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魚姬: 探偵グリムの手稿 (德間文庫) (文庫)
北山 猛邦 / 德間書店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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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 탐정 그림의 수기

기타야마 다케쿠니

 

 

 

일을 해결해야 하는 이레에서 며칠 남지 않았을 때 이야기 속에서는 비가 끊임없이 내리고, 한스와 루트비히는 우산도 쓰지 않고 다녔다. 책을 읽을 때 추워서였는지 몰라도 비 맞고 다니는 한스와 루트비히를 보니 나도 비 맞는 것 같았다. 눈은 괜찮아도 비 맞고 다니는 건 아주 싫다. 한스는 비 내리는 밤에 밖에 나갔다 와서 젖은 걸 닦지도 않고 바로 침대에 들어가서 잤다. 그러면 감기 걸리지 않을까. 한스 대신 내가 가벼운 감기에 걸렸나보다. 잠시 열 나고 머리가 지끈지끈 했다. 조금 추워서 그랬나보다. 책 볼 때 방 안 공기가 무척 차가워서 손 내놓을 수 없었다. 겉옷 소매를 내려서 손을 덮고 책을 잡았다. 장갑을 끼는 게 나았을지도. 이걸 쓰는 지금은 책 볼 때보다 덜 추워서 손 많이 시리지 않다. 책 볼 때는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쓸 때는 조금 움직여서 괜찮은 건지도.

 

나는 어렸을 때 동화 거의 못 봤다. 잘 알려진 동화는 책뿐 아니라 여러가지로 만든다. 안데르센 동화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그 안에서 인어공주는 만화영화로도 많이 만들었다. 그것을 다 본 건 아니지만. 인어공주는 몇해 전에 책으로 봤다. 좀 오래돼서 거의 잊어버렸지만, 인어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되었지만 그 마음은 전해지지 않고 인어는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건 기억한다. 이 책 보고 나니 안데르센이 쓴 <인어공주> 보고 싶기도 하다. 언젠가 그 책 다시 봐야지 생각했는데. 인어공주는 슬픈 이야기다. 슬픈 이야기를 누군가는 행복하게 바꾸기도 했다. 한때는 그렇게 원작과 다르게 해도 괜찮을까 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이야기라는 건 달라질 수 있으니까. 어렸을 때 알았던 동화가 실제는 다르게 쓰였다는 것을 깨달은 건 언젠지. 이야기는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생각하면 상상력도 커지지 않을까. 하지만 난 그런 생각 못했다.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아주 새로운 건 없을지도 모르겠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나 대단한 작가가 쓴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사람한테 영향을 주겠지.

 

언제부터 동화를 새로 쓰게 됐을까. 동화에서 다른 걸 보고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는 사람 대단하다 여기고 부럽다. 동화를 미스터리로도 쓰다니. 그런 책 많이 못 봤지만 일본드라마 <앨리스의 가시>는 보았다. 제목에 앨리스가 들어간 책도 많고, 백설공주나 빨간모자도 미스터리로 다시 썼다. 오래전 그림형제가 모은 독일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는 미스터리하고도 이어진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분홍신>을 영화로 만들었다. 이것 말고도 더 있겠지. 기타야마 다케쿠니는 처음 만난 작가로 이 책은 한국말로도 나왔다. 비슷한 때 우연히 문고로 나온다는 걸 알고 이렇게 보았다. 맨 처음에 아무 말 없이 한스와 루트비히라는 이름을 썼다. 한스는 동화 <인어공주>를 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고 루트비히는 그림형제에서 다섯째 루트비히 에밀 그림이다. 그림형제는 정말 다섯이었을까. 그림형제는 몇이었나 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 책 제목 다음에는 ‘탐정 그림의 수기’라는 말도 있다. 오래전에 작가였던 사람을 탐정으로 나오게 하는 소설도 많다. 그것도 많이 못 봤다. 작가는 자신이 탐정으로 나오는 소설 좋아할까.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많으니 어떤 마음일지 잘 모르겠다. 아니 나는 좋을 것 같다. 늘 다른 사람 이야기만 썼으니까. 자신이 소설 속 사람이 되는 것도 기뻐하겠다. 여기에서는 이제 열한 살인 한스(안데르센)와 그림형제 막내 루트비히를 만나게 했다. 재미있는 설정이다. 한스가 커서 쓰는 인어공주는 이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본래 다른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는 인어공주가 거품이 되고 사라진 뒤부터 시작한다. 왕자는 폭풍이 일어나고 배가 부서졌을 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인어공주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 여겼다. 그런 왕자 앞에 말은 못하지만 아름다운 인어공주가 나타난다. 왕자는 인어공주한테 마음이 끌렸지만 마음을 알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지금 이거 생각하니 왕자 바보구나 싶다. 말 안 한다고 모를 수 있나 싶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도 하지만. 이건 그 인어공주가 아니니 그건 다음에 보고 생각해야겠다. 왕자가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한 건 정치 때문이기도 했다. 그 공주가 왕자를 구해준 사람이라 여긴 왕자는 그것을 운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왕자는 결혼한 뒤 사라진 시녀, 그러니까 인어공주를 찾았다. 그때서야 왕자는 자신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깨달았다. 결혼하고 이틀 뒤에도 왕자는 사라진 시녀(인어공주)를 찾으러 다니다가 아무도 모르게 별궁으로 돌아오고,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 사람들은 사라진 시녀, 인어공주가 왕자를 죽였다 여겼다. 이건 인어공주가 사는 바닷속에서도 문제가 되었다. 인어공주는 여섯자매에서 막내였다. 넷째언니 셀레나는 사람이 되어 왕자를 죽인 게 누군지 밝혀내려고 땅으로 왔다.

 

한스와 루트비히가 만나고 함께 바닷가에 가고 그곳에서 셀레나를 만난다. 한스는 셀레나 말을 모두 믿었다. 한스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상의 세계를 더 좋아했다. 얼마전에 아버지가 죽고 슬픔이 가득할 때 루트비히와 셀레나를 만났다. 여기 나오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스 이야기는 진짜일 거다. 루트비히는 스물다섯으로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그림을 그렸다(예술 공부를 하기 위해 다녔다). 셀레나 말을 다 믿지 않았지만 한스와 함께 셀레나를 돕기로 한다. 셀레나한테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마녀한테서 사람이 되는 약을 받는 대신 심장을 맡겨두었다. 심장은 이레 안에 다시 찾아야 하고, 왕자를 죽인 범인을 찾지 못하면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고 했다. 세사람이 별궁에 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말을 들어봐도 그 안에서 왕자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대체 누가 죽인 거지 했다. 누군가 거짓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같으면 과학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를 알 텐데, 이야기는 19세기여서 그건 좀 어려웠다. 아니 왕자가 죽은 모습을 봤다면 루트비히가 좀더 빨리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루트비히는 탐정이라 할 만하다. 그림을 그려서 다른 사람이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는 거였을지도.

 

왕자를 죽인 사람을 찾는 이야기 사이마다 다른 이야기가 조금 나온다. 그 이야기는 왜 왕자가 죽임 당했는지 알게 한다. 아니 그것만으로는 다 알기 어렵다. 남은 이야기까지 봐야 그렇구나 할 거다. 누가 왕자를 죽였는지 루트비히가 말한다. 거기에는 어떤 트릭이 쓰였다. 그걸 봤을 때 왜 처음에 가장 먼저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았을까 했다. 이런 건 보다보면 느낌이 오기도 하는데, 다른 이야기 때문에 그 생각을 못했나보다. 그것도 다른 인어공주 이야기다. 사람을 좋아해서 무슨 일이든 해버린. 책을 다 봤을 때는 생각 못했는데, 지금은 그 인어공주도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마음을 상대한테 전하지도 못하고 그 사람을 위해 이것저것 했으니 말이다. 한 사람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는 건 좋지 않은 일인데, 그 인어공주는 그걸 깨닫지 못했다. 인어든 사람이든 마음이 아주 다르지 않게 보인다. 이걸 끝까지 보면 우리가 아는 <인어공주>는 다른 이야기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생각해도 괜찮다.

 

루트비히와 셀레나를 만난 한스는 마음이 한층 자란다. 상상의 세계만 보려 했는데 평범한 현실도 보려 한다. 그래도 상상의 세계를 버리지 않겠지. 루트비히뿐 아니라 셀레나도 재미있다. 만화에서 한번쯤 본 것 같은 모습이다. 셀레나도 한스를 만나고 사람을 조금 알게 되었다. 둘, 셋은 서로한테 좋은 영향을 주었구나. 탐정 그림(루트비히)은 다른 이야기에서도 만나고 싶은데 작가가 쓸지 모르겠다. 이거 하나로 끝날지도.

 

 

 

희선

 

 

 

 

☆―

 

“바다가 거칠어지면 사람이 사는 땅도 멀쩡하지 않겠죠? 셀레나 씨도 말했어요. 당신 나라 일이나 이쪽 나라 일이나, 그런 거 전 잘 몰라요. 제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에요. 하지만…… 하지만 저는 셀레나 씨를 돕고 싶어요. 힘들어하는 사람 하나 돕지 못한다면…… 저는 살 자격이 없어요. 살아도 되는 곳은 없어요.”

 

“그렇지 않아요.” 인어공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설령 셀레나를 돕지 못한다 해도 당신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그건 당신이 말한 자격과 바꿔 말해도 괜찮겠지요. 사람이든 아니든 똑같아요. 그러니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303~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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