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에 킬러가 산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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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에는 와타세와 고테가와가 함께 나오는 이야기가 여러 편 있는데, 와타세 형사 시리즈라고 한 것 같다. 고테가와는?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에 나오는 형사는 더 있다. 의료와 상관있는 일이 일어날 때 사건을 맡는 형사로 이누카이 하야토다. 이번에 본 책 《옆방에 킬러가 산다》에는 얼마전에 본 책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에 나온 쿠도와 가츠라기가 나왔다. 쿠도와 가츠라기 형사는 시리즈가 아닐까. 읽지는 않았지만 쿠도와 가츠라기가 나오는 소설 더 있다고 들은 것 같다. 같은 형사가 나오는 소설일지라도 형사보다 이야기(사건)에 중점을 둔 걸지도. 어떤 일이 일어난 사람이나 사회문제. 이건 다른 소설에도 나오지만. 시리즈로 쓰지 않아도 시리즈로 생각해도 괜찮을지도.

 

 도금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니시무라 정밀에서 일하는 코타리 토모야는 기숙사 옆방에서 늦은 밤에 나는 샤워 소리에 잠을 설쳤다. 샤워 소리만 나는 게 아니고 뭔가를 자르는 것 같은 소리도 들렸다. 코타리는 시체라도 처리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얼마 뒤 여성 시체 토막이 발견된다. 어떤 사람은 행방불명 되기도 했다. 보통 그런 일과 옆방 사람을 이어서 생각할까. 코타리는 회사 기숙사 옆방에 사는 중국사람 쉬하오란이 밤마다 시체를 해체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하다니. 그런 거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 경찰에 말해도 별로 믿지 않을지도. 형사가 찾아왔을 때 코타리는 쉬하오란 이야기를 했지만 형사인 쿠도는 믿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코타리는 쉬하오란 뒤를 밟고 쉬하오란이 다른 공장 폐기물에 버린 게 사람 팔이라는 걸 알고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코타리가 신고한 곳에 팔은 없었다. 그게 다른 데서 나타났다. 정말 쉬하오란은 여성을 죽이고 토막내 버렸을까.

 

 코타리가 쉬하오란을 의심해도 왜 난 아닐 것 같았는지 모르겠다. 쉬하오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사람이다. 한국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오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일만 많이 하지 않나 싶다. 일본도 사정이 비슷하다. 힘든 일 하려는 사람이 적어서 외국인 기능 실습생을 받는다. 외국인 기능 실습생이라 하지만 정사원이 아닌 계약직으로 쓴다. 값싸게 쓰려는 마음이겠지. 시간이 흐르면 불법체류자가 되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그저 일한다. 외국인 노동자만 그럴까. 범죄를 저지르고 전과가 있는 사람은 아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코타리 토모야가 그랬다. 코타리는 본래 이름이 아니다. 코타리는 예전에 망상에 빠져 같은 회사 여성을 스토킹했다. 그나마 코타리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알아서 다행이다 싶다. 그런 건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알아야지.

 

 힘든 일을 하는 곳은 기숙사가 있기도 한데, 기숙사는 날림으로 지어서 옆방 소리가 다 들린다. 그런 걸 알고 조용히 지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기숙사를 잘 지어야 할 거 아닌가. 이런 이야기 일본 소설에서 여러 번 본 것 같기도 하다. 일자리를 잃으면 지낼 곳이 없어지는 사람도 있다. 본래 코타리 토모야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일하다 일자리를 잃고 바깥에서 지내게 됐겠지. 코타리는 얼마 안 되는 돈에 자기 호적을 팔았다. 고죠 미키히데는 코타리 토모야로 살게 됐다. 죄를 짓고 죄를 뉘우친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거 믿기 어렵기는 하겠지. 쿠도도 코타리를 의심했다. 여성을 스토킹 했으니 또 죄를 짓지 않을 리 없다고.

 

 고죠 미키히데는 형을 살고 교도소에서 나오고 일자리를 구하려 했는데, 전과자여서 잘 안 됐다. 고죠는 노숙인인 코타리 토모야한테 호적을 샀다. 그것도 죄가 되겠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죠는 코타리로 니시무라 정밀에서 일하면서 선배 야구치와 여자 친구 베츠미야 사호리를 만났다. 쉬하오란이 여성을 죽이고 시체를 토막낼지도 모른다고 여기고 코타리는 사호리가 위험하다 여겼다. 코타리는 사호리한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말할 수 없었지만, 선배인 야구치한테는 털어 놓았다. 그런 말 듣고 바로 아무렇지 않게 상대를 대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모르고 그것만 알면 그럴지도. 야구치도 코타리를 봐서 코타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다 여겼다. 코타리한테 야구치 같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쉬하오란 욕실에서 시체가 나오고 사호리가 누군가한테 쫓긴다고 했을 때는 조마조마했다. 쉬하오란이 잡혔을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이 맞았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반전을 준비해 두었다. 조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범인 마음을 어떻게 알까.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 않을지도. 누가 범인인가보다 한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또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세상을 만드는 걸 생각하고, 외국인 노동자 일도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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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1-13 0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ㄷㄷㄷㄷ
무서워요;;;;

희선 2023-01-13 23:27   좋아요 1 | URL
옆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무서울 것 같겠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3-01-13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추리소설 검색하면 나카아먀 시치리 책도 많이 번역출간된 것 같아요.
아직은 소개만 많이 읽어서 이 작가는 잘 몰라요.
그래도 우리 나라에 많이 소개된 걸 보면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희선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3-01-13 23:31   좋아요 1 | URL
나카야마 시치리는 늦게 작가가 됐는데, 책은 꽤 많이 나왔어요 석달에 한권 나오기도 하고 작가가 되고 열해째에는 한달에 한권 냈어요 한국에도 많이 나왔네요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가 따로따로여도 사람이 여기저기 나오기도 해요 그런 거 보는 재미도 있어요 여러 권 보면 그런 게 보이기도 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