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작아도

커다란 비행기를 좋아했어


비행기는 새를 만났을 때

새가 자신과 부딪칠까 봐 긴장했어


새는 비행기와

거리를 두고 날았어


새는 비행기를 좋아해도

비행기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았어


비행기는 새가 자신과 거리를 두고

나는 걸 보고 마음 놓았어


새와 비행기는

한동안 사이좋게 날았어


어느 날부터 새가 보이지 않았어


비행기는 새를 닮은 구름을 보고

새를 생각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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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1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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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의 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4
조예은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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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죽고 저세상에 가지 못하는 건 억울하게 죽어서일 때가 많겠지. 시간이 많이 지나고 잘못한 사람이 세상에 없을 때는 죽은 사람한테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죽은 사람이 산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처럼 산 사람이 죽은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아니 아주 없지는 않나. 죽은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기. 죽은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산 사람이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어렵지만 소설에서는 할 수 있겠다.


 이 소설 제목 《적산가옥의 유령》에서 적산가옥이라는 말 잘 몰랐던 것 같다. 적산가옥은 적이 산 집이란다. 난 이걸 적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샀다는 걸지도 모르겠다. 적이 사고 살았던 집, 둘 다일지. 한국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던 때가 있었다. 그때 일본은 한국을 자기 땅으로 만들려고 일본 사람을 한국에 살게 했다. 땅을 마음대로 빼앗고 이 땅에서 난 곡식이나 다른 것도 빼앗아갔구나. 그렇게 빼앗아 갔는데도 일본에는 못 사는 사람 많지 않았나. 돈이 있는 사람은 먹고 사는 게 그리 힘들지 않았겠지만, 가난한 사람은 하루 먹고 사는 것도 힘들었을 거다.


 적산가옥인 붉은 담장집은 일본 사람인 가네모토가 1930년대에 지었다. 가네모토는 일제강점기 때 무역상으로 조선에서 빼앗은 땅에서 나온 곡식을 수출해 돈을 벌었다. 가네모토는 그 돈으로 세계에서 사치품을 사들였다. 붉은 담장집에는 비싼 물건을 넣어두는 별채가 있었다. 예전엔 일본 사람 집이었던 곳이 지금은 한국 사람 집이었다. 현운주 외증조할머니 집. 외증조할머니는 그 집을 운주한테 물려주었는데 거기에는 조건이 있었다. 운주가 적산가옥에서 한해 지내야 했다. 운주는 서른살로 일본에서 지내고 일을 했는데 앞으로 거기 있어도 잘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기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운주는 외증조할머니가 물려준 적산가옥을 고쳐서 카페나 펜션을 할까 했다.


 앞부분까지 쓰니 평범해 보이는데, 앞에는 외증조할머니가 이상하게 죽은 모습이 나오고 외증조할머니 일기도 조금 나왔다. 운주 외증조할머니는 소설을 쓰기도 했는데 적산가옥 이야기를 쓴 듯했다. 여러 소설 공통점은 적산가옥에 비밀 공간이 있고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는 거다. 운주는 그걸 그저 소설로만 여기려고 했는데, 운주가 적산가옥에서 지내자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운주는 별채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꿈을 꾸면 자신이 아닌 외증조할머니 박준영이 되었다. 꿈속에서 운주는 외증조할머니가 겪은 일을 자신도 경험하는 거구나. 준영(외증조할머니)은 간호사 일을 하다가 적산가옥 입주 간호사로 일하게 된다. 어릴 때 준영은 가네모토와 아내와 아들이 붉은 담장집에 오는 걸 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 아내는 죽고 아들만 남았다. 아들이 아팠다. 아들 유타카는 자해를 하고 작은 동물을 해부하기도 했다. 그런 모습 보면 무서울 것 같은데. 준영은 두려워하면서도 유타카를 안됐다고 여겼다. 적산가옥 별채 지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되고도 준영은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준영은 자신이 가네모토나 의사와 공범자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별채 지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준영과 다른 결정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돈이 있어야 했으니. 유타카는 준영을 원망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모르겠다. 준영은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았을 것 같다. 누군가한테 말하지 못하고 소설에만 썼구나. 준영은 유타카가 나타나도 말은 듣지 않았다. 유타카한테 말하지 마라고 했구나. 준영은 죽기 얼마전에 들은 말은 모르는 척할 수 없었다. 이 소설은 준영이 겪은 일과 지금 운주 이야기가 펼쳐진다. 운주가 남편이 있다고 말했을 때는 조금 놀랐다. 갑자기 튀어나온 것 같아서. 예전에 운주가 사귄 사람이 결혼한 사람이었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 건 운주가 사람을 잘 못 본다는 걸 나타낸 걸까. 그럴지도.


 내가 적산가옥 같은 데 살고 이상한 일을 겪는다면 좀 무서울 것 같은데, 글로 보는 건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 무섭게 여겨야 하는데. 귀신 보면 깜짝 놀라고 무서워할지도 모르겠지만. 앞에서 말했 듯 귀신은 사람한테 아무 짓도 못한다. 그저 모습만 보일 뿐이다.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이다. 속이고 배신하는. 유타카를 괴롭힌 것도 사람이다. 적산가옥은 불에 탄다. 이제 유타카는 저세상에 갔겠지.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건 산 사람 몫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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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4 2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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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5-05-0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지만 마음이 아픈 소설이었어요. 자신의 욕망만 중요한 사람들 나쁩니다.ㅠㅠ
 




마음 보내기

──글





너와 내가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서로 마음을 보낼 수 있어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그건 쉬워 글로 쓰면 돼


상대가 분명한 것도 있지만,

받을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도 있어

그것도 괜찮지


누군가 네 마음을 받고

위로 받을지 모르고,

너도 모르는 사람 마음을 받고

위로 받기도 하잖아


어렵게 생각할 건 없어

솔직한 마음이면 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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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

한번쯤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지만,

가끔 그리운 건 있어요


뭐가 그리운 걸까요


여전히 바보 같지만,

더 바보 같았던 때가 그립다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현명해지지 않겠지요

덜 어리석으려고 애써야죠


세상을 잘 모르고

뭐든 좋게 여기는

자신이 그리울 때도 있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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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6
추공 지음, 이백 그림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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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한사람 힘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이 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에는 한사람이 한나라 정도 힘을 가진 헌터가 나온다. 평범한 사람이 아닌 헌터여서 그러겠구나. 이번 《나 혼자만 레벨업 Ⅵ》에서 성진우도 한나라를 구할 수도 없앨 수도 있는 힘을 가진 듯 보였다. 성진우는 혼자면서 혼자가 아니구나. 그림자 병사가 아주 많아졌다. 천을 넘었나 보다. 그림자인데 개미였던 그림자 병사는 마수를 해치우고 먹기도 하다니. 좀비 같구나.


 일본에 나타난 S급 게이트에서는 거인 마수가 나왔다. 거인 마수는 도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흩어졌다. 일본에는 성진우뿐 아니라 유진호도 함께 간다. 성진우는 거인 마수를 쓰러뜨리고 레벨을 올려간다. 일본을 구하려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거인 마수를 쓰러뜨리고 레벨도 올릴 생각이었겠지. 일석이조구나. 일석삼조인가. 거인 마수도 그림자 병사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여기에서 성진우는 거인들의 왕, 태초의 군주를 만난다. 지배자와 군주가 지구에서 전쟁을 하려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지배자와 군주에서 인류의 적은 어딜까. 군주 같아 보이는데. 지배자라는 말도 그리 좋지는 않지만.


 다음에 성진우는 미국에 간다. 처음에는 미국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지배자의 힘을 빌린 헌터가 넷이라는 말을 들어서 미국에 간다. 헌터는 지배자가 힘을 줬다는 걸 아는 걸지, 모르는 걸지. 미국에서 한나라 정도 힘을 가진 헌터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다. 그건 군주가 한 일이다. 미국에는 성진우와 유진호를 노리는 헌터 황동수가 있다. 황동수는 유진호를 끌고 가서 형인 황동석과 함께 간 레이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다. 말로만 물어도 대답할지 안 할지 모르는데, 황동수는 폭력을 썼다. 유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진우는 유진호를 찾으려고 그림자 병사를 풀어 놓는다. 그렇게 해서 유진호를 찾았다. 황동수가 S급 헌터지만, 지금 성진우한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황동수가 있는 길드 마스터 토마스 안드레와 성진우는 싸운다. 아니 성진우와 스캐빈저 길드라 해야겠다. 성진우는 황동수만 빼고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황동수도 죽여야 했을까. 이런 생각하는 나.


 지구는 지배자와 군주의 싸움터가 될지. 그걸 성진우 혼자 막을 수 있을지. 군주는 아홉이나 되는데. 그림자 군주를 뺀 숫자인가. 태초의 군주도 빼야겠다. 혹한의 군주는 한국 헌터협회장 고건희를 죽인다. 성진우가 오기는 했지만. 고건희는 성진우 같은 헌터가 나타나서 다행이다 여겼다. 병 때문에 고건희 협회장이 죽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고건희 협회장 죽음을 많은 사람이 슬퍼했다. 미국에서 헌터를 노리는 게 성진우 아버지 모습을 한 마수다 말하기도 했다. 성진우 아버지는 마수가 아니지만, 마수와 마력 파장이 같았단다. 그건 뭔가 다른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건 언제쯤 나오고 성진우하고는 언제 만날지.


 한나라를 구한 성진우는 앞으로 세계를 구할지도 모르겠다. 영웅이구나. 그림자 병사와 이야기하는 거 재미있기도 하다. 개미왕이었던 베르는 다른 그림자 병사와 다르게 처음부터 말을 했다. 황동수도 S급 헌터여서 그런지 그림자 병사가 되고 말을 했다. 성진우 아버지는 황동수를 만났을 때 자신은 마수가 아니다 말했는데, 그 말은 성진우한테 하지 않았다. 묻지 않아서 그런 건가. 고건희 협회장을 죽이고 성진우와 싸운 혹한의 군주는 다른 군주들을 만나고 자신과 함께 그림자 군주를 없애자고 한다. 성진우는 싸움을 피하지 못하겠다. 피하려고 하지도 않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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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4 1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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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4 1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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