민 엄마는 들판에 사는 벌한테 주려던 거였다고 말한다. 그러자 닌니 두 발이 또렷해지고 옷이 조금 나타났다.






 조금 보인 닌니 옷은 낡았다. 무민 엄마는 빨간 숄로 예쁜 머리띠와 옷을 만들고 닌니 방에 가지고 가서 의자에 걸어두었다. 다음날 닌니는 머리띠와 새 옷을 입었다. 이때부터 닌니는 작게 말하게 됐다. 무민과 미이가 닌니한테 놀이를 알려주었는데 닌니는 즐겁게 놀지 못하고 모습도 다 나타나지 않았다. 무민 엄마는 닌니한테 약을 주다가 모습이 다 나타나지 않자 지금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무민 엄마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구나.


 가을이 깊어지고 무민 식구는 겨울이 오기 전에 배를 옮겨두려고 했다. 닌니는 바다를 처음 봤는지, 넓은 바다를 보고 낑낑거리다 엎드려 울었다. 배를 옮겨두고 무민 엄마가 다리에 앉아 있었다. 무민 아빠가 그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자 닌니가 무민 아빠 꼬리를 물었다. 그러고는 ‘무민 엄마를 바다에 빠뜨리기만 해 봐요.’ 하고 화냈다. 그렇게 화를 내자 닌니 모습이 다 보였다.


 화내야 할 때 화내면 보이지 않게 된 모습도 보이는가 보다. 무민 엄마가 닌니한테 잘해 준 것도 있어서, 닌니 마음이 괜찮아진 거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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