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학생주의보 ㅣ 탐 청소년 문학 9
야즈키 미치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3년 3월
평점 :
중2병이라는 말이 있어서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 나오나 봅니다. 중2병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중2 때는 감정의 높낮이가 큰 때인지도. 그런데 그것은 꼭 중2 때만 그런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저는 그때보다 지금 더한 것 같기도 하거든요(참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기 나온 아이들과 제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중학생과 비슷한 생각을 하다니 했죠. 저는 사춘기라는 것을 제대로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다 같을 수는 없지만 비슷한 때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듯합니다. 아니 이 생각도 맞다고 할 수는 없군요. 많은 소설은 한두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가기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한두 사람만 빛을 받지 않습니다. 시립제2중학교 2학년 C반 서른여덟(모두가 나오지는 않은 듯)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홀로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이 아닌, 여럿이 먼 거리를 차례로 달리는 이어달리기와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쓰는 것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나오는 사람 하나하나를 잘 알고 있어야 할 테니까요.
아침 6시 47분 가와구치 마이에서 18시 58분 이노우에 싱고까지 짧게 말하는 아이도 있고 길게 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세상은 한두 사람만 살아가지 않듯이 중학교 한반 교실에도 한둘만 있으면 안 되겠죠. 이런 생각을 하는 아이도 있을 것 같아요. 눈에 띄지 않게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좋은 것으로든 나쁜 것으로든. 이것은 제가 하는 생각이군요. 중학생 때는 이런 생각 거의 안 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공부하고 쉬는 시간을 보내고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습니다.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부활동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주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평범하게 중학교 2학년 어느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범하다 해도 저마다 나름대로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친했는데 지금은 친하게 지내지 않는 친구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미용 학교에 가기로 결정한 아이도 있습니다. 그 아이 때문에 엄마가 걱정을 해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침마다 아이는 엄마 머리를 만져줍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 공부를 한 아이는 영어에 자신이 있었는데, 중학교 1학년 첫 영어 시간에 발음 때문에 웃음거리가 되자 영어에 대해 자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본래 중학생 때는 작은 일도 크게 느껴지죠. 같은 반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아이는 집에서 엄마한테 화를 자주 냅니다. 자신이 왜 그러는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는 것인지도.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도 나옵니다. 선생님은 그 아이를 별로 도와주지 않습니다. 싱고는 아주 어린 여동생이 장난을 쳐도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동생이 자신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은 잘 모르기고 하더군요.
많은 아이들이 나왔는데 제가 쓴 것은 얼마 안 되는군요. 아이들 이름도 다 못 외웠습니다. 본래 그렇죠. 시간을 오래 함께 보내면 반 아이들 이름을 외우잖아요. 한번 보고 어떻게 다 외우겠습니다. 이름을 외운다고 해도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다 알 수는 없겠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중합니다. 중학교 2학년 아이들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소중합니다. 자기 삶의 주인은 자신이잖아요. 우리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
아침은 아주 쉽게 온다.
그러나 늘 같은 듯싶은 하루하루도,
새로운 하루는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하루다. (5쪽)
오늘이 지나면 반드시 내일이 찾아온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오늘이 어제가 되고,
다음 날에는 또 새로운 내일이 찾아온다.
오늘이 어제와 다른 것처럼 내일도 반드시 다른 하루가 된다.
그럼, 내일 또. (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