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空の蜂 (講談社文庫)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講談社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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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벌

 

 

 

몇달 전에야 1986년 4월 26일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조금 알았다. 우리한테 더 가까운 건 2011년 3월 11일에 동일본 큰지진 뒤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다. 그것도 어느새 다섯해가 흘렀다. 다섯해가 지났다고는 해도 그곳은 여전히 사람이나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이다. 시간이 더 지난 체르노빌도 마찬가지다. 고방사능 입자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얼마나 있는지 몰랐다. 며칠전에 우연히 우리나라에 25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 25기가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잘 모르겠다. 적은 숫자는 아닌 듯하다. 지금 3기를 짓고 앞으로 8기를 더 짓는다고 한다. 원자력 발전소 크기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어디에 있는지 이것도 잘 모른다. 바다가 있는 동쪽에 있을 것 같다. 원자력 발전소가 어떤지 모르는 사람은 많을 거다. 그것이 있는 지역 사람은 알아도 그것이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은 잘 모른다.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전에도 말했는데 전쟁을 하는 핵과 원자력 발전소 핵은 다르지 않다. 가끔 ‘탈핵’이라는 말을 보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핵은 원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금 든다. 예전에 그런 말 봤을 때는 무기를 말한다고 여겼는데. 핵무기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협정 같은 걸 만들었다는 말 본 적 있는데 겉으로만 안 하는 척한다고.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거였는지도 모르겠다(같은 말인가). 핵전쟁이 일어나면 남는 게 얼마 없을 테니까. 과학소설에서는 핵전쟁이 일어난 뒤 지구가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곳은 사람이 살기 어렵다. 나무나 풀은 거의 없고 돔 같은 곳에서 사람은 산다.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는 건 가진 사람뿐이고 가진 게 없는 사람은 먹을 것도 거의 없는 곳에서 힘들게 산다. 돌연변이에 몸이 멀쩡한 사람이 별로 없다. 하나, 자유가 있겠다. 지금도 감시받고 살지만 시간이 더 많이 지나면 많은 사람을 더 쉽게 감시할 수 있는 걸 만들지도 모른다. 칩을 넣는 것도 나오지만 이건 좀 어렵지 않을까. 카드를 쓰게 하는 것은 있을 법하다. 그것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사고 무엇을 하는지 조금 알 수 있겠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없는 사람은 그런 것도 없을 테니 좀 자유로울 테지. 원전에서 좀 다른 데로 흘렀다.

 

내가 아는 게 있어야 여러가지 말을 할 텐데. 우리나라는 가끔 전기가 끊어질 때가 있었다. 그게 그렇게 오래전이 아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전기를 훨씬 더 많이 쓰지만 전기가 끊어지는 일은 별로 없다. 여름이면 조금 걱정했는데 언제가부터 괜찮았다. 조금 우울한 건 그게 왜인지 몰랐다는 거다. 원자력 발전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는 수력 발전소도 있을 거다. 풍력은 모르겠다. 여름에는 물이 줄어들 테니 수력 발전소는 돌릴 수 없겠지. 원자력 발전소를 한기한기 만들면서 다른 건 없앴을까.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우리나라는 그게 위험하다는 생각 못했을까.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조심할 거다 생각했을까. 그런 사고가 일어난 걸 알고도 원자력 발전소를 짓기로 한 사람 마음은 모르겠다. 스물다섯해 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어땠을지. 나도 그때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어떤지 잘 모르고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 생각을 한 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몽환화》를 본 뒤일지도. 《몽환화》를 보고 시간이 흘러서 거의 잊어버렸지만 그건 본래 2011년 전에 쓴 것인데, 2011년 3월이 지나고 책으로 낼 때 많이 고쳐쓴 거다. 그전에는 어떤 이야기였을지 모르겠지만, 《몽환화》에는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나온다. 원자력 발전을 쓴 것을.

 

이 소설 《천공의 벌》 배경은 한신대지진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다. 확실한 연도는 나오지 않지만, 2015년에 나온 영화에서는 1995년이라 한다. 큰지진이 일어나고 몇달밖에 지나지 않은 때다. 그때도 일본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많았다. 큰지진이 일어난 뒤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그때 생각한 건지도. 이 소설은 1998년에 나왔다. 우리나라는 책이 나오고 시간이 흐르면 개정판이 나오기도 하는데 일본은 다시 낼 때는 신서라 한다. 이게 개정판과 같은 건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2015년에 이 소설 신서 단행본이 나왔다. 그래도 난 1998년에 나온 2015년 68쇄 문고를 보았다. 이것을 보기로 했을 때 그게 나온지 몰랐고 책을 받아본 다음에 영화로 만들고 단행본이 다시 나왔다는 걸 알았다. 문고와 다른 부분이 조금 있다 해도 아주 많이 다르지 않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이 소설을 쓰고 열세해 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 작가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리 좋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몽환화》가 나온 거겠지.

 

앞에서 원자력 발전소 이야기를 한 건 여기에 원자력 발전소가 나오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방위청에서는 자동항행제어장치를 단 헬리콥터를 연구하고 만들었다. 그 헬리콥터는 보통 헬리콥터보다 크다. 커다란 헬리콥터 시험비행하는 날 누군가 헬리콥터를 움직인다.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사람은 없고 저절로 움직였다. 자동항행제어장치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헬리콥터 안에는 헬리콥터 기술자 가운데서 한사람 아들이 타고 있었다. 아이 둘이 멋대로 헬리콥터 안에 들어가서 놀다가 하나는 밖으로 나왔지만 한 아이는 나오지 못했다. 범인은 헬리콥터를 고속증식원형로 원자력 발전소 신요 원자로 위 하늘에 띄웠다. 헬리콥터가 신요 원자로에 떨어지는 것을 막고 싶다면 일본에서 움직이는 원자력 발전소를 못 쓰게 만들라고 했다. 헬리콥터 안에는 폭발물이 있었다. 좀더 평화로운 방법도 있을 텐데, 왜 이런 방법을 썼을까 싶다. 끝까지 보면 왜 그곳을 골랐는지 알 수 있지만. 일본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범인 말을 들을까. 헬리콥터 안에 아이가 있다는 걸 안 범인은 아이를 구하고 싶으면 일본에 있는 모든 원자로를 멈추라고 한다. 나라는 국민이 안 좋은 말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것을 하기로 하고 일본에 있는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끄는 모습을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여준다. 정말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멈췄을까.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데. 구조대원도 위험했지만 아이를 구한다. 그건 다행한 일이다. 그 일이 있고도 책은 반이나 남았다.

 

누가 헬리콥터를 훔치고 원자로 위 하늘에 띄웠는지 책을 보는 사람은 안다. 바로 누군지 나오니까. 한 사람은 좀 나중에 나오지만. 헬리콥터 기술자, 정부관계자, 원자력 발전소 관계자 그리고 경찰. 여러 사람 모습을 보여준다. 원자력 발전소를 생각하는 보통 사람도. 그걸 보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느낄 것 같다. 원자력 발전소가 어떤지 잘 모르는 것(앞에서도 말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사는 곳에 원자력 발전소가 없으면 된다 생각했다. 그 사람은 모르지만 핵연료를 실은 차가 그 사람이 사는 곳을 지났다. 어떤 사람은 원자력 발전소를 멈춰서 전철 안이 무척 더우니 원자력 발전소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운 건 참을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에어컨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 많을지도. 우리집에는 선풍기밖에 없다. 원자력 발전소와 관계 있는 사람 신요 원전 소장은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원전과 관계있는 회사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죽은 사람도 있다.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겠지.

 

어디에 풀 수 없는 마음을 그런 일을 해서 터뜨린 건 마음에 안 든다. 좀더 나은 방법으로 말할 수 있을 테니까.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많지만 거의 그것을 참고 산다. 소설이니 엄청난 일을 하는 거겠지.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런 이야기 여러번 썼다. 폭탄을 터뜨리려는 거. 그렇게라도 해서 많은 사람이 어떤 일에 관심을 갖게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위험하다는 거다. 우리나라도 원자력 발전소 더 늘리지 않고 다른 쪽을 생각하면 좋겠다. 원자력 발전소는 사고가 일어나면 얼마나 피해가 있을지 알기 어렵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것보다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거 있지 않을까. 그런 거 잘 모르면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보다 더 먼 앞날을 생각하면 좋은 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희선

 

 

 

 

☆―

 

아무 말도 없이 잠잠한 군중이 원자로를 잊게 하면 안 된다. 그것을 모르는 척하게 하면 안 된다. 자신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게 하고,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늘 생각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할지 결정하게 해야 한다.  (620쪽)

 

 

우리 둘레에 있는 원자로가 얼굴 하나만 갖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그것은 여러가지 얼굴을 가졌다. 인류한테 웃음 지을 때도 있는가 하면, 적의를 드러낼 때도 있다. 웃음만을 바라는 건 오만이다.

 

되풀이한다. 아무 말도 없이 잠잠한 군중이 원자로를 잊게 하면 안 된다. 언제나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게 해야 한다.

 

어린이는 벌에 쏘이고 비로소 그 무서움을 안다. 이번 일이 교훈이 되길 바란다.  (6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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