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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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 우울할 때 보면 더 우울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가끔 생각하게 되었는데 죽기까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누구나 다 비슷한 건 아닐 테지만, 나이를 먹으면 여기저기 아프고 시간이 더 흐르면 혼자 살아가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책을 보고 알았다. 날마다 적당히 운동하면 나이를 먹어도 혼자 살 수 있지 않을까. 책 속에서 말한 사람들은 어딘가 아프기도 했다. 아니 다 그런 건 아니구나. 나이를 먹으면 움직이는 데 힘이 들고 자주 넘어지고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 해도 누구나 그런 때를 맞이하겠지. 그렇게 될 때까지 살기보다 혼자 움직이고 제대로 생각할 수 있을 때 죽음을 맞으면 좋을 텐데. 그렇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건 아니다. 살고 싶지 않을 때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 갈 때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사람 일은 알 수 없기는 하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때 사고로 죽는다거나 병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을 수도 있다. 평소에 이런 생각 거의 안 한다. ‘나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괜찮고 사고도 당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지. 누구한테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조심하는 것밖에 없다.

 

지금은 과학 의학이 발달해서 사람이 오래 산다. 암은 빨리 찾아내면 다 낫기도 한다지만, 암으로 죽는 사람 여전히 많다. 암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좀 걱정스럽다. 언젠가 혼자 살 텐데 아프지 않고 죽을 때까지 살면 좋을 텐데(이건 어려운 바람일까). 그러면 지금부터라도 건강을 생각하고 가벼운 운동을 해야 할지도. 여기에 이런 건 없다. 다 우울해 보이는 일 뿐이다. 여든이 넘어서도 혼자 잘 살던 할머니가 차 사고를 내고 자꾸 넘어지게 되어 자식은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냈다. 요양원은 안전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자고 일어날 수 없었다. 할머니는 자신이 요양원에 갇혀 산다고 느꼈다. 나만 규칙 규정 싫어하는가 했는데 많은 사람이 자기 생활이 없는 요양원 싫어했다. 요양원 들어가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을 내고 편하지 않게 살아야 한다니. 나한테는 해당하지 않는 일이다. 돈도 없고 힘 없어도 혼자 살도록 해야겠다. 요양원은 노인을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고 자녀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양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사람이 적다. 같이 살면 요양원에 가느냐 마느냐 생각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다. 어떤 사람은 어시스티드 리빙 시설을 만들어서 나이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자기 생활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는데 사람이 늘고 돈이 오고 가니 성질이 바뀌었다고 한다. 보통 요양원과 비슷해졌다고. 자신이 나중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하면 그저 관리하기 쉬운 시설을 만들려고 하지 않을 텐데. 사람은 혼자 지낼 수 있는 집 같은 곳이 좋다.

 

한 의사는 요양원 분위기가 축 처진 것을 느끼고 요양원에 식물, 동물, 어린이를 들였다. 언젠가 요양원에서 사는 고양이 이야기를 보았다. 요양원 사람들은 고양이 때문에 그곳에서 사는 걸 좀 좋게 여기기도 했다. 요양원 노인과 어린이를 만나게 하고 식물, 동물을 키우게 하니 요양원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 말하지 않던 사람이 말을 하기도 했다고. 책임질 일이 있을 때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 우리나라에도 요양원 있겠지. 어쩐지 이 말은 우리나라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우리나라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사람 많지 않다고 했는데. 어떤 곳은 나이든 사람이 많이 살게 되면서, 그곳에서 끝까지 살 수 있게 의료 도움을 주었다. 몸이 아프다 해도 자기 집에서 살다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거의 집에서 죽음을 맞았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도 죽기 전에 의료비로 쓰는 돈이 많다고 한 말 본 적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아내가 눈이 보이지 않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도 자신이 돌보았다. 아내는 병원보다 집에서 지내는 걸 더 편하게 여기고, 다리뼈가 부러졌을 때도 병원이 아닌 집에서 지냈다. 한 사람이라도 건강하게 움직여서 그럴 수 있었구나. 혼자 사는 사람은 어려운 일이다.

 

며칠 전에 본 《오베라는 남자》에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을 시에서 요양원에 데리고 가려고 했다. 그곳은 복지제도 때문에 그런 일을 하려고 했을까. 아내 몸이 안 좋아서 알츠하이머병인 남편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 생각하고 그런 거다. 아내는 잠깐 동안 도우미가 와주기를 바란 건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을 잊었다 생각하고 자기들 편할 대로 해도 괜찮을까. 아픈 사람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더 관심을 가지고 말을 들어야 할 텐데. 이건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다. 암에 걸렸다고 해서 바로 수술해야 하는 걸까. 지금은 거의 수술하라고 할 것 같다. 위험이 있을 때는 제대로 말해줄까. 이 책을 쓴 사람 아버지도 일흔이 넘어 척추암이라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 찾아간 의사는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사지 마비가 올 거다 하고, 다른 의사는 조금 지켜본 다음에 수술하자고 했다. 그 의사는 작가 아버지가 물어보는 것에 잘 대답했다. 작가 아버지도 의사로 이런저런 활동을 했다. 수술해도 마비가 올 수 있었다. 암이어도 바로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가보다. 종양이 천천히 자라는 거였다. 수술할 때는 좋은 의사를 만나서 자기 뜻대로 살았는데, 나중에 화학 치료할 때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때는 호스피스 도움을 받기로 했다. 호스피스가 꼭 죽음을 맞게 하는 건 아니었다. 죽기 전까지 편안하게 사는 걸 도와주는 게 호스피스다. 암 수술을 하고 한해쯤 아이들을 가르치다 다시 암이 나타나서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사람은 호스피스 케어를 이용했다. 그렇게 하고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잠깐 할 수 있었다. 오래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세상을 떠났다. 아무런 힘 없이 약에 취해 병원에 누워 있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고 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 책 볼 때 우울했는데 우울한 내용이어서 더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래도 알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막연하게 언젠가는 죽겠지 하는 것보다 어떻게 살다 죽을지 생각해보는 거 괜찮겠지. 어떤 사람은 치료가 잘 되지 않는데도 나을 수 있다고 믿고 힘든 치료를 되풀이했다.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남겨두고 죽는 건 아쉽겠지만, 치료보다 식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면 더 나았을 텐데 싶었다. 내려놓을 수도 있어야 한다. 집착하면 더 손에 잡히지 않고 놓으면 손에 들어오는. 이 말 알아도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지도. 의사도 환자한테 죽음도 생각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어야 한다. 사람은 다 나면 죽음으로 나아간다. 자신한테 소중한 게 무엇이고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빨리 아는 게 좋겠다.

 

 

 

희선

 

 

 

 

☆―

 

우리는 지금도 저물어 가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곁에 있는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게, 그리고 그저 수수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159쪽)

 

 

“지금 우리는 환자들이 삶을 어떻게 끝내고 싶어하는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내 친구 의사가 말했다. “문제는 그게 무척 늦었다는 거예요.”  (239쪽)

 

 

신기하게도 어떤 질병들은 호스피스 케어가 살아있는 기간을 늘리는 듯했다. 췌장암 환자는 평균 삼주를 더 살았고, 폐암 환자는 여섯주, 울혈심부전 환자는 여섯달을 더 살았다. 이 결과는 거의 선禪 메시지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더 오래 살려 애쓰지 않아야만 더 오래 산다는.  (273쪽)

 

 

우리 최고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3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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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 2019-10-03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씩 내려놓으면 가벼워 먼길을 갈 수 있다.

희선 2019-10-04 01: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가벼워지면 좋을 텐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