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1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1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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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유리가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이야기를 그린 《뽀짜툰》은 1권이 아닌 8권을 가장 처음 만났다. 고양이 발자국 안에 적힌 숫자 8을 보고 이 책이 일곱권이나 더 있다니 했다. 얼마전에 9권을 봤다. 그거 볼 때는 앞에 거 안 봐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이 바뀌었다. 앞에 일곱권 다 보고 싶다로. ‘뽀짜툰’ 1권에는 내가 못 본 고양이 짜구와 뽀또가 있었다. 어린 쪼꼬도. 8권에서 쪼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앞으로 책을 보다보면 짜구와 뽀또가 무지개 다리 건너는 걸 보겠구나. 내가 함께 산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하니 슬프다. 우주에서 목숨 있는 건 언젠가 다 죽는다. 그걸 잊지 않아야겠지.


 이제는 반려동물이라 하지만, 예전에는 애완동물이라 했다. 동물도 오랜 시간 함께 살면 식구나 마찬가지지. 채유리는 엄마 아빠가 농장을 하고 가축을 길러서 동물을 좋아했다. 엄마 아빠가 하던 농장이 잘 안 돼서 그곳을 아주 떠나야 했다. 그때는 사는 것도 그리 괜찮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어떻게든 일을 하고 집을 사게 됐다. 채유리는 동물과 함께 살고 싶었다. 동물에서 고양이가 가장 편하지 않을까 했다. 채유리는 우연히 고양이를 주워오고 잠시 함께 살았는데, 엄마는 크게 뭐라 하지 않았지만 아빠는 고내기(고양이)를 갖다 버리라고 했다. 집안에서 동물을 기르지 못하게 했구나.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아빠도 고양이와 함께 산다. 그것도 여러 마리와 여기에선(뽀짜툰 1권) 짜구 뽀또 쪼꼬 포비가. 첫번째로 만난 찐이하고는 두달 만에 헤어졌다.


 얼마 뒤 채유리는 일을 하러 서울로 가게 된다. 거기에서는 혼자 사니 고양이를 길러도 되겠지 했다. 예전에 함께 일하던 L군이, K군과 채유리 그리고 L군 셋이 고양이 한마리씩 맡아서 기르자고 한다. 이때 만난 고양이가 짜구와 뽀또다. 뽀또는 L군과 살았는데, 어찌어찌하다 채유리가 맡게 된다. L군이 일 때문에 집을 비워서였다. 뽀또와 짜구는 자매여서 함께 사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함께 살다니. 채유리는 돈을 별로 못 벌고 단칸방에 살아도 뽀또와 짜구가 있어서 괜찮았다. 자신은 굶어도 뽀또와 짜구는 잘 먹였다. 그때는 다른 사람이 그런 걸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시절도 있었구나. 다른 사람이 새끼 고양이를 주웠다면서 채유리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봤다. 채유리는 그 사람이 바빠서 새끼 고양이 밥을 제대로 주지 못할 걸 걱정했다. 걱정하다 새끼 고양이가 우유를 먹을 동안 자신이 돌봐주려 했는데, 그 뒤에도 함께 산다. 그게 바로 쪼꼬다. 쪼꼬도 어린 시절, 새끼 고양이일 때가 있었다. 사람도 그렇고 고양이도 모두 어린 시절이 있구나.


 고양이와 함께 살면 지루하지 않겠다. 그건 여러 마리일 때 그럴까. 하나만 있으면 조용히 있을지도. 채유리는 고양이 두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와 함께 살게 됐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은 한마리하고만 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도 혼자보다 여럿이 있으면 쓸쓸하지 않겠다. 짜구와 뽀또는 싸우다가도 잘 때는 딱 붙어서 잤다. 둘은 그랬는데 쪼꼬는 혼자 떨어져 있어서 조금 쓸쓸해 보였다. 쪼꼬가 좀 크자 뽀또는 더는 봐주지 않았다. 짜구는 여전히 쪼꼬한테 졌다. 쪼꼬는 짜구가 만만했나 보다. 그런 게 또 재미있게 보였다. 가끔 싸워도 자기들이 함께 산다는 건 알았겠지.


 혼자 살던 채유리는 언젠가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기회가 왔다. 채유리는 대구에서 서울로 갔다가 부산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고양이를 채유리 식구로 인정해줬는데, 아빠는 어떨까 했다. 다행하게 아빠도 고양이를 데리고 와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채유리 방과 베란다에만 두라고 했다. 엄마 아빠는 다시 일을 했다. 채유리는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가면 자기 방문을 열고 고양이를 자유롭게 해주었다. 고양이도 좁은 곳에 있는 것보다 여기저기 다니는 게 더 좋겠지. 어느 날은 아빠가 거실에 있을 때 고양이도 있었다. 아빠는 그걸 보고도 방으로 들어가게 하라고 하지 않고, 고양이가 여기에도 나왔던가 했다. 엄마는 처음부터 그랬다고 말한다. 엄마는 고양이 싫어하지 않는구나. 아빠도 예전과 달라졌다.


 뽀또와 짜구는 둘이 함께 있었지만, 쪼꼬는 혼자 떨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채유리는 고양이 한마리를 더 들여야 하나 한다. 신기하게도 그런 생각을 하고 밖에 나간 날 새끼 고양이를 만났다. 그건 바로 포비다. 지금은 포비지만 포비는 다른 집에 갔다가 돌아왔다. 인연이 되려면 그렇게 되기도 하겠지. 채유리가 잠시 돌보다 입양 보낸 고양이도 있었다. 그 고양이는 열해 뒤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고도 그 소식을 전해주다니. 그 고양이는 뽀또와 짜구보다 어렸는데 먼저 죽다니. 아파서 죽었구나. 늘 함께 사는 뽀또 짜구 쪼꼬 포비가 있어도 잠시 스치는 고양이와 헤어지는 것도 슬프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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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4-20 0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에 동물을 키운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같이 살면 정이 붙고 한 식구처럼 여겨질 것 같아요.
저도 길 가다가 길고양이 만나면 반갑더라고요^^

희선 2023-04-22 00:47   좋아요 1 | URL
동물은 사람이 해주면 그것보다 더 많은 걸 주기도 하는군요 그래서 사람이 좋아하고 함께 살겠습니다 요새 산책하는 개를 만나기도 했네요 길고양이 잘 안 보여요 이제 따듯하니 돌아다니기 좋을 텐데...


희선

2023-04-20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2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3-04-20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사진도 이름도 너무 귀엽네요 >.<

희선 2023-04-22 00:52   좋아요 2 | URL
하나랑 조용히 사는 것도 괜찮겠지만, 여럿하고 우당탕탕 사는 것도 즐겁겠지요 고양이 그림도 사진도 다 귀여워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