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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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부모가 자기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거나 양부모가 아이를 죽게 했다는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가난하던 시절 입하나라도 줄이려고 아이를 죽이던 것과는 다르다. 그런 일 옛날에 있었던가. 중국이나 일본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아이를 팔기도 했구나. 요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은 엄마가 낳은 아이를 딸이 낳은 아이와 바꿨다는 거다. 그런데 엄마는 자신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했다. 죽은 아이와 엄마 DNA가 맞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사건은 딸이 낳은 아이를 찾아야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그 아이 아직 살아있을지. 딸은 정말 자기 아이가 아니다는 걸 몰랐을까. 그렇다 해도 아이를 죽게 했으니 죄가 없지는 않겠다.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건지.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앞에서 저런 말을 한 건 이 소설 《패키지》에서 아버지가 아이를 죽여서다. 일본 패키지 여행은 팔만원짜리로 아주 좋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그 여행을 하려는 사람이 스무명 있었다. 가장 마지막에 버스에 탄 사람은 김석일과 아들 김도현이었다. 김석일은 버스에 탔을 때부터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놀러 가는 게 이상한 건 아니지만, 즐거운 모습은 아니었다. 아이도 별 말 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함께 버스를 타고 가도 시간이 가면 서로 이야기 하기도 하겠지. 김석일은 다른 사람이 자신한테 말 걸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다고 아무도 말을 안 한 건 아니었다. 세상에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일을 알게 하는 말이 나왔다.

 

 버스가 휴게소에 가고 사람들은 차에서 내렸다. 김석일은 버스 문을 잠그는지 물어보고 버스에서 내렸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버스에 탔지만 김석일과 아들은 오지 않았다. 거기에서는 어쩔 수 없이 버스를 보내고 여행사 사람이 남아서 김석일과 아들을 찾으려 했다. 다음에 버스가 멈춘 곳에서 한사람이 짐칸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려 했는데, 그 안에 토막난 아이 시체가 있었다. 아이를 일곱 토막으로 자르고 얼굴도 못 알아보게 하고 남의 가방에 집어넣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아이 몸에는 맞은 흔적이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아이 아버지 김석일이 아이를 자주 때리고, 며칠전에 아이를 죽게 하고 토막내서 버렸다고 여겼다. 김석일과 아이 친자관계를 알아보니 맞았다. 형사뿐 아니라 버스에 탄 사람들은 김석일이 버스에 함께 탄 아이를 죽였다고 여겼다.

 

 경찰은 김석일이 가명이 아닐까 했는데 진짜 이름이었다. 김석일은 권경식을 죽이려다 경찰이 오자 반항하지 않고 잡혔다. 알 수 없는 일이다. 김석일은 아이를 죽게 하고 버리고 권경식을 죽이고 자수할 생각이었을까. 김석일한테는 아이가 둘이었는데 첫째는 어머니한테 맡겨두었다. 아이 엄마는 예전에 집을 나가고 지금은 헤어졌다. 아이 엄마 정지원은 일본에 있어서 나중에 한국에 온다. 아이를 본 정지원은 무척 슬퍼했는데, 자기 아이가 아니다 말했다. 그때 그 말을 제대로 들은 사람은 없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죽은 걸 받아들이지 못한다고만 생각했다. 경찰은 정지원한테 김석일과 아이 DNA가 맞다고 말했다. 김석일 아이 둘에서 둘째가 정지원이 낳은 아이였다. 앞에서 어떤 말을 듣고 한 생각이 있는데 그게 맞았다. 그런 거 아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이 책을 다 보고 나니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떠올랐다. 부모 때문에 아이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김석일은 둘째를 정지원이 옛날 애인을 만나고 낳았다고 여겼다. 자기 아이가 아니다 해서 때려도 될까.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화가 난 걸 자기 보다 힘없는 사람한테 풀기도 한다. 예전에 김석일은 술을 먹고 정지원을 때렸다. 정지원은 그것 때문에도 그렇고 자신이 옛날 애인을 만난다는 걸 김석일이 알아서 집을 나갔다. 그때 김석일은 다른 나라에서 일했다. 아이는 다 정지원한테 맡겨두고. 정지원은 언젠가 자신이 잘 살게 되면 아이를 데리러 오겠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집 나갈 때 아이도 데리고 갔으면 나았을 텐데. 어른 때문에 아이만 고생하고 죽다니. 김석일이나 김석일 어머니는 아이를 제대로 안 봤다. 잘 봤다면 알았을 텐데. 김석일은 부모가 될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를 낳는다고 부모가 되는 건 아니다. 정지원도 다르지 않다.

 

 자기 아이를 죽이는 사람이 있으니 이런 소설이 나오기도 하는구나. 형사 박상하는 좀 낫다고 해야 할까. 자기 아내 마음은 잘 보지 못해 아이가 아프게 됐지만. 앞으로 박상하는 은우 아버지가 되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부모가 아이한테 마음을 주면 아이도 알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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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4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소설 이야기가 끔찍하네요 ㅡㅡ 그런데 현실에도 이런 끔찍한 이야기가 워낙 많다보니 비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한테는 잘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1-10-15 00:40   좋아요 1 | URL
부모가 자기 아이를 죽이는 일이 실제로도 일어나는군요 그럴 바엔 아이를 다른 데 보내는 게 나을 텐데 싶기도 한데... 처음부터 안 좋았던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요 부모 때문에 아이가 죽는 일은 없으면 좋겠네요


희선

서니데이 2021-10-14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정내 폭력이라는 건 드러나지 않지만, 예전에도 있었을 거예요.
의심이 부른 비극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희선님,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1-10-15 00:43   좋아요 2 | URL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예전에도 있었겠지요 그런 걸 모르기도 하다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드러나기도 했네요 요새는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이가 죽기도 하다니... 아이가 죽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서니데이 님 오늘만 지나면 주말입니다 오늘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