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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의 남편 ㅣ 이판사판
하라다 마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2월
평점 :
책 제목이 《총리의 남편》인데 책 겉에는 여러 새가 있다. 그건 이 책에 나오는 여성 소마 린코 남편인 소마 히요리가 새를 연구하는 사람이어서다. 제목이 ‘총리의 남편’이어서일까. 이건 책 표지를 어떤 걸로 할지 생각했을 것 같기도 하다. 새가 중요하기는 하다. 히요리는 어릴 때부터 새 관찰을 하고 관찰 일기도 썼다. 일도 그런 걸 하게 됐다. 소마 히요리 집안은 꽤 대단하다. 히요리는 둘째로 첫째인 다요리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집안이 좋다 해도 일본은 집안 일을 거의 첫째가 물려 받는다. 집안 사람이 집안 일을 하는 곳도 있겠지만, 다 그런 건 아니기도 하겠지. 소마 집안은 첫째한테 집안 일을 물려주려 하고 공부를 시키고 결혼 상대도 아버지가 정해서 정략결혼을 했다. 첫째라고 해도 그런 게 맞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를 텐데, 다행하게도 다요리는 거기에 맞는 듯했다. 그러니 히요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했겠지.
히요리라는 이름은 여성이 쓸 때 많은 듯한데, 이건 그저 내 생각이고 일본에서는 여성 남성 다 쓰는지도 모르겠다. 카오루라는 이름도 남성 여성 다 쓰는구나. 한자는 똑같은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도 남성 이름 같은데 여성일 때 있기도 하겠다. 이건 어느 나라나 그럴지도. 이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데, 이런 말을 했구나. 히요리는 소마 집안 둘째로 결혼 상대도 자신이 골랐다. 어머니가 누군가와 맞선을 볼 거냐고 하기도 했는데, 히요리는 자기 상대는 자신이 고르고 싶었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만나러 다니는 사람은 아니었다. 히요리가 결혼하는 사람은 마토베 린코로 아버지는 작가 어머니는 정치를 한 사람이었다. 린코 또한 어머니 영향으로 정치가를 꿈꾸었나 보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여성이 살기 힘든 곳이다. 한국과 일본 비슷할지도. 거기에서 거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몇 해 전에 한국에는 여성 대통령이 나왔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괜찮은 대통령은 아니었구나. 언젠가 다시 멋지고 한국과 여기 사는 사람을 생각하는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 대통령이나 수상이 되겠다고 정치를 하는 사람 있기도 하겠지만,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정치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나라는 어떤 걸까.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가 꼭 선진국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복지가 잘 되어 있다면 살기 좋을 것 같기는 한데, 나도 잘 모르겠다. 여성과 아이가 안전하게 살고 나이 많은 사람도 즐겁게 사는 나라.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구나.
소마 린코는 일본에서 가장 첫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히요리 또한 일본에서 첫번째 총리 남편이다. 지금까지는 총리 부인을 생각하고 했던 것이 많이 달라졌다. 총리가 되고 총리 남편이 되는 건 좋은 걸지, 안 좋은 걸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평범한 사람은 남편이나 부인이 무슨 일을 하든 그렇게 마음 쓰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총리 남편이나 식구는 여러 가지 조심해야겠다. 히요리는 조금 조심성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린코가 총리가 되는 데 도와준 정치가 하라 구로는 이름처럼 속이 검은 사람으로 총리 남편인 히요리가 불륜을 했다는 걸로 린코를 끌어내리려고 했다. 정치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하게 하고. 그런 일 일어났을 때, 히요리가 정말 바보처럼 보였다. 늘 조심하라고 했는데.
다행하게도 이 히요리가 바보는 아니었다. 총리는 한번만 선거를 하는 게 아닌가 보다. 한해에 한번 정도 하는 걸까. 린코가 총리가 되고 한해가 지나고 다시 총선거를 해야 했다. 린코는 이겼다. 린코는 일본을 살리려 하고 저출산 문제를 많이 생각하고 탈원전을 이루려 했다. 지금 이런 거 생각하는 정치가 있을지. 한국도 저출산 문제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탈원전은 좀 먼 것 같기도 하다. 소설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잘 되는 게 좋게 보이기는 해도 현실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런 게 현실처럼 되는 날이 오면 좋을 텐데. 그나마 이 소설이 나왔을 때보다 지금 조금 거기에 가까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멀었지만.
한국에도 여성 정치가가 더 많아지고 그런 게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기를 바란다. 정치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구나. 한국도 아이를 낳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그것보다 결혼하는 사람이 적던가. 결혼한다고 꼭 아이를 낳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한국 사람이 아주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애써야 하지 않을까. 그전에 기후 위기도 생각해야 하는구나. 지구가 멸망하면 사람이 살 곳이 없지 않나. 대멸종이 일어나고 새로운 인류가 나타나려나. 그런 거 생각해도 무섭다. 지금 사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