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밤 산책자 - 나만 알고 싶은 이 비밀한 장소들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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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교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1000년 동안 일본 수도였다는 거예요. 일본 역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몇해 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에서 그 말 봤습니다. 이 책을 보는데 그때 본 게 조금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러고 보니 이다혜도 그 책 이야기 잠시 했군요. 책을 다시 보기 힘들어도 그때 제가 쓴 거 한번 읽어봤다면 좋았을 텐데 게을러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교토 하면 생각나는 거 하나 더 있어요. 가 본 적 없지만 교토에는 오래된 게 많은 곳이라는 거예요. 옛날 풍경이 많이 남아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봤겠지요. 그 말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에서 봤을지도. 한국 경주와 비슷할까요. 경주에도 문화유산 많잖아요. 이것도 실제 본 건 아니고 그저 글로 본 거군요. 제가 그렇지요. 실제 보기보다 책으로 봅니다. 그런 것도 이것저것 오랫동안 기억하면 좋을 텐데.

 

 한국 사람이 일본에 더 많이 갈까요, 일본 사람이 한국에 더 많이 올까요. 지금 일본에서는 어떤 한국 사람(연예인)을 좋아하는지. 몇해 전에는 배용준을 많이 좋아했잖아요. 배용준이 나온 드라마를 본 일본 사람이 한국에 많이 오기도 했지요. 동방신기나 보아도 일본에서 활동했군요(동방신기는 <원피스> 보아는 <페어리테일> 주제곡도 불렀더군요. 드라마 주제곡 한 사람도 있겠습니다). 몇해 전에 김태희가 나온 일본 드라마 봤어요. 김태희가 나온 한국 드라마는 하나도 못 봤는데. 일본은 한국 사람한테는 가깝고도 먼 나라지요. 그래도 많은 사람이 일본에 가는 듯합니다. 교토에도 많이 가겠지요. 한글로 표기된 안내판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교토도 그럴지. 정지용은 일본 교토에 있는 도시샤 대학에 다니고 가모강(가모가와) 시도 썼지요. 윤동주도 그곳에 다니고 시비도 있군요. 일본에서 그런 거 보면 반가울 것도 같습니다. 일제강점기가 생각나서 안 좋을까요. 야사카진자(신사)는 고구려 사람이 지었다고 합니다. 이것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에서 봤습니다. 여러 가지 알고 가면 교토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질 듯합니다.

 

 교토는 언제 가도 좋다고 합니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축제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을지도. 언제 가도 좋다고 하고 뭐가 좋은지 말하지 못하다니. 어딘가에 가면 잘 알려진 곳보다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한두군데 가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러 곳에 가고 많이 보는 것도 좋겠지만 한두군데 정해놓고 그곳을 오래 거닐다 오면 기억에 더 남을 듯해요. 이다혜는 그렇게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곳에 딱 한번만 가지 않았을 거예요. 이다혜는 사람이 많은 낮뿐 아니라 밤에도 다녔어요. 우연히 밤에 가 보고 낮보다 낫겠다 했겠습니다. 벚꽃은 낮에 보면 아주 밝고 밤에 봐도 밝겠습니다. 일본 만화영화에서는 밤벚꽃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자연(나무)한테는 밤에 불을 켜두는 게 별로 좋지 않겠지만, 사람은 그걸 보고 즐거워하는군요. 아주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지 않고 아주 밝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별말을 다했습니다.

 

 예전에도 봤던 것 같은데 그때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뭐냐 하면 요시노산이에요. 요시노산에는 벚나무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요시노산은 교토가 아닌 나라에 있군요. 이다혜가 벚꽃 보러 꼭 교토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서 말한 곳입니다. 교토와 나라는 가깝겠네요. 한국에서도 봄이 오면 벚꽃 축제를 하지요. 일본에 벚나무가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곳은 종류별로 심었다고 합니다. 한번에 다 피고 한번에 다 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벚꽃은 만화에도 자주 나오는 꽃이고 이름으로도 널리 쓰입니다. 사쿠라,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는 꽃이름을 이름으로 쓰는 사람 많군요. 일본말로 꽃이름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쓰던가요. 한자는 쓸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벚꽃이나 동백 매화라는 이름은 없어도. 동백이나 매화는 한자군요.

 

 지금은 교토에 많은 사람이 간답니다. 일본 사람도 가고 다른 나라 사람도 많이 가겠지요. 기요미즈데라도 잘 알려졌습니다. 가 본 적 없는 저도 이름 아는군요. 일본에서는 수학여행을 교토로 잘 가는가 봐요. 한국에서 경주로 수학여행 가는 것과 같군요. 요새는 다른 나라로 갈까요. 교토 사람 마음을 말하는 이야기는 조금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겉으로는 선물 사 오지 않아도 괜찮다 해도 속마음은 다르답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더 좋을 듯한데. 여기에서는 가 볼 곳뿐 아니라 숙소 음식 먹을 곳도 알려줘요. 교토에 갈 때 가지고 가거나 적어가면 무척 도움이 되겠습니다. 식물원도 좋겠어요. 그런 곳도 사람이 만든 거지만. 동물이 우리 안에 갇힌 모습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제가 동물원에 많이 가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에 갇힌 동물 생각하면 불쌍해요. 이다혜는 많이 걸었습니다. 잘 모르는 곳이어도 걸으면 이것저것 자세히 보겠지요. 더워도 여름에 기온에서 열리는 축제를 보면 즐겁겠습니다. 낮뿐 아니라 밤에도 사람이 많다는군요. 사람이 많은 게 싫으면 그때를 피해 가면 되겠습니다.

 

 조금 천천히 그곳을 걷는 듯 책을 봤다면 더 멋졌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다 보고서야 그런 생각을 했어요. 실제 갈 수 없다 해도 책으로 교토를 만나니 좋군요.

 

 

 

*더하는 말

 

 이 책을 봤을 때와 지금은 다르군요. 일본에 가는 한국 사람 아주 많이 줄었잖아요. 교토도 마찬가지겠습니다. 언젠가 일본하고 사이가 좀 나아지면 그때 이 책을 보고 가도 괜찮겠네요. 언제 이 책을 본 건가 하겠네요. 다시 읽고 썼다면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게을러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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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소나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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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어렸을 때 사람을 죽였다. 미코시바는 열네살에 같은 동네에 사는 자기보다 어린 여자아이를 죽이고 시체를 토막내서 머리 오른쪽다리 왼쪽다리 오른손 왼손을 하루에 한 부위씩 어딘가에 두었다. 그것 때문에 붙은 말이 시체 배달부였다. 그런 일을 저지른 게 열네살 때여서 의료 소년원에 다섯해 있다가 나왔다. 본래 이름은 소노베 신이치로인데 미코시바 레이지로 바꿨다. 미코시바는 어렸을 때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사람을 죽인 건 그저 그러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미코시바가 왜 사람을 죽였는지 알고 싶어했다. 미코시바는 다른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했다. 호러 비디오를 보다가 그렇게 했다고. 어쩌면 정말 세상에는 사람을 죽이는 게 본능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사람 감정을 느끼는 일도 생길까. 그런 일이 아주 없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미코시바가 어렸을 때 저지른 일이 중심은 아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미코시바 레이지가 맡은 일이 더 중요하다. 미코시바는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죽였다고 여긴 도조 미쓰코 변호를 맡았다. 미코시바는 일을 맡으면 돈을 아주 많이 받아 냈는데 도조 미쓰코 일은 국선 변호로 돈이 되지 않았다. 이야기 시작에서 미코시바는 시체를 버렸다. 그 사람은 가가야 류지로 프리랜서 기자다. 기사를 쓰기보다 사람들 약점을 잡고 돈을 뜯어냈다. 이런 말 보면 가가야가 미코시바 약점을 잡고 돈을 뜯어내려 해서 미코시바가 가가야를 죽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다르게 생각할까. 난 그랬다. 처음에 미코시바가 시체를 버릴 때 미코시바가 한 일이 아니다 생각했다. 그래도 그거 죄가 되지 않던가. 시체 유기죄 말이다. 그런 거 해도 변호사 자격 잃지 않을까. 모르겠구나. 이 일 다음에도 변호사 일한다. 벌금이나 잠시 쉬는 걸로 끝났을지도.

 

 가가야 사건을 사이타마 현경 수사1과 형사 와타세와 고테가와 가즈야도 수사했다. 이 두 사람은 다른 책에도 나온다. 개구리 남자가 나오는 것과 와타세가 젊었을 때 엉뚱한 사람을 잡고 죄인으로 만든 이야기다. 그건 와타세 혼자 한 일이 아니기는 하다. 그 뒤 와타세는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다른 책이 아주 동떨어진 건 아니지만 그걸 안 보고 이 책 봐도 괜찮다.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책을 한권씩 보다보니 알게 됐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만들어 낸 사람이 한번만 나오고 끝나지 않는다는 걸. 그걸 재미있게 볼 수도 있겠다.

 

 남편을 죽인 일로 재판받는 미쓰코한테는 왼손만 움직일 수 있는 선천성 뇌성마비 아들이 있었다. 도조 미키야는 아버지 회사 일을 했다. 아버지 쇼이치는 미키야가 쉽게 일할 수 있게 공장을 기계로 돌아가게 했다. 아버지는 미키야가 많은 걸 자기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휠체어에 앉을 때는 다른 사람이 도와줘야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잘못 볼 수도 있겠지. 미쓰코는 여러 사람이 말하는 것과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남이 말하는 것과 다르면 누군가 거짓말 하는 거겠지. 어떤 건 예상했는데 다른 건 나중에 알았다.

 

 몇달 전에 미코시바 레이지가 나오는 이야기 두번째를 먼저 만났다. 그때 미코시바는 소년원에서 교관 이나미 다케오를 만나서 자신이 사람으로 돌아왔다 했는데, 여기에는 그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온다. 미코시바는 소년원에서 교관인 이나미뿐 아니라 같은 원생인 우소자키 라이야와 나쓰모토 지로도 만났다. 그리고 미코시바가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시마즈 사유리가 친 피아노 소리를 듣고 나서다. 미코시바는 시마즈 사유리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여러 감정을 알게 되고 자신이 저지른 죄도 깨달았다. 그런 일 정말 일어날 수 있을까. 소년원에는 자신이 가진 힘을 휘두르는 교관이 있었다. 미코시바는 그 교관이 하는 일에 화를 냈다. 이나미 다케오는 미코시바한테 죽을 때까지 속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코시바가 돈만 밝히는 변호사로 소문 났지만 그렇게 돈을 많이 받아내는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 미코시바는 돈을 많이 받아내는 일도 하지만 돈이 안 되는 일도 맡는다. 그걸 속죄라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힘없고 자신한테 도움을 바라는 사람을 돕는 걸 말이다. 미코시바 레이지가 하는 일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나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죄를 지은 사람은 죗값을 치르기도 해야 하는데, 돈 많은 사람은 돈으로 해결하니. 피해자는 그런 거 받아들이기 힘들 거다. 미코시바를 원망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 마음은 어떻게 해줄 건지.

 

 

 

희선

 

 

 

 

☆―

 

 “행동…… 뭘 하면 되지요? 여자애 부모한테 편지라도 쓰면 될까요?”

 

 “속죄란 건 말이다. 저지른 죄를 보상한다는 뜻이야. 후회하는 게 아니고. 골백번 후회하고 사죄 편지를 몇백 통 쓴들 여자애가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 나쁜 일이라고는 않겠지만 그런 건 형식으로 얼버무리는 것일 뿐이야.”

 

 “그럼 어떻게 해요.”

 

 “넌 한 사람을 죽였다.” 이나미는 조용하게 말했다. “그걸 보상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고통에서 구해 내라. 그게 가장 합당한 대답 같지 않냐?”  (225쪽~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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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는 아무도 함께 질 수 없다

 

걱정거리 힘든 일은

조금만 말해도 무게가 줄어든다

 

힘든 사람한테

무언가 해줄 수 없음을

아쉬워하지 말고

그저 듣자

듣기만 해도 괜찮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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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의 섬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4
에도가와 란포 지음, 채숙향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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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은 에드거 앨런 포를 본떠서 만들었다. 일본 미스터리를 알게 되고 에도가와 란포를 알았는데 책은 못 본 것 같다. 책이 하나도 없었던 건 아닐 텐데. 옛날 사람이라 생각해서 못 본 걸지도. 에도가와 란포는 한국이 조선에서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1965년까지 살았다. 란포가 태어난 1894년은 조선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해다. 란포는 잠시 마산에 살았던 적도 있다고 한다. 신기한 일이지만 그때 그렇게 한국에 살았던 사람은 란포만이 아니다. 이름을 우연히 알고 에도가와 란포상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에도가와 란포는 잘 모른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권에서는 에도가와 란포 이야기를 한다. 그런 책도 많겠구나. 란포는 일본에서 추리소설을 쓰는 많은 작가한테 영향을 미쳤다. 란포가 만들어 낸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도. 란포는 아서 코난 도일이나 에드거 앨런 포 같은 다른 나라 작가한테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는 짧은 이야기 두편 <심리시험> <지붕 속 산책자>와 긴 이야기 두 편 <도플갱어의 섬> <검은 도마뱀> 네 편이 실렸다. 세 편에서는 아케치 고고로라고 하는데 <도플갱어의 섬>에서는 기타미 고고로라고 한다. 이 사람은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이겠지. 탐정이어도 성이 다르니. 보통 추리소설은 살인사건이나 어떤 일이 일어난 뒤에 탐정이 수수께끼를 풀고 범인을 찾는데 여기 실린 건 그렇지 않다. 범인이 누군지 먼저 알려주고 범인을 찾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다. 평범하지 않은 범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 실린 소설을 보면서 란포가 여기 나온 걸 하고 싶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그런 걸 상상하고 즐긴 듯하다. 란포 자신을 소설에 쓰기도 했다.

 

 첫번째 소설 <심리시험>을 보니 도스토옙스키 소설 《죄와 벌》이 생각났는데 그 소설을 보고 이걸 썼다고 한다. 비슷한 건 수전노인 할머니를 죽이는 거다. 그런 사람은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죄와 벌》은 읽지 않았지만 그건 알았다. 친구 하숙집 주인을 죽이고 돈을 훔친 후키야 세이이치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아케치 고고로한테 딱 걸린다. 돈만 훔쳐도 됐을 텐데 왜 사람도 죽인 건지. <지붕 속 산책자>에도 별난 사람이 나온다. 고다 사부로는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하숙집도 자주 옮겨 다녔다. 란포도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이사를 자주 다녔다고 한다. 그런 건 란포와 비슷하다. 고다는 지은 지 얼마 안 된 하숙집에 살게 되고는 벽장에서 잤다. 어느 날 고다는 천장으로 올라가고 그곳을 돌아다니면서 하숙집 사람들을 엿보았다. 그러다 천장에서 독약을 떨어뜨려 사람을 죽인다. 그런 게 뭐가 좋다고 한 건지. 그 일도 아케치 고고로가 알아낸다.

 

 란포가 쓴 소설에는 <괴인 20면상>이 있다. 20면상은 변장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던가. 여기 실린 소설에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 지붕 속을 다니던 고다 사부로는 변장을 즐기기도 했다. <도플갱어의 섬>에서 히토미 히로스케는 자신과 얼굴이 아주 닮은 고모다 겐자부로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고모다가 되려 하고 그렇게 했다. 고모다는 부자였다. 히토미 히로스케는 이상향을 만들고 싶었다. 그걸 만드는 데 고모다 재산을 거의 다 쓴다. 히토미 히로스케가 만든 곳은 어쩐지 이상하다. 히토미는 그곳이 좋은가 보다. 돈이 없으면 거기 있던 사람들은 다 없어질지도. <검은 도마뱀>에도 변장을 잘하는 여자 도둑 미도리카와 부인이 나온다. 이거 진짜 이름일까. 여자 도둑을 검은 도마뱀이라 한다. 여기에서는 검은 도마뱀과 아케치 고고로가 대결한다. 적이었던 둘은 서로한테 마음이 기울기도 한다. 이건 연극이나 영화로도 만들었다고 한다. 검은 도마뱀뿐 아니라 아케치 고고로도 변장을 잘했다. 검은 도마뱀도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 아름다운 보석을 훔치는 건 그렇다 쳐도 사람을 박제로 만들다니. 그런 건 돈 많은 사람이 가질 만한 취미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떤 이야긴지 잘 모르지만 란포가 쓴 소설에는 《인간의자》가 있는데, 검은 도마뱀은 사람을 의자에 넣어서 끌고 가기도 한다. 란포는 추리소설에 괴기 환상도 더했다. 멋진 환상이 아닌 이상한 환상이구나. 란포가 이런저런 상상하기를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다. 란포는 여기 저기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글로 쓰는 걸 더 좋아했다. 소설은 밤에 꾸는 꿈과 다르지 않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온 어떤 사람은 란포가 그린 세상에 들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소설에 나온 이야기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을까. 책을 보고 나면 거기에서 빠져나와야 할 텐데. 많은 사람이 그러겠구나. 현실이 힘들어도 꿈꾸면서 살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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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마음을 나누게 되어 무척 기뻐

 

세상에는

더하면 더할수록

좋은 게 많겠지만

마음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 좋아

 

웃음과 기쁨

그리고 이야기

마음을 나누면

느낄 수 있는 거군

 

좋은 마음뿐 아니라

여러 가지 마음을 나누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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