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언제나 아픈 B가 살았습니다. B는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 아프고 병원에도 자주 갔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맞으면 잠깐 괜찮았어요. B는 나이를 먹으면서 병이 나타나 거기에 맞는 약을 먹고 병이 나았지만, 여전히 몸은 아팠습니다.


 자꾸 아파서 B는 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자주 아팠지만 언제나 아픈 건 아니었어요. 잠시 덜 아픈 날도 있었지요. B는 그런 때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B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때는 좀 나았는데, 시간이 흐르고는 혼자 움직이기 힘들었어요.


 누군가한테 도움을 받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B는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한테 미안했어요. B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조금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많이 아프고 난 다음에는 여러가지가 잘 생각나지 않기도 했어요.


 몹시 아픈 날 병원에 갔어요. 그 병원에서는 왜 B가 아픈지 알아내지 못했는데, 의사가 거기보다 좀 더 큰 병원에 가 보라고 했어요. 큰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는 어디가 안 좋은지 알게 됐어요. B가 왜 아픈지 알 때도 있었지만, 왜 아픈지 제대로 모를 때가 더 많았어요.


 사람이 아프지 않은 날보다 아픈 날이 많으면 괴롭겠습니다. B가 그랬지요. B는 덜 아플 때는 아픔을 잊으려고 무언가를 했어요. 책을 읽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했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는 마음이 조금 편안했어요.


 어느 날 B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해 봤어요. 노래하는 걸 싫어하지 않았지만 노래 해 볼 생각은 못했어요. B는 노래를 자주 듣다 보니 불러 보고 싶기도 했지요. B가 노래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노래할 때는 즐거웠어요.


 드디어 B는 자신이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 알았습니다. B가 노래한다고 아픈 게 다 낫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B는 노래했어요. 노래할 때 느끼는 즐거움이 아픈 걸 조금 잊게 해줬어요.





*아픈데 노래한다고 아픔을 잊을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파도 뭔가 즐거운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썼다. 노래보다 다른 게 나았으려나. 아프면 뭔가 하는 거 귀찮을지도 모르겠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누어 줄 건 마음밖에 없어요

마음이 편해서 그랬는데

마음은 무겁군요


무거운 마음은

나누지 못할까요


시간이 흐르고

조금 무거워져도

편하게 생각해요


서로 알고 지내는 건

부담을 나누는 건지도 몰라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총리의 남편 이판사판
하라다 마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이 《총리의 남편》인데 책 겉에는 여러 새가 있다. 그건 이 책에 나오는 여성 소마 린코 남편인 소마 히요리가 새를 연구하는 사람이어서다. 제목이 ‘총리의 남편’이어서일까. 이건 책 표지를 어떤 걸로 할지 생각했을 것 같기도 하다. 새가 중요하기는 하다. 히요리는 어릴 때부터 새 관찰을 하고 관찰 일기도 썼다. 일도 그런 걸 하게 됐다. 소마 히요리 집안은 꽤 대단하다. 히요리는 둘째로 첫째인 다요리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집안이 좋다 해도 일본은 집안 일을 거의 첫째가 물려 받는다. 집안 사람이 집안 일을 하는 곳도 있겠지만, 다 그런 건 아니기도 하겠지. 소마 집안은 첫째한테 집안 일을 물려주려 하고 공부를 시키고 결혼 상대도 아버지가 정해서 정략결혼을 했다. 첫째라고 해도 그런 게 맞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를 텐데, 다행하게도 다요리는 거기에 맞는 듯했다. 그러니 히요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했겠지.


 히요리라는 이름은 여성이 쓸 때 많은 듯한데, 이건 그저 내 생각이고 일본에서는 여성 남성 다 쓰는지도 모르겠다. 카오루라는 이름도 남성 여성 다 쓰는구나. 한자는 똑같은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도 남성 이름 같은데 여성일 때 있기도 하겠다. 이건 어느 나라나 그럴지도. 이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데, 이런 말을 했구나. 히요리는 소마 집안 둘째로 결혼 상대도 자신이 골랐다. 어머니가 누군가와 맞선을 볼 거냐고 하기도 했는데, 히요리는 자기 상대는 자신이 고르고 싶었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만나러 다니는 사람은 아니었다. 히요리가 결혼하는 사람은 마토베 린코로 아버지는 작가 어머니는 정치를 한 사람이었다. 린코 또한 어머니 영향으로 정치가를 꿈꾸었나 보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여성이 살기 힘든 곳이다. 한국과 일본 비슷할지도. 거기에서 거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몇 해 전에 한국에는 여성 대통령이 나왔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괜찮은 대통령은 아니었구나. 언젠가 다시 멋지고 한국과 여기 사는 사람을 생각하는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 대통령이나 수상이 되겠다고 정치를 하는 사람 있기도 하겠지만,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정치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나라는 어떤 걸까.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가 꼭 선진국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복지가 잘 되어 있다면 살기 좋을 것 같기는 한데, 나도 잘 모르겠다. 여성과 아이가 안전하게 살고 나이 많은 사람도 즐겁게 사는 나라.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구나.


 소마 린코는 일본에서 가장 첫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히요리 또한 일본에서 첫번째 총리 남편이다. 지금까지는 총리 부인을 생각하고 했던 것이 많이 달라졌다. 총리가 되고 총리 남편이 되는 건 좋은 걸지, 안 좋은 걸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평범한 사람은 남편이나 부인이 무슨 일을 하든 그렇게 마음 쓰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총리 남편이나 식구는 여러 가지 조심해야겠다. 히요리는 조금 조심성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린코가 총리가 되는 데 도와준 정치가 하라 구로는 이름처럼 속이 검은 사람으로 총리 남편인 히요리가 불륜을 했다는 걸로 린코를 끌어내리려고 했다. 정치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하게 하고. 그런 일 일어났을 때, 히요리가 정말 바보처럼 보였다. 늘 조심하라고 했는데.


 다행하게도 이 히요리가 바보는 아니었다. 총리는 한번만 선거를 하는 게 아닌가 보다. 한해에 한번 정도 하는 걸까. 린코가 총리가 되고 한해가 지나고 다시 총선거를 해야 했다. 린코는 이겼다. 린코는 일본을 살리려 하고 저출산 문제를 많이 생각하고 탈원전을 이루려 했다. 지금 이런 거 생각하는 정치가 있을지. 한국도 저출산 문제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탈원전은 좀 먼 것 같기도 하다. 소설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잘 되는 게 좋게 보이기는 해도 현실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런 게 현실처럼 되는 날이 오면 좋을 텐데. 그나마 이 소설이 나왔을 때보다 지금 조금 거기에 가까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멀었지만.


 한국에도 여성 정치가가 더 많아지고 그런 게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기를 바란다. 정치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구나. 한국도 아이를 낳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그것보다 결혼하는 사람이 적던가. 결혼한다고 꼭 아이를 낳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한국 사람이 아주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애써야 하지 않을까. 그전에 기후 위기도 생각해야 하는구나. 지구가 멸망하면 사람이 살 곳이 없지 않나. 대멸종이 일어나고 새로운 인류가 나타나려나. 그런 거 생각해도 무섭다. 지금 사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4-10-28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새와 관련된 것인줄 알았어요

희선 2024-10-29 01:59   좋아요 1 | URL
여성 수상이 된 린코 남편 히요리는 조류학자로 새를 보고 늘 관찰일기를 썼는데, 총리 남편이 되고는 린코 관찰일기를 씁니다 그게 이 책인 거죠 새와 아주 상관없지 않기도 하네요


희선
 




글은 무슨 맛일까

맛이 나기는 할까


글맛이 있다고 하잖아


따듯하고 부드럽고

착착 감기는

감칠맛


맛있는 글은 쓰기 어렵겠어

그저 심심한 맛으로 할래


이런저런 양념 치는 것도 좋지만,

싱겁고 심심한 맛도 괜찮아


심심하고

담백한 맛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꼬마요정 2024-10-27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담백하고 싱거운 맛 좋아해요!! 오히려 그런 맛이 재료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죠 ㅎㅎ
글도 그렇지 않을까요^^

희선 2024-10-28 02:49   좋아요 1 | URL
재료의 맛을 느끼는 것도 좋지요 짜고 매운 건 몸에 별로 안 좋기도 하군요 간을 잘 맞춰야 할 텐데... 꼬마요정 님 시월 마지막주네요 시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멈췄던 시간이 흐르고 자기 이름도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구나. 여러 만남이 헛되지 않았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