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써야지 생각하고 자꾸 미루다 못 썼습니다. 꼭 써야 하는 것도 아니군요. 그런 건 써서 뭐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쓰자, 쓰지 말자 하는 생각이 왔다 갔다 했지요. 앞부분 조금 썼다가 지웠습니다. 글이 우울해서. 요새 좀 우울해서 만화영화(애니메이션)를 봤거든요. 그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꼭 우울해서 만화영화를 보는 건 아니고 일본말을 듣기 위해서 봅니다. 한때 만화영화만 봐서 그림이 아닌 진짜 사람도 봐야겠다 하고 일본 드라마를 조금씩 보기도 했어요. 저는 드라마보다 만화영화가 더 재미있습니다. 말도 훨씬 잘 들리고 그림이 마음 편하다고 할까. 만화영화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우리말로 들었지요. 어릴 때 왜 밤에는 만화영화 못 볼까 했습니다. 지금은 보려고 하면 볼 수 있군요.

 

새로운 걸 본 건 아니고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봤다고 해야겠네요. 예전에 처음 봤을 때는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여러번 보고 성우를 안 다음에야 잘 듣기도 했습니다. 만화영화를 보면서 성우는 누굴까 하면서 찾아본 적도 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군요. 성우와 그 사람이 어떤 것을 했는지 잘 정리된 홈페이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그것을 복사라도 해서 다른 곳에 저당해뒀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지금 드네요. 전에는 성우 이름 많이 외웠는데, 한동안 별로 생각 안 해서 많이 잊어버렸습니다. 아는 목소린데 하다가 이름 겨우 떠올리기도 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이름은 거의 모릅니다. 얼굴과 목소리로 기억하는군요. 일본 성우는 거의 연예인이더군요. 우리나라 성우도 노래 잘할 테지만, 일본 성우는 거의 노래도 합니다. 만화영화를 만들면 거기에 나오는 캐릭터 노래를 하고, 주제곡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라디오 CD(드라마에 가까운)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성우와 가수를 함께 하는 사람도 많아요. 일본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걸 해도 잘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전에 본 만화영화는 <금색 코르다>예요. 이것을 보니 <노다메 칸타빌레>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둘 다 음악과 관계있는 거네요. <금색 코르다>는 히노 카호코라는 여자아이가 학교에서 열리는 음악 콩쿠르에 나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바이올린과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이야깁니다. 카호코가 다니는 학교는 일반과와 음악과가 있어요. 그곳을 지은 사람은 오래전에 음악의 요정을 구해주었는데, 그 요정이 학교에 음악의 축복을 내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은 요정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도 가끔 요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때 음악 콩쿠르가 열린다는 종이 울립니다. 히노 카호코는 일반과 학생인데 요정을 봤습니다. 카호코는 지금까지 악기를 배운 적 없습니다. 요정 리리가 카호코한테 마법의 바이올린을 주고 그걸로 연주하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콩쿠르에 나가지만, 자신은 진짜가 아니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카호코가 열심히 연습하고 잘 하려고 하지만, 처음처럼 음악을 즐기는 마음이 없어지고 바이올린 줄은 끊어집니다. 음악 좋아해도 자기 실력이 늘지 않으면 괴로워질지도 모르겠네요. 카호코는 바이올린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자신이 바이올린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때는 마법이 사라진 보통 바이올린으로 자기 나름대로 연주합니다. 그렇게 연주하는 음악도 모두 좋아하더군요.

 

카호코만 다른 사람 때문에 음악을 좋아한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도 카호코 때문에 전과는 달라집니다. 카호코는 아주 잘하지 않지만 카호코만의 음악이었거든요. 그런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카호코 이야기밖에 안 했네요. 콩쿠르에 나오는 사람 가운데는 여자아이도 하나 더 있지만 다른 사람은 다 남자아이예요. 악기도 저마다 다릅니다. 바이올린, 트럼펫, 플루트, 첼로, 오보에, 피아노. 이거 처음 봤을 때 저도 바이올린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어렸을 때 잠깐 배운 건 피아논데 더 배우지 못해서 지금도 아쉽습니다.

 

코르다는 이탈리아 말로 현이라는 뜻이고 인연이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카호코는 음악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서 자기 세계가 넓어졌다고 하더군요.

 

 

 

 

 

클래식이 멋지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은 <노다메 칸타빌레>예요. 칸타빌레는 노래하듯이 라는 뜻으로 노다메가 그런 식으로 피아노를 치는군요. 노다메는 피아노를 잘 치고 재능도 있지만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치기보다 듣고 외워서 쳤습니다(그렇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일 텐데. 귀가 아주 좋은 거죠. 예전에 본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도 그런 식으로 나온 것 같네요). 그것도 마음가는대로. 그게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노다메는 피아노 치는 걸 그저 좋아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치아키 신이치를 만나고 치아키와 함께 있으려면 지금과 같으면 안 된다 생각합니다. 나중에 치아키와 파리에 가서 공부해서 대학에 다닐 때와는 달라집니다. 그래도 노다메가 가진 개성(대단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들 노다메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생각하더군요. 노다메라고 했는데, 이건 노다 메구미를 줄인 말입니다.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노다메뿐 아니라 다들 자랍니다. 노다메한테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고, 치아키한테 영향 받는 사람도 있고 서로가 서로한테 영향을 주고받더군요. 치아키는 지휘자가 꿈인데 피아노뿐 아니라 바이올린 연주도 아주 잘합니다. 파리에 가서는 지휘자 콩쿠르에 나가서 1등 합니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음악 콩쿠르에서는 자유롭게 연주할 수 없더군요. 악보대로 연주해야 한답니다. 그렇다고 해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소리가 다를 듯합니다. 노다메가 치는 피아노는 다들 즐겁게 듣고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나오니까 그런가보다 했네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는 피아노곡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음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잠깐 나오지만 좋더군요. 만화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없지만, 만화영화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못 봤지만 이건 드라마로도 만들었군요.

 

 

 

 

 

재미있게 본 만화영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내 이야기>예요. 제목은 내 이야기여도 둘레 사람 이야기도 나옵니다. 오래 사귄 친구, 처음 사귄 여자친구. 내 이야기에 나오는 고우다 타케오는 잘생겼다기보다 남자답습니다. 타케오 친구 스나카와 마코토는 잘생겼습니다(그렇게 말해서). 여자아이들은 거의 타케오가 아닌 스나를 좋아합니다. 타케오가 좋아한 여자아이들은 스나한테 고백하는데 다 차입니다. 왜 그랬는지 고등학생이 되고서야 스나가 타케오한테 알려주더군요. 타케오가 좋아한 여자아이들은 타케오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했습니다. 스나는 그것을 들었던 거죠. 스나 참 좋은 애예요. 잘생긴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어서 더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여자아이는 귀여운데 스나가 아닌 타케오를 좋아하고. 타케오가 여자한테는 인기 없지만 남자아이들한테는 인기 많습니다. 타케오와 스나의 우정도 좋습니다. 그런 친구 사귀기 어렵지 않을까 싶더군요. 말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요. 만화여서 좀 지나친 것도 있지만, 현실과 아주 다른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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