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돌아가는 히나   遠まわりする雛 (2007)

  요네자와 호노부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4년 09월 19일

 

 

 

 

 

 

 

 

 

 

 

 

시리즈로 나오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봐야 한다는 걸 알지만, 이 책을 보니 한번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요네자와 호노부가 쓰는 고전부 시리즈 네번째야. 고전부는 확실하게 뭐하는 덴지 잘 모르겠어. 달리 하는 건 없어 보여. 첫번째에는 고전부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나왔을지 모르겠어. 고전부에는 네 사람만 있는데, 일본 만화 같은 걸 보면 학교에서 부로 인정해 줄 때는 사람이 다섯은 있어야 하는데. 가미야마 고등학교는 사람수 별로 마음 안 쓰는가봐. 우리나라는 특별활동이라고 해도 몇몇부만 빼고는 한주에 한두 시간만 활동하지. 일본은 공부 시간 다 끝나고 활동해(이건 대학도 그렇겠군). 그래서 모두가 무슨 부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듯해. 하나는 꼭 들어가야 한다는 학교도 있지만(이건 언젠가도 했던 말이네). 특별활동 좋아하는 게 아니면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 이제는 그런 거 할 일도 없을 텐데 이런 말을 했군.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뭣모르고 하고 싶은 부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안 좋았어. 그 뒤로는 내가 진짜 들어가고 싶은 데 못 들어갔어. 일본 만화 보면 동아리(부)활동 즐겁게 하던데. 우리나라는 사람도 많고 억지로 해서 재미없는 게 아닌가 싶어. 자신이 하고 싶은 부에 들어간 사람은 다르겠군.

 

맨 처음 이야기에서 오레키 호타로가 고등학생이 된 지 얼마 안 됐다고 해서, 네번짼데 왜 그럴까 했어. 앞에 나온 세권에서도 시간이 흘렀을 거야. 여기에서 흐르는 시간은 첫번째 것의 다음, 두번째 것에서 다음, 세번째 것에서 다음이야. 봄 여름 가을 겨울. 앞에 나온 게 세권이니 가을까지 나왔을까. 여기에서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수께끼를 풀어. 학교에서, 온천에서, 새해 첫 참배간 신사에서, 히나 축제에서. 이렇게 쓰고 보니 보통 일상은 아니군. 학교는 보통이지만. 아니 일본에서는 다 보통 일이겠어. 고전부는 오레키 호타로 후쿠베 사토시 지탄타 에루와 이바라 마야카 이렇게 넷이야. 오레키 호타로는 누나가 고전부에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간 듯해. 후쿠베 사토시는 호타로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어. 이바라 마야카는 호타로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늘 같은 반이었지만 거의 말을 안 해서 친구는 아니었다고 말해. 지탄다 에루는 고등학생이 되고 고전부에서 처음 만났어. 호타로와 지탄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 호타로는 지탄다가 알고 싶어한 것을 해결했나봐. 생각하는 탐정이 바로 오레키 호타로야. 호타로는 안락의자 탐정이고 싶은 것 같기도 해. 호타로 신조는 ‘안 해도 되는 일은 안 하고 해야 하는 일은 짧게 한다’야. 좀 게으르다고 해야겠지. 하지만 지탄다가 호타로를 보고 ‘마음 쓰여요’ 하면 그걸 풀어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여. 맨 처음에는 지탄다가 말하려는 것을 막고 다른 데로 관심을 돌렸지만. 그때는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해.

 

네 사람으로 여자 둘 남자 둘 짝을 맞추다니. 이바라는 사토시를 좋아해. 사토시도 그것을 알지만 아직 그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어. 사토시는 이바라를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는 쪽에 가까워. 왜 사토시가 이바라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는 <수제 초콜릿 사건>에서 말해. 이바라는 예전에는 이기기 위해 집착했다고 해. 지금은 집착하지 않고 살기로 했대. 그랬더니 아주 편해졌다고 해. 이제 고등학생인데. 사토시가 이바라와 사귀면 이바라한테 집착할까봐 싫대. 모르겠어. 집착 안 하고 지금까지처럼 지내면 문제없지 않을까 싶은데. 친구가 아닌 사귀는 사이가 되면 달라져야 할까. 사토시는 자신이 욕심을 가질까봐 겁내는 거군. 욕심을 내는 건 살아있기 때문이다는 말도 있는데. 이런 생각 호타로도 해. 호타로 상대는 지탄다지. 호타로는 게으르게 지내는 걸 좋아하는데 누군가를 사귀면 그러지 못하겠구나 해. 정말 그럴까. 상대한테 잘하기 위해 조금 바뀔지 몰라도 오랫동안 그러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아니 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이 달라지는 게 그렇게 나쁜 건 아니잖아. 호타로와 사토시는 자신이 달라지는 게 싫은 건가. 생각은 시간이 흐르면 바뀌기도 하는데. 아직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그걸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지도. 좀더 시간이 지나면 둘도 알겠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면서 오레키 호타로는 조금씩 달라져. 호타로와 지탄다 거리라고 해야 할까. 친구도 처음 만났을 때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까워지잖아. 친구는 가까워지는 데 시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까. 호타로와 지탄다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 잘 몰랐던 자기 마음을 알아가는 건지도. 호타로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지탄다가 ‘마음 쓰여요’ 하는 거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아. 잠깐 이런 생각했어. 마음 쓰이면 자신이 알아보면 될 텐데 하는. 다시 생각하니 그건 재미없을 것 같아. 다른 사람한테 말한 다음, 함께 생각하고 알아보는 게 더 재미있겠어. 지탄다가 그런 생각을 하고 ‘마음 쓰여요’ 하는 건 아니지만.

 

앞에 세권을 보고 이것을 보면 좋겠지만, 이 책 한권으로 네 사람이 지내는 한해를 보는 것도 괜찮아.

 

 

 

 

 

 

 

현실의 공주

 

  무서운 공주들 : 동화책에는 없는 진짜 공주들 이야기

  Princesses Behaving Badly (2013)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노지양 옮김

  이봄  2015년 07월 10일

 

 

 

 

 

 

 

 

 

 

 

공주가 나오는 동화를 많이 봤는지, 그런 걸 좋아했는지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 텔레비전 방송에서 만화영화나 인형극으로 공주를 본 것 같기도 하다. 공주를 좋아했다기보다 그저 이야기를 좋아한 것 같다. 그래서 공주 옷 같은 거 좋아하지 않았다. 제대로 기억 못하면서 이런 말을. 예쁜 걸 아주 좋아하지 않은 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동화에 나오는 공주는 다 예쁘고 잘 살았던가. 어렸을 때 동화 안 보고 나중에 본 동화에는 공주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지금 여자아이들은 좋아할까. 이 책을 쓴 사람은 좋아한다고 여긴 듯하다. 인형이나 디즈니 만화영화 이야기를 했다. 디즈니에서는 그런 만화영화를 많이 만들기도 했다. 어린이는 그것을 보고 좋아할지도 모르겠구나. 제약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동화에 나오는 공주는 좀더 자유로워 보이고 자유를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진짜 공주는 어땠을까. 여기 나온 사람이 모두 공주인 건 아니다. 공주, 왕비, 공비, 여왕 이런 사람을 모두 공주로 말했다.

 

역사를 쓰는 사람은 거의 남자다. 여성 사관은 거의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역사에 여성 이름은 자주 나오지 않을 거다. 여왕은 나오겠지만. 또 하나 나쁜 여자는 더 심하게 적지 않았을까. 사람을 엄청나게 죽이고 자기 멋대로인 성생활 젊은 여자 피로 목욕한 사람 이야기도 있다. 이집트를 다스린 여자 이야기는 다음 왕이 여자가 한 일을 많이 없애서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도 정치를 할 수 있을 텐데, 그 일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 많았겠지. 여왕이 있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다. 내가 잘 몰라서 신라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여왕이나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해도 정치에 영향을 미친 사람도 많을 텐데. 그것도 잘한 일보다 잘못한 일이 더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역사에서 찾아내면 재미있을 거 많겠다. 누군가 그 일을 하고 책으로 나오면 그런 사람과 일이 있었구나 할 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어려울까. 조선시대에 과서시험 누구나 볼 수 있었지만 거기에 여성은 들어가지 않았다. 갑자기 여성도 관리가 될 수 있는 소설이 생각난다. 그건 소설이어서 그렇고 실제 그런 일 없었겠다. 오래전 중국은 어땠을까.

 

앞에서 여성이 정치를 했을까 했는데, 이 책에서 조금 벗어난 거구나. 공주 이야긴데. 왕도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좋을 것 같지만 누구보다 외로운 게 왕이다. 형제나 아들은 왕 자리를 노리고 한시도 편한 날이 없을 거다. 공주는 어떨까. 평범한 여자로 태어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좀더 나을 텐데, 공주는 정치에 이용 당한다. 나라와 나라가 동맹을 맺을 때 결혼시키기도 한다. 일본 무사가 나라를 다스릴 때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다. 거의 인질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자로 태어나 왕위를 바로 물려받지 못하고 마녀 재판으로 죽임 당한 공주도 있다. 옛날 왕족은 친척과 결혼해서 안 좋았다. 실제 정신병에 걸린 사람도 많고, 어떤 사람(후아나 라 로카)은 남편과 아버지 다음에는 아들이 왕 자리를 지키려고 미친 사람으로 몰았다. 오래전에는 여성이 중심인 사회였을지도 모를 텐데, 언제 무슨 일 때문에 그게 남성한테 넘어갔을까. 농업을 시작한 뒤부터였을지도.

 

유럽 왕족과 귀족이 무너져 갈 때는 미국 부자가 유럽 사람과 결혼하고 공주가 되었다. 그런 사람을 달러 공주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돈이 엄청나게 많았다. 돈이 많다고 해서 사는 게 즐거웠을까. 공주기 때문에 마음대로 결혼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버리지 못했다. 공주 자리를 버린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많은 걸 가져서 애써서 얻어야 하는 것을 몰랐을 것 같기도 하다. 거의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하고 자기 아이도 사랑하지 못했다. 사랑받지 못해서 여러 사람을 만났을지도. 공주가 아닌데 공주 흉내를 낸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처럼 자랐다. 남자아이를 여자아이처럼 기르는 사람도 있던데, 그 반대도 있었다니(만화에도 있구나). 공주로 사는 것도 그리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다르지 않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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