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모와 아이는 어때야 할까. 부모는 부모 아이는 아이. 아이와 부모 사이가 좋은 건 괜찮겠지. 자식은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 하면서 자식이 부모가 되고는 자신이 부모처럼 산다는 걸 깨닫기도 해. 그런 사람도 있고 부모하고는 아주 다르게 사는 사람도 있을 거야. 부모가 다 완벽하지는 않을 거야. 사람은 본래 모자라지. 부모도 자식도 쉽지 않은 것 같아. 자식이 부모보다 책임감 덜 가질 것 같아. 부모가 아이한테 기대는 건 아이가 자랐을 때겠지.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닐지도. 나도 부모와 자식이 어떤지 잘 몰라. 아시자와 요 소설 《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를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어.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기를 바라는 이하라 사에, 결혼하기 전에 아이가 생기고 결혼한 가시와기 나쓰코는 무척 친한 친구로 보여. 사에는 나츠코를 낫짱이라 하고 일이 끝나고 버스를 놓치면 나쓰코한테 차로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해. 나쓰코는 사에 머리카락을 깎아주기도 하고 야근한 사에한테 아침을 해주고 자고 가라고도 해. 친구여도 여러 가지 다 해주기 어려울 것 같은데. 친한 친구는 그러기도 할지. 사에는 결혼하고 빨리 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았어. 사에는 나쓰코가 아이를 갖고 결혼한 걸 질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쓰코는 사에가 결혼하고도 일하는 걸 부러워하는 것 같았어.


 시간이 흐르고 사에 남편이 사라져. 사에는 걱정하는 모습을 하고는 경찰에 실종신고해. 얼마 뒤 사에 남편 다이시는 시체로 발견 돼. 다이시를 죽인 건 나쓰코였어. 아니 나쓰코다 해. 나쓰코는 사에 집에 가고 다이시가 쓰러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기도 했어. 친구 같은 나쓰코는 왜 사에와 다이시 모습을 훔쳐 봤을까. 그런 모습 나왔을 때는 조금 놀랐는데 책을 보다보면 왜인지 알게 돼. 그런 일이 일어난 건 나쓰코와 사에 사이가 이상해서였을까. 어떤 사이에 정상은 있을지. 이건 아니군. 다음에 책을 볼 사람을 생각하니 다른 건 말하기 어렵군.


 누군가를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모든 걸 막아주지는 못할 거야. 나쁜 것이 왔을 때 상대가 그걸 잘 넘어가도록 도와주는 건 괜찮겠지만. 누군가한테 인정 받으려고 그 사람이 바라는 대로만 사는 것도 그리 좋지는 않겠어. 사람은 떨어져야 할 때는 떨어져야 할 텐데. 나도 혼자 서지 못하면서 이런 말을 하다니. 나쓰코와 사에는 건강한 사이가 되지 못한 것 같아. 이런 알 수 없는 말을 하다니.


 어떤 사이든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겠지. 아주 가까워도 아주 멀어도 서로를 제대로 못 보겠어. 서로가 어떤지 지켜볼 만한 거리를 잘 지키면 좋을 텐데. 거리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아. 마음이나 때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어. 그런 거 잘 지키고 누구하고나 좋은 사이로 지내는 사람 있을까. 그런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싶군. 사람은 다 완벽하지는 않잖아. 자신이 모자라다는 걸 알고 채워가는 게 좋겠어. 꼭 채우지 않아도 괜찮아. 있는 그대로인 자신도 나쁘지 않지. 남한테 기대하거나 기대지 않고. 이 말은 나 자신한테 하는 것 같네. 난 남한테 기대지는 않는데.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온 날 살아갈 날

무엇이 더 많을까


아기한테는 살아갈 날이 많겠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야


어느 정도 살면

살 날이 줄어들고

끝나는 날이 오겠지


삶이 끝난다 해도

살았을 땐 살아야지


모두

사는 동안 덜 힘들기를 바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328 요즘 머릿속을 계속 맴도는 고민이 있어?




 이제 여름이 가까워졌다. 아니 지금 여름인가. 여름에만 그런 건 아니고 새해가 오면 걱정한다. 비를. 어느새 열두해가 다 됐는데, 여전히 걱정하다니. 지난해 지지난해에도 비가 많이 와서 꽤 물이 찼다. 그런 거 보면 걱정되지 안 되겠나. 2024년 여름은 덥고 비도 많이 온다는데, 또 걱정이다.


 요새는 기후 위기로 우울증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어쩌면 나도 그런 걸지도. 지구가 갈수록 안 좋아져서 우울하다. 왜 사람은 멈추려고 하지 않을까. 조금만 멈춰도 좋을 텐데.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여름이 잘 가기를 바란다.


20240527








329 내가 자서전을 쓴다면 처음 구절은 어떻게 시작할까?




 그냥 살았다.


 재미없는 말로 시작하는구나. 자서전 안 쓸 거지만. 내 이야기 쓸 것도 없고. 기분이 안 좋을 때 있기도 한데, 그런 거 쓰면 나를 이상하게 여길 테니 안 쓸까 한다. 나도 내가 왜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 됐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지금 생각하니 그건 그렇게 이상한 게 아니다. 난 그저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여러 가지 안 하려는 게 있는 건데.


 나 자신이 어떻다는 걸 알고 이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가끔 그게 아주 슬프다. 어쩔 수 없지. 이건 누구나 그럴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그냥 살아야지 어떻게 하나.


20240528








330 어렸을 때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이었어?




​ 지금도 잘하는 거 없는데 어렸을 때 뭘 잘했을까. 없다. 또 없다고 하는구나. 잘했다기보다 좋아했다. 노래하기. 지금은 노래를 안 해서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 어릴 때는 노래 잘 따라부르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듣기만 한다.


 뭔가 잘하는 사람 부럽구나.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서. 하나 있나, 우울에 빠지기. 별로 안 좋은 거구나.


20240529








331 위로가 되었던 밥 한 끼가 있었다면?




​ 자신이 잊지 못하는 밥을 찾는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음식 이야기는 잘 안 보는데 어쩌다 한번 보기도 합니다. 그런 거 보면서 난 그런 거 없는데 해요. 정말 없는 거 많네요.


 위로가 된 밥 한 끼 없으면 어떤가 싶습니다. 그런 게 있어서 가끔 찾아도 괜찮지만, 없기에 언젠가 생길지도 모르죠. 아니 어쩐지 앞으로도 없을 것 같네요. 저는 밥도 대충 먹기 때문에. 잘 차려서 먹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뭔가 만드는 것도 싫고.


 사람은 많이 안 먹는 게 더 좋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자라는 아이는 잘 먹어야겠지만.


20240530








332 지금 생각해보면 '틱 장애'가 아니었을까 싶은 어린 시절의 버릇이 있다면?




 그런 건 없었어. 아마 없었던 것 같아. 틱 장애. 지금 생각하니 그런 말도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어렸을 때도 그런 장애가 있었던 아이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거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 건 아니었을지. 어쩐지 미안하군.


 잘 모르지만, 틱 장애는 마음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닌가 싶어. 아닌가. 잘 모르는 건가. 둘레 사람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런 게 나타나는 사람 마음이 좀 괜찮을지도 모르지. 저도 모르게 하는 걸 테니.


20240531




함께 쓰는 질문 일기 365는 여기에서

https://blog.naver.com/renascitalee/222997969083






 오월이 빨리 가고 유월이 왔다. 유월도 하루하루 잘 가겠지. 그러다 장마가 찾아오겠다. 장마가 오고 습기가 많아지면 많이 덥겠구나. 더운 건 괜찮지만, 비는 별로. 늘 그렇지만 이번 여름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바란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삼치부인 바다에 빠지다 - - 스쿠버다이빙, 수영, 해녀학교에 이르기까지의 치열한 도전
이리나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리나는 운동신경이 안 좋아도 스쿠버다이빙과 헤엄치기를 배우고 해녀 학교에도 다녔다. 체력이 있어서 그렇게 했던 건 아닐까 싶다. 뭐든 하려는 마음도 크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 - 사소하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귀찮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인터넷 책방에서 이 책 제목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 ‘사소하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를 봤다. 그때는 그렇구나 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만나게 됐다. 작가 귀찮은 여러 가지 한 것 같은데 난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이름이 귀찮이라니. 누군가 귀찮이란 이름을 듣고 사람은 귀찮은 일이 생겨야 한다면서 이름이 좋다고 했단다. 난 싫은데, 귀찮은 일. 예전에도 그런 일 없기를 바랐고, 지금도 그런 일 없기를 바란다. 사람은 하기 싫어도 그걸 해야 하는구나. 꼭 해야 하는 귀찮은 일 아니면, 안 하고 싶다. 이런 나 정말 게으른 거겠다.


 귀찮은 귀찮지만 한해 동안 날마다 쓰고 그렸다. 날마다 조금이라도 쓰는 거 그리 쉽지 않다. 이걸 한번 봐야지 한 건 일기에 뭘 쓰면 좋을까 생각해서였다. 날마다 비슷하고 일기도 비슷하게 쓴다. 혼자 쓰는 것보다 누군가한테 보여주는 글을 쓰면 조금 다르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그런 거 하기도 한다. ‘함께 쓰는 일기’. 이건 물음에 답을 쓰는 거다. 그 물음은 어떤 일기장에 있는 거다. 내가 산 다섯해 짜리 일기장에도 그런 물음이 있다. 그걸 샀을 때는 그날그날 쓰고 싶은 거 쓰려고 했는데, 그건 안 쓰고 물음에 답을 쓰게 됐다. 물음에 답 쓰기 처음에는 할 만했는데 갈수록 대답하기 어렵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게 나와서 참 힘들다. 그런 물음에 재치있게 답을 쓰면 좋겠지만, 난 그런 거 잘 못한다.


 이 책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에는 귀찮이 문경에서 개 마루와 동생과 함께 사는 모습이 담겼다. 문경 하니 문경새재가 생각나는구나. 그 문경이 맞겠지. 이곳은 시골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더 많다. 귀찮과 동생이 여기에서 가장 젊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름이 귀찮이지만, 부지런해 보인다. 텃밭을 가꾸기도 하니 말이다. 채소는 심어두면 잘 자라기는 하지만, 때에 맞춰서 심어야 하는 것도 있었다. 마늘, 삼동초. 마늘은 알아도 삼동초는 모른다. 김장하려고 무와 배추 씨도 뿌렸다. 정말 부지런한 거 아닌가. 난 김치 못 담그는데. 무는 김장 담글 건 빼고 열무를 뽑아 물김치를 담갔단다. 귀찮은 여러 가지 일을 하기는 해도 속도가 빠른 것보다 천천히 하는 걸 좋아했다. 꼭 그런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것만 하지 않는지도. 하기 싫은 것보다 할 수 있으려나 하는 일도 가끔 했다.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게 맞는 말이기는 하다. 세상에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을 거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사람은 누군가한테 기생하는 거겠지. 기대는 게 아니고 기생이다. 나도 그런 면 없지 않을지도. 다른 사람 귀찮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이런 말하니 창피하구나. 귀찮은 채식주의다. 텃밭을 가꾸는 건 그것 때문인가. 음식도 잘 만들어 먹는다. 지금 사는 곳은 상하수도 시설이 없단다. 아직도 그런 곳이 있다니 하고 놀랐는데, 사람이 많이 살지 않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시골이 예전과 달라졌다 생각했는데, 아주 시골도 있겠지. 귀찮이 사는 곳에는 사람 숫자가 많지 않은가 보다. 전기가 끊기는 때도 있다니. 귀찮은 거기에 오래 살고 싶다는데, 이웃이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야겠구나.


 날마다 쓰고 그리다니 대단하다. 그런 게 책으로 나와서 더 좋을 듯하다. 누구나 귀찮처럼 하지는 못해도 날마다 뭔가를 쓰는 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림 그리고 싶은 사람은 그림을 그리면 되겠다. 난 써야지. 내가 쓰는 일기 재미없지만, 조금이라도 써야겠다. 남한테 보여줄 거 아니니 재미없으면 어떤가. 일기를 쓰다가 다른 게 떠오를지도 모르지. 그런 일 별로 없었지만. 난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것에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떤 결과가 되지 않는다 해도. 자신이 산 증거니 그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희선





☆―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그 생각을 표현하려면 반드시 평소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게 아무리 형편없는 글과 그림이래도 날마다 그리고 써야 진짜 좋은 생각이 났을 때 그 생각을 놓치지 않고 나타낼 수 있다. 아홉 번의 형편없는 글 없이 열 번째의 좋은 글은 나올 수 없다.  (34쪽)



 가끔 멋진 것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난 절대 그럴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안다. 허접한 이야기라도 계속 쓰고, 그걸 죽 보여주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어떤 ‘감’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내 안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355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4-06-01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쓰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가끔씩 매일 쓰다가 중간에 쓰지 않으면 다시 시작하는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쓴다는 것보다도 그게 저는 가끔 어렵습니다.
희선님 오늘부터 6월 시작이예요.
6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4-06-04 01:20   좋아요 0 | URL
유월이 오고 어느새 4일이네요 아직 4일은 밝지 않았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은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으로 여러 가지 나타낼 테니... 그것도 날마다 하기 어렵겠네요 날마다 일기를 쓰는 건 자신을 잘 보는 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자신뿐 아니라 둘레도... 그렇게 쓰면 좋을 텐데, 지금 생각하니 저도 그러지 못하는군요 괜히 쓸데없는 것만 씁니다

유월은 갈수록 더워지겠습니다 서니데이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